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좋은 글

착한 것은 흉내라도 내라

서원365 2008. 2. 5. 12:22
 시어머니를 죽이려 한 며느리


우리 나라 민담에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산골에 노모를 모시고 사는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으레 그렇듯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좋지를 못해서 중간 입장에 있는 아들이 참으로 난처하였다. 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하고 기대를 했지만 어머니와 아내 사이는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았다. 말로 타이르고 회유도 해보고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어머니를 타이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아들은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다음 날 어머니가 잠시 집 밖에 나가고 없는 틈을 타서 아내를 불렀다. 그리고는 아주 비밀스런 말을 하듯이 목소를 낮추어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어머니가 있으니 참 귀찮고 힘들지? 참 우리 어머니 같은 사람도 잘 없을 거야. 왜 한 식구가 된 며느리에게 그렇게 못살게 구시는지?”

 늘 자기만 나무라든 남편이 갑자기 자기 편을 드니까 눈이 확 뜨인 아내는 잽싸게 반응을 보였다.

“그렇죠? 제가 잘못이 아닌 것을 당신도 알고 있었군요.”

 아내의 얼굴에는 갑자기 희색이 만연했다.

“그래. 솔직히 말하는데 나는 어머니가 안 계셨으면 좋겠어. 당신도 그렇지?”

아내는 그렇다고 하고 싶었지만 말은 못했다.

“그런데 내가 어제 어떤 사람에게 들었는데, 어머니를 일찍 돌아가시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 매일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서 미소를 띠고 대접하면 만 1년 뒤에는 돌아가신다고 하데.”

 

 아내도 참 어리석은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 말을 믿고 그날 저녁부터 아주 정성껏 식사 준비를 해서 웃음을 머금고 시어머니를 대접했다. 시어머니는 처음에는 며느리가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라고 생각하면서 대접을 받지만 아주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열흘이 지나고 스무날이 지나고 한 달이 되었는데도 며느리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정말로 마음이 변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며느리가 고맙고 귀엽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차츰 친딸처럼 대하다가 나중에는 딸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

 

 시간을 흘러 이제 며느리가 작전을 쓰기 시작한지 11개월이 되었다. 아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아내가 뭔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 것처럼 하고 있었다.

“여보, 무슨 걱정이 있는 모양이네.”

 아내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남편에게 바짝 붙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 어머님이 정말 돌아가시면 어쩌지요? 벌써 11개월째인데.”

“하하하, 참 잘 되었네, 그러고 보니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군. 정말 그 동안 고생했어.”

 그러자 그의 아내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 안 돼요! 우리 어머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데....”

하더라는 것이었다. 물론 남편은 사실대로 털어놨고, 아내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리고 진짜 어머니와 딸처럼 살았다고 한다.

 

 

 

 

성자가 된 도둑


『불교우화』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다.


 인도에 큰 도둑이 살았다. 그는 훔치는 데는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그런데 그가 마가다국 수도에 순금으로 된 불족석(佛足石:부처님 발 모양을 만든 것)이 있는데,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도둑은 불족석을 훔치기로 마음  먹고 거짓으로 그 사원의 스님이 되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하루는 사원의 큰스님을 찾아가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제 처와 아들이 갑자기 병으로 죽었습니다. 저는 이제 세상을 살 의욕이 없습니다. 그래서 불문에 귀의하여 수행을 하고자 합니다.”

 

 큰스님은 그 말을 믿고 제자로 받아주었다.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 도둑은 그날부터 열심히 수행을 하는 척했다. 큰스님이나 선배 스님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수행하고 설법을 듣고 외우고 하였다. 누가 봐도 정말로 성실한 스님이 된 것이다.

‘이제 슬슬 훔쳐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냐 서두르면 안 되지. 좀 더 기다려보자.’

하고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수행이 인정을 받아 사원의 주지 스님이 되었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차츰 자기가 도둑질을 하기 위해 절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잊게 되었다. 결국 도둑질한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참다운 스님이 되었다.



'■ 잡동사니 ■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리깎은 우정  (0) 2008.04.13
감동을 주는 두 이야기  (0) 2008.03.25
탐욕의 종말  (0) 2008.02.03
큰 꿈  (0) 2008.01.29
10분맨  (0) 200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