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오토바이 메니아가 있었다.
그는 주로 홀로 야외로 나가서 속도를 즐기곤 했다.
그날도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외로 나갔다.
양쪽에 미루나무가 죽 서있는 직선 도로였다.
그는 신이 났다. 더욱 신난 것은 그날 따라 차가 한 대도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최대한 속도를 내며 달리던 그는 점퍼에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가 불편함을 느꼈다.
오토바이를 길 옆에 세워두고 궁리하던 그는 점퍼를 거꾸로 입기로 하였다.
앞 쪽이 뒤로 가게 입은 것이다.
다시 속도를 내며 달리는데 저쪽 끝에 작은 트럭 한 대가 오고 있었다.
트럭 운전자는 오토바이가 너무 속력을 낸다고 느끼고 급히 차를 길옆에 세웠다.
그런데 몇 초 뒤에 오토바이는 세워놓은 트럭에 충돌하면서 휙 날아 모내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논에 떨어졌다.
트럭 운전자는 아무 잘못이 없었지만 크게 당황하여 논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오토바이 운전자는 죽지 않았다.
아 그런데 상당한 부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고개가 거의 180도 돌아가 있었다.
깜짝 놀란 트럭 운전자는 등(실은 가슴)을 밟고 힘껏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후유 하고 한숨을 쉬었다.
"이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