■ 불교이야기 ■/증도가

證道歌

서원365 2021. 9. 13. 08:54

영가 현각(永嘉 玄覺:665~713) 지음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絶學無爲閑道人 배움을 끊고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不除妄想不求眞 망상도 없애지 않고 참됨도 구하지 않는다네.

無明實性卽佛性 무명의 실제 성품이 곧 불성이요

幻化空身卽法身 허깨비 같은 공한 몸이 법신이로다.

法身覺了無一物 법신을 깨닫고 나니 한 물건도 없고

本源自性天眞佛 본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

五陰浮雲空去來 오음의 뜬 구름 부질없이 오가고

三毒水泡虛出沒 삼독의 물거품 헛되이 나고 스러지누나.

證實相無人法 실상을 증득하니 인과 법이 없고

刹那滅劫阿鼻業 찰라지간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버렸다.

若將妄語誑衆牲 만약 거짓말로 중생을 속이려하면

自招發舌塵沙劫 스스로 진사겁 동안 발설지옥에 빠지는 것.

頓覺了如來禪 문득 여래선을 깨달으니

六度萬行體中圓 육바라밀과 만행이 본체 가운데 원만하다.

夢裡明明有六趣 꿈속에서는 분명히 육취가 있었으나

覺後空空無大千 깨고나니 비고비아 대천세계가 없도다.

無罪福無損益 죄와 복도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으니

寂滅性中莫問覓 적멸한 성품 가운데 묻지도 찾지도 말라.

比來塵鏡未曾磨 먼지 낀 거울을 일찍이 갈지 않았으니

今日分明須剖析 오늘에서 분명히 닦아 밝히노라.

誰無念誰無生 누가 생각이 없으며 누가 남이 없는가?

若實無生無不生 만약 참으로 남이 없으면 나지 않음도 없는 것.

喚取機關木人問 기관목인을 불러 물어보라.

求佛施功早晩成 부처 구하고 공 베푼들 어느 때 이룰 수 있겠는가?

放四大莫把捉 사대를 놓아버리고 붙잡지 말라.

寂滅性中隨飮啄 적멸의 성품 중에서 인연 따라 마시고 먹으라.

諸行無常一切空 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니

卽是如來大圓覺 바로 이것이 여래의 대원각이로다.

決定說表眞僧 결정한 말로 진승(眞僧)을 나타내니

有人不肯任情徵 어떤 사람은 긍정하지 않고 멋대로 따져 묻네.

直截根源佛所印 바로 근원을 끊어 부처님의 인가를 받은 바니

摘葉尋枝我不能 잎을 따고 가지를 찾는 것은 나는 하지 않네.

摩尼珠人不識 마니주를 사람들은 모르나

如來藏裡親收得 여래장 속에서 친이 거두어 얻었노라.

六般神用空不空 여섯 가지 신비한 작용은 공하되 공하지 않고

一顆圓光色不色 한 덩이 둥근 광채는 색이나 색이 아니다.

淨五眼得五力 오안을 깨끗이 하고 오력을 얻음인데

*五眼:肉眼, 天眼, 慧眼, 法眼, 佛眼

*五力:信力, 精進力, 念力, 定力, 慧力

唯證乃知難可測 오직 증득해야만 하고 헤아리기는 어렵다.

鏡裡看形見不難 거울 속 형상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水中捉月爭拈得 물 속 달을 잡으려 하나 어찌 잡을 것인가?

常獨行常獨步 늘 혼로 행하고 홀로 걸음이며

達者同遊涅槃路 요달한 사람은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닌다.

調古神淸風自高 격조는 예스럽고 정신은 맑으며 풍모 스스로 높음이며

貌悄骨剛人不顧 모습은 초췌하고 뼈는 앙상하여 사람들이 돌아도 보지 않는다.

窮釋子口稱貧 궁핍한 수행자는 입으로는 가난하다 하나

實是身貧道不貧 실제로는 몸은 가난하지만 도는 가난하지 않다네.

貧則身常被縷褐 가난함은 몸에 늘 누더리를 걸치지만

道卽心藏無價珍 도는 마음에 무한한 가치의 보배를 갈무리하였다.

無價珍用無盡 무한한 가치의 보배는 씀에 다함이 없고

利物應緣終不恡 중생을 이롭게 함에 인연 따라 마침내 아끼지 않는다.()아끼다

三身四智體中圓 삼신과 사지가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三身: 法身, 報身, 化身

*四智:大圓鏡智, 平等性智, 妙觀察智, 成所作智

八解六通心地印 팔해탈과 육신통은 심지(心地)의 인()이로다.

