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좋은 글

목동의 행복

서원365 2005. 10. 27. 11:40
 

 에스파니아에 어떤 왕이 살았다. 그는 국왕으로서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이 지냈다. 그러나 한 가지 불만인 것은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신하들을 모아놓고 행복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행복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이오?”

 그러자 한 대신이

 “혹 우리 나라 제일의 마법사에게 물어보면 답을 얻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왕은 나라 제일의 마법사를 불렀다.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지 물었다. 마법사는 한참 생각하더니

 “저도 행복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왕은 반가운 마음에 급히 물었다.

 “그게 무엇이오?”

 “전국에 방을 내거십시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왕에게로 오라고. 열흘 동안 방을 내걸면 누군가가 올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속옷을 입어보십시오. 그러면 즉시 행복을 느낄 것입니다.”

 왕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열흘이 다되어 가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열흘째 되는 날 해는 바야흐로 서산으로 지고 수문장은 늘 하던 대로  성문을 닫기 시작하였다. 그때 한 사나이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막 닫은 성문을 두드리며 성문을 열어달라고 하였다.

 수문장이 내려보니 옷차림이 남루하기 짝이 없는 어떤 사람이 성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통행 시간이 지났다.”

 사나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나는 왕을 만나러 왔소. 나는 방을 보고 왔소.”

 수문장은 왕이 간절히 찾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급히 왕에게 보고하고 사나이를 데리고 궁궐로 들어갔다. 왕은 너무도 반가와 신발도 채 신지 못하고 뛰어나왔다. 그러나 그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거지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그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네, 대왕이시여, 저는 목동이옵니다. 세상에 저 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나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하였다. 왕이 보기에도 그 표정에는 한없는 행복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래 그러면 겉옷을 벗어보게.”

 사나이는 어리둥절하면서 겉옷을 벗었다. 그러나 사나이는 가난하여 속옷을 입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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