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까 한참을 지난 일이다. 당시 운동장에서는 미군들이 편을 나누어 축구를 하고 있었다. 관중은 물론 한국인들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 반칙이 일어났고 반칙이 문제가 되어 양 팀 간에 패싸움이 벌어졌다. 심판들이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는 장교들이 내려가 말려봤지만 싸움이 가라앉을 것 같지가 않았다.
외국에 와서 외국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니 여간 창피한 일이 아니었다.
그때 마침 와있던 군악대 지휘관이 그것을 지켜보더니 미국 국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던 선수들이 갑자기 싸움을 멈추고 차렷 자세를 취하였고, 결국 싸움은 끝났다. 국가 연주가 완전히 끝난 뒤에도 싸움은 이어지지 않았다.
※ 영국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거리를 지나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어떤 가게 앞에 죽 둘러서서 가게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어떤 중년 남자가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가게 안에 어떤 예쁜 아가씨가 욕조 속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거품 비누 광고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 남자가 갑자기 짓궂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저 아가씨는 옷을 입고 있을까 아니면 벗고 있을까? 거품 때문에 보이지를 않으니 아가씨를 일으켜 세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이 남자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갑자기 영국 국가(國歌)를 힘껏 부르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영문을 모르고 따라 불렀다.
이 남자의 작전이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아가씨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국가를 불렀다는 것은 그 만큼 영국이 국가를 사랑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