上士一決一切了 상근기는 한 번 해결하면 일체를 깨치고

中下多聞多不信 중하근기는 많이 들으면 불신만 많아진다.

但自懷中解垢衣 다만 스스로 마음 속의 때묻은 옷을 벗어버릴지언정

誰能向外誇精進 누가 밖으로 정진을 자랑하랴.

從他謗任他非 남들의 비방을 따르고 남들의 비난에 맡겨두라.

杷火燒天徒自疲 불로 하늘을 태우려하지만 스스로 피곤할 뿐이다.

我聞恰似飮甘露 내가 듣기에 흡사 감로을 마시는 듯하여

銷融頓入不思議 녹아내려 단박에 부사의 경지에 들어가도다.

觀惡言是功德 나쁜 말을 관찰하는 것이 공덕이니

此卽成吾善知識 이것이 곧 나의 선지식이 된다.

不因訕謗起怨親 헐뜯음과 비방으로 원한과 친함을 일으키지 않으면

何表無生慈忍力 무엇으로 무생의 자비와 인욕의 힘을 나타내랴.

宗亦通說亦通 종지도 통하고 설법 또한 통하니

定慧圓明不滯空 선정과 지혜가 원만하게 밝아서 공에 막히지 않도다.

非但我今獨達了 나만 이제 홀로 깨달았을 뿐만 아니라

恒沙諸佛體皆同 항하사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본체도 모두 같도다.

獅子吼無畏說 사자후 두려움 없는 말씀에

百獸聞之皆腦裂 뭇 동물이 듣고 모두 뇌가 찢어지도다.

香象奔波失却威 향상은 바삐 달려 위엄을 잃고

天龍寂聽生欣悅 천룡은 조용히 듣고 기뻐하도다.

遊江海涉山川 강과 바다를 떠돌도 산천을 건너

尋師訪道爲參禪 스승을 찾아 도를 묻고 참선하였네.

自從認得曹溪路 조계의 길 알고부터

了知生死不相關 생과 사가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노라.

行亦禪坐亦禪 다님도 선이요 앉음도 선이니

語默動靜體安然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체성이 편안하다.

縱遇峰刀常坦坦 비록 몽둥이와 칼을 만나도 늘 태연하고

假饒毒藥也閑閑 독약을 먹더라도 또한 한가롭다.

我師得見然燈佛 우리 스승께서는 연등불을 만나

多劫曾爲忍辱仙 여러 겁 동안 인욕선인이 되셨네.

幾回生幾回死 몇 번이나 나고 죽었던가?

生死悠悠無正止 생사가 아득하여 멈춤이 없었네.

自從頓悟了無生 단박에 깨달아 무생을 요달하면

於諸榮辱何憂喜 모든 영욕이 어찌 근심이고 기쁨이겠는가?

入深山住蘭若 깊은 산에 들어 정사에 머무니

岑崟幽邃長松下 높은 산 그윽한 곳 낙락장송 아래더라.(): 깊다

優遊靜坐野僧家 산야와 승가에서 노닐며 정좌하여

闃寂安居霄蕭洒 고요한 안거 참으로 맑고 깨끗하도다. () 고요함

覺則了不施功 깨닫고 나면 공을 베풀이 않나니

一切有爲法不同 일체의 유의법과 같지 않다.

住相布施生天福 상에 머문 보시는 천상에 나는 복을 낳지만

猶如仰箭身虛空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쏜 것과 같으니

勢力盡箭還墮 힘이 다하면 화살이 되떨어지듯

招得來生不如意 내생에 뜻과 같지 않은 과보를 부르도다.

爭似無爲實相門 어찌 무위의 실상문에

一超直入如來地 한 번 넘어 여래지에 드는 것만 같으랴.

但得本莫愁末 다만 근본을 얻고 지말을 근심하지 마라.

如淨琉璃含寶月 깨끗한 유리가 보배 달을 머금은 것과 같네.

我今解此如意珠 나 지금 여의주를 아나니

自利利他終不竭 나와 남을 이롭게 함에 마침내 다함이 없어라.

江月照松風吹 강에 달이 비치고, 소나무에 바람이 부니

永夜淸霄何所爲 긴긴 밤 맑은 하늘 무슨 할 일이 있으랴.

佛性戒珠心地印 불성과 계주와 심지와 인이요

霧露雲霞體上衣 안개, 이슬, 구름, 노을은 몸 위에 옷이로다.

