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자투리

산병들의 침입

서원365 2007. 9. 10. 03:14
 

산병들이 쳐들어 온다,


일차 저지선을 �린 지는 오래다.

비탈 밭, 다락 논은

오래 전부터

그들의 생활터가 되었다.


그 옛날 전사들은 얼마나 듬직했던가

산병들의 본거지를 헤집고 다니면서

아무리 적병에게지만

너무들 한다고 욕까지 먹지 않았던가.


산병들이 일차 저지선을 넘볼 때만 해도

코웃음을 쳤었다.

전사들이 전선을 이탈해 도망칠 때도

그냥 웃음으로 보냈었다.


이제 노병만 남았다.

눈빛은 여전히 빛나지만

그들도 모르게 이마에는 주름이

끝없이 늘어간다.

“새로운 전사들만 온다면…”


이제 산병은 공군까지 편성하여

전사들의 본거지 바로 앞 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철이네 콩밭이 폭격당했다는구만.”

“이제 겨우 떡잎이 나왔는데.”


산병들의 본거지를 노려보는

노병의  빛나는 눈

그러나 지팡이를 잡은 손에는

힘이 없어 보인다.

                           200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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