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손님들에게 밥을 많이 퍼주는 것이 예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밥을 다 먹어야 예절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합니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아이가 개에게 밥을 주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엄마에게 개밥으로 줄 밥을 달라고 한다.
엄마는 남은 밥을 개밥으로 주려고 내주려는데 마침 손님이 왔다.
엄마 : 어서 오세요. 아직 저녁 전이지요?
손님 : 아유, 갑자기 저녁도 안 먹고 이렇게 찾아와 미안해요.
엄마 : 왠 걸요. 잠시 기다리세요. 저녁상 봐올께요.
그런데 아이가 보니 아까 개밥으로 주려고 했던 것으로 손님 저녁상을 차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 : (귓속말로) 엄마, 개밥은?
엄마 : (역시 귓속말로) 손님이 밥을 남길 거야. 기다려 봐.
손님은 저녁을 먹고 있다. 아이는 왔다갔다 하면서 손님의 밥 그릇 속에서 밥이 줄어드는 것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손님이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손님 : 아, 잘 먹었습니다.
아이 : (텅빈 밥그릇을 들여다 보며 울기 시작한다.) 엄마. 손님이 개밥 다 먹었어. 으앙.
손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