降龍鉢解虎錫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범의 싸움 말린 석장이여

兩鈷金鐶鳴歷歷 두 큰 고리에 달린 여섯 개의 쇠고리 또렷이 울림은

不是標形虛事持 이것은 헛되이 모양을 내려고 지니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如來寶杖親蹤迹 부처님께서 보배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시던 자취를 친히 따른 것이라.

不求眞不斷妄 참됨도 구하지 말고 망상도 끊지 마라.

了知二法空無相 두 가지 법이 공하여 모양이 없는 줄 앎이로다.

無相無空無不空 모양도 없고 공함도 없고 공하지 않음도 없음이

卽是如來眞實相 곧 여래의 진실상이로다.

心鏡明鑑無罣碍 마음 거울 밝아 비침에 걸림이 없으니

廓然瑩徹周沙界 확연히 밝에 사무쳐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두루하도다.

萬象森羅影現中 삼라만상의 그림자 그 가운데 나타나니

一顆圓光非內外 한 줄기 둥근 광명 안과 밖이 없도다.

豁達空撥因果 텅빈 공으로 인과가 없다고 부정하니

漭漭蕩蕩招殃禍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과 화를 부르도다. () 넓다.

棄有着空病亦然 유를 버리고 공에 집착하니 병 또한 그러하니

還如避溺而投火 물을 피하고 불에 뛰어듦과 같도다.

捨妄心取眞理 망심을 버리고 진리를 취해서

取捨之心成巧僞 취하고 버리는 마음으로 교묘한 거짓을 이루도다.

學人不了用修行 학인은 깨닫지 못하고 수행을 하니

眞成認賊將爲子 참으로 도적을인정하여 아들로 삼으려는 꼴이다.

損法財滅功德 법의 재물을 잃고 공덕을 없앰이

莫不由斯心意識 이 심의식으로부터 말미암지 않음이 없다.

是以禪門了却心 이로써 선문에서 마음 깨달으면

頓入無生知見力 무생의 지견력에 단박에 들게 된다.

大丈夫秉慧劍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般若鋒兮金剛焰 반야의 칼날이여 금강의 불꽃이여.

非但能嶊外道心 외도의 마음만 꺾을 뿐 아니라 (): 꺾다.

早曾落却天魔膽 일찍이 천마의 간담을 떨어뜨렸도다.

震法雷擊法鼓 법의 우레 진동하고 법고를 두드리니

布慈雲兮洒甘露 자비의 구름을 폄이여 감로수를 뿌림이여.

龍象蹴踏潤無邊 용과 코끼리 차고 밟음에 윤택함이 가 없고

三乘五性皆惺悟 삼승과 오성 모두 깨치도다.

*五性: 善性 惡性 定性 不定性 闡提性

雪山肥膩更無雜 설산의 비니는 다시 섞임이 없어

*肥膩(비니): 설산에 자라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풀 이름.

純出醍醐我常納 순수한 제호를 내니 나 항상 받는도다.

一性圓通一切性 한 성품이 일체의 성품과 두루 통하고

一法徧含一切法 한 법이 모든 법을 두루 머금었다.

一月普現一切水 하나의 달이 모든 물에 두루 비치고

一切水月一月攝 모든 물 속의 달이 하나의 달에 포섭되도다.

諸佛法身入我性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 나의 성품에 들어오고

我性還共如來合 나의 성품이 다시 여래와 함께 합하도다.

一地具足一切地 한 지위가 일체 지위를 두루 갖춤이여

非色非心非行業 물질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행업도 아니로다.

彈指圓成八萬門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팔만 법문 원만히 하고

刹那滅却三祗劫 찰나에 삼아승지 겁의 죄를 없애도다.

一切數句非數句 일체의 많은 구절이 많은 구절이 아니니

與吾靈覺何交涉 나의 신령한 깨달음과 무슨 상관 있으랴.

不可毁不可讚 훼방할 수도 없고 칭찬할 수도 없으니

體若虛空勿涯岸 체성이 허공 같아 끝이 없도다.

不離當處常湛然 당처를 여의지 않고 늘 담연하니

覓則知君不可見 찾으면 그대는 볼 수 없는 줄 알리라.

取不得捨不得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으니

不可得中只麽得 얻을 수 없는 가운데 이렇게 얻을 뿐이로다.

默時說說是默 침묵할 때도 말하고 말할 때도 침묵함이라

大施門開無壅塞 큰 보시의 문이 열려 막힘이 없으니

有人問我解何宗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무슨 종지를 아느냐고 물으면

報道摩訶般若力 마하반야의 힘이라고 말하리라.

