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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

서원365 2009. 1. 1. 13:08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계실 적에 사위성에는 홀로 사는 가난한 노파가 있었다. 너무나 가난하여 걸식을 하면서 살았다.

 하루는 온 성 안 사람들이 기뻐하면서 들떠 있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이 성으로 오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등불을 밝혀 부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안 노파는 슬픔에 잠겨 탄식하였다.

 ‘아~, 나는 왜 이렇게 복이 없는가?  세상에서 가장 큰 복밭인 부처님을 만나면서도 그 복밭에 뿌릴 한 알의 씨앗도 없다니…. 구걸을 해서라도 부처님께 공양할 등불을 밝혀야겠다.’

 노파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여 겨우 동전 두 닢을 얻었다. 그리고 기름집을 찾아갔다. 얼핏 보아도 가난해 보이는 노파가 기름을 사려 하자, 기름집 주인은 기름을 어디에 쓰려고 하는가 물었다.

 “부처님을 만나 뵙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나는 다행히 부처님께서 계신 세상에 태어났지만 너무나 가난하여 아직까지 아무런 공양을 못했습니다. 오늘같이 부처님을 맞아 등불을 밝히는 날, 나도 하나의 등불이나마 밝혀 공양하고자 합니다.”

 기름집 주인은 감동하여 배나 되는 기름을 주었다. 비록 하루 밤의 반도 밝히지 못할 양이지만 노파는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 지나가실 길목에 등불을 밝히고 기도했다. 

 “저는 가난하여 이 조그마한 등불 밖에는 부처님께 공양할 수 없습니다. 부디 이 공덕으로 오는 세상에는 성불하여 그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의 어두운 마음을 밝히고자 합니다.”

 밤이 깊어감에 따라 등불은 하나씩 꺼져 갔으나 가난한 노파의 등불은 더욱 빛나며 주위를 밝혀주었다.

 

                                              

 

 날이 밝아오자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이 제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목련 존자에게 아직 꺼지지 않은 불을 모두 끄라고 시키셨다. 목련존자는 불을 하나하나 껐지만 노파의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가사 자락을 휘두르고 나중에는 신통력까지 썼지만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빛은 하늘에까지 뻗쳤다.

 그것을 보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련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불은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이 착한 노파의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밝혀진 등불이다. 그러므로 너의 신통력으로 끌 수 없다. 이 등불의 공덕으로 그 노파는 오는 세상에 반드시 부처를 이룰 것이다. 한결같은 정성이 깃든 등불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아사세왕수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