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자투리

남의 잘못은 크게 보이는 볍

서원365 2008. 7. 31. 19:04

 크리스찬으로서 성지 순례를 다녀온 분이 해주신 이야기이다.

 

 그 분은 원래 불교 신자였는데, 인연이 닿아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믿음이 대단히 깊은 신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성지순례도 다녀오게되었다.

 

 모세의 행적을 따라가는 성지 순례였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홍해를 지나 시나이(sinai)산을 지나고 마침내 예수살렘에 들어갔다. 고속도로로만 해도 72시간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순례 마지막 행사는 어떤 교수의 강연을 듣는 순서였단다.

 교수는 자기가 연구한 바를 토대로 강연을 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순례단이 지나온 시나이산에서 모세가 받은 십계명에 관한 것이었다.

 

 그 교수의 결론은 "십계명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라 모세가 만든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뭔가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데 전혀 기대 밖의 이야기를 하자 분위기가 묘해졌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목사 한 분이 울그락불그락 하더니 못참고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 유대인이지요? 예수를 배신하고 돌아가시게 만든 민족 아니요? 구약 성서 보면 유대인들은 수도 없이 하느님을 배신하고 또 용서받고 했지요."

 한 마디로 유대인은 믿을 민족이 못되고 따라서 그의 강연도 못믿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자 그 교수는 차분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러분은 한국에서 오셨지요? 에덴 동산이 있다면 바로 한국과 같은 곳이 아닐까요? 정말로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여호와께서는 유대인을 젓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인도하신다 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밖을 내다보세요. 어디에 젓과 꿀이 흐릅니까? 황량할 뿐입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당시 정신대라는 것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일본 경찰들이 어떻게 어느 집에 예쁜 처녀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한국인들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들이 그 처녀들을 잡아갈 수 있었을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확 붉어짐을 느꼈다. 정신대에 대해 연구해본 적이 없지만 그 교수의 말은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사람은 남을 비판하는데 있어서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참 잘 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데 있어서는 똑똑한 사람들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 이야기를 전한 분은 지금은 다시 불교 신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크리스트교를 비판하는 것으로 비칠까싶어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