或是或非人不識 혹 옳고 혹 그런 것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逆行順行天莫測 역행 순행을 하늘도 헤아릴 수 없도다.

吾早曾經多劫修 내 일찍이 다겁을 거치면서 수행했으니

不是等閑相誑惑 부질없이 서로 속이거나 미혹케함이 아니네.

建法幢立宗旨 법의 깃발을 세우고 종지를 세움이여

明明佛勅曹溪是 밝고 밝은 부처님 법 조계가 이것이라.

第一迦葉首傳燈 제일 먼저 가섭이 법등을 전하여

二十八代西天記 28대가 인도의 기록이로다.

法東流入此土 법이 동쪽으로 흘러 이 땅에 들어와

菩提達磨爲初祖 보리달마가 초조가 되었도다.

六代傳衣天下聞 6대 동안 의발을 전하여 천하가 알게 되었으니

後人得道何窮數 후인 중에 득도한 사람 어찌 그 수를 다 셀 것인가?

眞不立妄本空 참됨도 설 수 없고 허망함도 본래 공이니

有無俱遣不空空 유와 무 모두 버리니 공하지 않으면서 공하도다.

二十空門元不着 20공문 원래 집착하지 않으니

一性如來體自同 한 성품은 여래의 본체와 스스로 같도다.

心是根法是塵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라

兩種猶如鏡上痕 두 가지 모두 거울 위 자국과 같도다.

痕垢盡除光始現 먼지를 다 없애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心法雙忘性卽眞 마음과 법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곧 참되도다.

嗟末法惡時世 말법을 슬퍼하고 시세를 미워함이여

衆生福薄難調制 중생이 복이 엷어 조복받기 어려워라.

去聖遠兮邪見深 성인과 거리가 멂이여. 삿된 견해가 깊도다.

魔强法弱多怨害 마는 강하고 법을 약해 원한과 해침이 많도다.

聞說如來頓敎門 여래의 돈교문을 듣고서

恨不滅除令瓦碎 기왓장 부수듯 없애지 못함을 한스러워하도다.

作在心殃在身 지음은 마음에 있고 재앙은 몸에 있으니

不須怨訴更尤人 원망하거나 하소연하거나 남을 허물하지 말라.

欲得不招無間業 무간지옥 업보를 부르지 않으려거든

莫謗如來正法輪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라.

栴檀林無雜樹 전단향 나무 숲에 잡목은 없고

鬱密深沈獅子住 울창하고 깊은 곳은 사자가 머무네.

境靜林閒獨自遊 경계가 고요하고 숲 한적한 데 홀로 노니니

走獸飛禽皆遠去 길짐승 날짐승 다 멀리 달아나네.

獅子兒衆隨後 사자새끼를 뭇짐승이 뒤따르니

三歲便能大哮吼 세 살에 곧 크게 포효하도다.

若是野干逐法王 만일 들여우가 법왕을 쫓으려 하면

百年妖怪虛開口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열도다.

圓頓敎勿人情 원돈교는 인정이 없나니

有疑不決直順爭 의심이 있는데 해결되지 않았다면 바로 쟁론할지어다.

不是山僧逞人我 이 산승이 너와 나를 드러냄이 아니라 (): 쾌하다

修行恐落斷常坑 수행이 단견과 상견의 구덩이에 떨어질까 두려우니라.

非不非是不是 그름과 그르지 않음, 옳음과 옳지 않음.

差之毫釐失千里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다면 천리만큼이나 어긋나리라.

是則龍女頓成佛 옳으면 용녀가 단박에 성불하고

非則善星生陷墜 그르면 선성비구도 지옥에 떨어지도다.

吾早年來積學問 나 이른 나이에 학문을 쌓았고

亦曾討疏尋經論 또 일찍이 소()를 찾고 경과 론을 탐구했도다.

分別名相不知休 명상을 분별하여 쉴 줄 모르니

入海算沙徒自困 바다에 가서 모래알 수를 세는 꼴이라 다만 피곤할 뿐이다.

却被如來苦訶責 도리어 여래의 호된 꾸지람을 들을 것이니

數他珍寶有何益 남의 보물을 센들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從來蹭蹬覺虛行 종래로 비틀거리면 헛된 수행했음을 깨달으니

*()비틀거리다. ()비틀거리다.

多年枉作風塵客 여러 해 잘못 풍진객이 되었네.

