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48

해인으로 가는 길

◎해인으로 가는 길 도종환 문학동네(경기, 2007. 1판 6쇄) ○산경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나비 내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수 있으랴 네가 생각하기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모습의 벌레로 살았다 할지라도 누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온몸에 독기를 가시처럼 품고 음습한 곳을 떠돌았을지라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너의 고통스..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황영미 문학동네(경기, 2022, 1판 35쇄)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수상작. *체리새우:대만이 원산지인 민물 새우, 관상어로 많이 키움. 다현의 블로그 이름.(이미지는 https://cafe.daum.net/claws/HKYH/410?q에서) *등장 인물 •김다현: 주인공. 키에 비해 다리가 짧음. 어머니는 분식점을 하고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음. 초등학교 때 은따를 당했음. •김다현 어머니: 분식점을 함. 다현이와 대화가 잘 통하며, 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어머니. •노은유: 아버지가 변호사이며, 제법 큰 아파트에 산다. 어머니가 암으로 죽었음. 밉상2호라고 다현이가 생각한 학생. 왕따가 되는 것보다 친한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더 싫은 학생. •송아람: ..

신학이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김기철 *(주)복 있는 사람(서울 2022 개정판 3쇄) 여기서 신학이라 함은 일반적인 신에 대한 연구하는 학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 신인 여호와, 신격화된 예수, 그리고 성령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가리키며, 나아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연구하는 것도 포함한다. 이 책에는 기독교가 유대교에서 분리되어 생겨난 이후로 있어온 수많은 신학을 개론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모든 신학자와 그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것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짓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이 기독교 신학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전제하에 순순한 입문서로 저술되었다.” “이 책의 목적은 독자들에게 무엇을 믿으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엔트로피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번역 세종연구원 열역학 제1법칙은 형태가 변해도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제2법칙은 에너지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변화하며, 총량은 변치 않지만 사용 가능한 에너지는 사용할 때마다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이때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불능 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자꾸 사용함으로써 점점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각종 오염이 생겨서 결국 위기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하고 새로운 에너지 개발법이 생겨나겠지만, 그러나 엔트로피의 증가는 막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고엔트로피 문화를 저엔트로피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저자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성난 물소 놓아주기

성난 물소 놓아주기 아잔 브라흐마/김훈 공감의 기쁨 (2012. 1판 1쇄) ○대다수 사람들은 과거의 포로다. 그들은 과거를 자신의 자아나 에고로 보고 동일시한다. 그들을 자신들 과거로 여기기 때문에 과거는 그들의 일이 된다. 그들은 과거에 집착하고 그래서 고통을 받는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그저 따듯한 주시로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들을 마사지하고 달래주어라. ○따듯한 주시는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준다.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명상하지 말라.…원하는 행위 자체가 그런 것이 일어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그저 따듯한 주시로 수행하면서 원인들을 적절히 제공해주기만 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우리가 명상을 하거나 나날의 삶을 살 때 이해하고..

종의 기원

찰스 다윈/장대익 사이언스북스(서울 2019 1판1쇄) 지구 상에 생명체들이 언제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하여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다양해졌을까? 이 물음에 대해 옛날에는 그저 상상으로 답하였다. 그리고 그 답은 종종 신화 형태로 전승되곤 하였다. 어떤 지역에는 신이나 또는 신에 버금가는 거인의 몸에서 모든 생명체들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어떤 지역에는 신이 세상과 만물을 창조했다는 신화가 전해온다. 이 두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 측면에서는 공통된다. 즉, 만물은 처음 생겨날 때부터 그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구약의 창세기 신화의 절대적인 지배를 받았다. 창세기에 따르면 6천 년 전쯤에 창조의 신인 야훼신이 만물을 종류별로 창조했다고 한..

아몬드

◎아몬드 손원평 창비(경기, 2019 초판52쇄) 현대인과 과거 농경사회 때 살았던 사람들과는 여러 가지로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자기와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히지 않는다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감정을 느끼더라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심화된 나라일수록 이런 경향은 점점 더 심해진다. 우리 사회도 차츰 그렇게 변해하고 있다. 『아몬드』의 주인공 선윤재는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약한 상태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살아간다. 편도체는 아몬드처럼 생겼다고 한다. 이성적 판단력은 정상이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윤재의 엄마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반응 방법을 암기해서 표현하라고 계속 가..

불경의 숲을 거닐다

지은이: 장원철 생각나눔 출판사 2019.6.17. 1. 부처님의 가르침은 나와 너의 행복 이 책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을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의 행복과 나아가 남의 행복의 길을 제시한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삶은 그 자체가 목적이며, 삶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본다. 모든 생명체는 삶 그 자체를 유지하려고 하고 또 안락을 추구한다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관계없는 것을 삶의 목표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이라고 본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남의 행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자기가 좋은 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남의 행복추구를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한복희 계명대학교 출판부(2003) 아주 오랜 옛날부터 들었던 책이다. 그래서 읽어보려고 벼렸던 책인데 집에 있는데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약간의 설명 이외에는 모두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주인공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가 대부분이고 연인 롯테에게 보내는 편지도 약간 있다. 베르테르가 롯테와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은 법무관 S씨가 베르테르를 자신의 은둔지로 초대하고서부터였다. 그때 베르테르는 그의 눈에 천사처럼 보이는 롯테를 보게 된 것이다. 소박하고 친절하고 아름다운 롯테를 보고 나서 베르테르는 빌헬름에게 다음과 같이 자기 심정을 표현하였다. “이때부터 해와 달과 별들이 무슨 일을 하든 나는 아랑곳하지 않게 되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게 되었고..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최은주 서교출판사(서울 2020) 장발장은 굶주리는 7명의 조카에게 주기 위해 빵 한 덩이를 훔쳤다가 5년형을 받았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다른 죄수들이 탈옥을 도와주었으나 다시 잡혀 마침내 19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서 겨우 출옥했다. 전과자에 대한 사회의 싸늘한 반응. 돈을 주는데도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장발장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 사람은 미리엘 주교였다. 그러나 장발장은 은촛대를 비롯한 값나가는 것을 훔쳐서 나왔다가 다시 체포되었다. 이때 주교는 훔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준 것이라고 하면서 용서해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발장은 확실한 마음의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곧이어 프티제르베라는 소년에게서 은화를 하나 빼앗고 난뒤, 그런 자기를 돌아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