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한글 법화경

제 4 신해품

서원365 2008. 12. 3. 18:34

●  법을 듣고 기뻐하다

 장로 수보리와 마하가전연과 마하가섭과 마하목건련이 부처님의 법을 듣고, 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 수기를 주시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우러러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대중들 가운데 상수로서 나이가 들고 노쇠하니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이미 세속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를 얻었기 때문에 더 할 일이 없다.」

고 하여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세존께서 설법하실 때는 게으른 마음을 일으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실체가 없고 오로지 공에 의해 생긴 것으로 원래부터 형상이 없고 그 실상의 세계는 인연의 조작을 넘어선 상주 불변의 존재이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보살의 법과 신통에 즐거워함과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함과 중생을 성취시키는 일은 마음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보살을 교화하기 위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도록 설하시는 것을 보았을 때, 그런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동경과 서원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지금  뜻밖의 아주 드문 법을 들으니 매우 기쁘고 즐거우며, 크고 좋은 이익을 얻으니 한량없는 진귀한 보배를 얻은 것과 같습니다.』

* 수보리 - 수부티의 음역, 부처님의 10대 제자, 공(空)을 가장 잘 이해했다고 한다.

* 가전연 - 카타야나의 음역, 부처님의 10제자, 논의 제일로 불려진다.

* 가섭 - 카시아파,부처님의 10대 제자, 부처님의 제자 중 으뜸이라고 말한다.

* 목건련 - 보통 목련존자라고 하며 역시 10대 제자이다. 신통 제일로 불려진다.


● 집 떠난 아이와 비유하다

장로 수보리 등이 비유를 들어 뜻을 밝힘

“어떤 사람이 어릴 때 아버지와 헤어져 집을 떠났습니다. 수십 년을 거지 생활을 하면서 떠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잃고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량없는 재산을 가진 엄청난 부자였습니다. 아들은 떠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사는 도시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과 이별한 지 오래되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 않고 혼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또 자기가 죽으면 수많은 재산을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 하고 걱정했습니다.

 이때 아들은 품팔이를 하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사는 대문 앞에 이르렀습니다. 아들이 대문 안을 보니 호화롭기가 비할 데 없었고, 위용 또한 대단한 것을 보고 두려운 생각이 들어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분은 왕이거나 왕족일 것이며,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차라리 가난한 마을에 가서 열심히 일해 살길을 구하자. 만일 이곳에 오래 있으면 붙들려 강제 노동을 할지도 모른다.」

 아들은 달아났습니다. 아버지는 자기 아들임을 한 눈에 알아보고

 「나의 재산을 전해줄 사람이 이제는 있구나.」

라고 한 뒤, 사람을 시켜 아들을 데려오게 했습니다. 심부름꾼이 뛰어가서 잡으니 아들은 자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외쳤습니다. 심부름꾼이 놓치지 않으려고 단단히 잡으니 아들은 잡혀가 죽을 줄 알고 기절해버렸습니다. 아버지는 이 광경을 보고

 「그 사람을 억지로 잡아올 것이 없다. 정신이 깨어나게 해서 제 정신이 들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아들의 마음이 작고 못난 줄을 알고 자기와 같은 신분이 높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못할 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가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아들은 기뻐하며 떠나 어느 가난한 마을을 찾아가서 살 길을 구했습니다.

 아버지는 방편을 써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심부름꾼에게 시켰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있는데 품삯은 다른 데보다 두 배로 준다고 하라. 일은 거름을 치우는 일이며, 너희 둘도 함께 일한다고 하라.」

 그래서 아들은 거름 치우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보니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어느 날 창문으로 보니 아들은 몸이 야위었고, 온몸이 오물로 더러웠습니다. 아버지는 허름한 때 묻은 옷으로 갈아입고 손에는 청소도구를 들고 나가 일꾼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

라는 방편의 말을 하면서 아들에게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말하기를

 「다른 데로 가지 말고 여기서 일하라. 그러면 품삯도 올려줄 것이며, 필요한 물건이 있거든 무엇이든 어려워말고 말하라. 하인들을 쓸 일이 있으면 줄 것이니 마음을 편안히 하라.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으니 다시는 염려하지 마라. 너는 일할 때 게으르거나 성내거나 속이거나 원망하는 말이 없으니 다른 일꾼처럼 나쁜 버릇을 보지 못하겠구나. 내가 낳은 친아들처럼 생각하겠다.」

 그리고 다른 이름을 지어주고 아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들은 기뻤지만 머슴살이하는 천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20년 동안 거름만 치우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렇게 지내는 동안 마음을 알고 서로 믿게 되어 안팎으로 어려움 없이 드나들면서도 거처하는 곳은 전과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병이 나서 죽을 때가 멀지 않았음을 알고 빈궁한 아들에게 창고마다 그득한 보배와 재물을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조금도 욕심을 내지 않았고, 거처하는 곳도 전과 같았습니다.

 다시 좀 더 지나 아들의 마음이 점점 열리고 커져서 큰 뜻을 가지게 되어 지난날의 비천하고 못났던 마음을 스스로 뉘우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죽을 때 이르러 모두를 모아놓고 선언하였습니다.

 자기 아들임을 밝히고, 그 동안 경과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이 아들의 소유가 되며, 모든 것을 아들이 처리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나는 본래부터 바라는 마음이 없었건만 이제 보배 창고가 저절로 들어왔도다.」

라고 하였습니다.


● 비유를 설명하다

 큰 부자 아버지는 여래이시고, 아들은 소승법에 머물러 있는 부처님의 제자들이다. 거름은 법의 희롱거리를 뜻하고, 품삯은 소승법 속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열반에 이르는 데 만족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근기에 따라 방편으로 말씀하셨지만 참된 부처님의 아들임을 깨닫지 못하였다. 만약 대승법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부처님께서는 대승법을 설하셨을 것이다.


 마하 가섭이 앞의 내용을 게송으로  읊는다. 그리고 부처님의 은혜는 한량없어 갚기가 어렵다는 게송이 이어진다.

 

* 요점을 말하면 성문이나 연각, 독각 등의 깨달음은 완전한 깨달음이 아니며, 그들에게 한 설법은 근기에 따라 방편으로 설한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깨달음도 부처님의 법에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법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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