種性邪錯知解 종성이 삿되어 잘못 앎이여

不達如來圓頓制 여래의 원돈법을 깨닫지 못하네.

二乘精進無道心 이승은 정진하여도 도심이 없고

外道聰明無智慧 외도는 총명해도 지혜가 없다.

亦愚癡亦小騃 또한 어리석고 유치하여 () 유치하다

空拳指上生實解 빈 주먹 손가락 위를 실다운 견해라 하도다.

執指爲月枉施功 손가락에 집착해 달로 여겨 헛되이 공력을 쓰고

根境法中虛捏怪 ··법 가운데 헛되이 괴이한 짓을 하도다.

*근경법:육근 육경 육식

不見一法卽如來 한 법도 볼 수 없음이 여래이니

方得名爲觀自在 바로 관자재라 이름한다.

了卽業障本來空 깨달으면 업장이 본래 공하고

未了還須償宿債 깨닫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빚 갚아야 한다.

飢奉王饍不能湌 배고파 임금 수라 만나도 먹을 수 없고

病遇醫王爭得瘥 병들어 의왕을 만나도 어찌 차도가 있을 것인가?

在欲行禪知見力 요계에 있으면서도 참선하는 지견의 힘

火中生蓮終不壞 불 속에서 연꽃이 생겨나 시들지 않네.

勇施犯重悟無生 용시가 중한 계율 범했으나 무생을 깨달아

早時成佛于今在 일찍이 성불하여 지금까지 전해온다.

獅子吼無畏說 사자후 두려움 없는 설법

深嗟懞憧頑皮靼 어리석어 완피달 같음을 매우 슬퍼하도다.

*懞憧(몽동): 지혜롭지 못함. *頑皮靼(완핑달): 소의 목덜미 근육

只知犯重障菩提 중죄를 지으면 깨달음에 장애가 된다고만 알고

不見如來開秘訣 여래께서 비결을 여셨음은 보지 못하도다.

有二比丘犯淫殺 어떤 두 비구가 불사음계와 불살생계를 범하자

波離螢光增罪結 우바리가 반딧불 같은 지혜로 죄의 매듭을 더하였고

維摩大士頓除疑 유마거사가 단박에 의심을 없애

還同赫日鎖霜雪 빛나는 해가 서리와 눈을 녹이듯 하도다.

不思議解脫力 부사의한 해탈력

妙用恒沙也無極 묘한 작용은 개지스 강 모래알처럼 많아 끝이 없도다.

四事供養敢辭勞 네 가지 공양인들 수고롭다 사양하지 않고

*四事供養: 의복, 음식, 침구, 의약

萬兩黃金亦鎖得 만냥의 황금도 녹일 수 있도다.

粉骨碎身未足酬 분골쇄신하여도 다 갚지 못하니

一句了然超百億 한 구절에 깨달으면 백억겁을 뛰어넘도다.

法中王是高勝 법 가운데 왕 가장 뛰어나니

河沙如來同共證 강가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께서도 똑 같이 함께 깨달으셨도다.

我今解此如意珠 내가 지금 이 여의주를 알았으니

信受之者皆相應 믿고 받아 지닌 자는 다 상응하리라.

了了見無一物 분명하게 보면 한 물건도 없음이여

亦無人亦無佛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도다.

大千沙界海中漚 모래알처럼 많은 대천세계는 바다의 물거품이요

一切聖賢如電拂 일체 성현은 번갯불과 같도다.

可使鐵輪頂上旋 쇠바퀴를 머리 위에 돌린다고 해도

定慧圓明終不失 선정과 지혜가 원만하게 밝아 끝내 잃지 않도다.

日可冷月可熱 해를 차게 하고 달을 뜨겁게 할 수는 있어도

衆魔不能壞眞說 온갖 마구니들이 참된 말씀을 부술 수는 없도다.

象駕崢嶸謾進途 코끼리 수레가 당당히 길을 가니

*崢嶸(쟁영): 험준한 모양, 품격이 뛰어난 모양

誰見螳螂能拒撤 사마귀가 수레 바퀴를 막는 것을 누가 보리요?

大象不遊於兎徑 큰 코끼리는 토끼가 다니는 길에 노닐지 않고

大悟不拘於小節 큰 깨달음은 작운 구절에 얽매이지 않으니

莫將管見謗蒼蒼 좁은 소견으로 하늘을 비방하지 말라.

未了吾今爲君決 깨닫지 못했기에 그대 위해 내가 지금 결단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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