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명심보감

한글명심보감 - 13(입교편)

서원365 2008. 8. 19. 10:28
   13. 윤리를 가르친다.


○ 공자가 말하였다.

“세상에 나아가 출세함에는 의(義)가 있으니 효가 근본이 된다. 장례 모시고 제사 모실 때는 예(禮)가 있으니 슬픔이 근본이 된다. 전쟁터에서는 질서가 있으니 용맹함이 근본이 된다. 정치를 함에는 이치가 있으니 농업이 근본이 된다. 나라를 지킬 때는 도리가 있으니 계승이 근본이 된다. 재물을 생산함에는 때가 있으니 힘씀이 근본이 된다.”


○ ≪경행록≫에 말하였다.

“정치를 하는데 중요한 점은 공정함과 청렴함이며, 집안을 이루는 방법은 검소함과 부지런함이다.”


○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며, 이치를 따름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며, 부지런하고 검소함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며, 화목하고 유순함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


○ 공자 삼계도에 일렀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농사짓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고,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종일 할 일이 없다.”


○ ≪성리서≫에 일렀다.

“다섯 가지 가르침의 조목 ;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하며, 부부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 삼강 :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된다. 아버지는 아들의 벼리가 된다.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된다.

 * 벼리(綱 ; 강) - 그물을 잡아당기는 굵은 줄. 굵은 벼리를 잡아당기면 가는 줄이 일제히 따라오듯이, 벼리가 되는 임금과 아버지와 지아비가 움직이면 신하와 아들들과 지어미가 각각 가지런히 따라감을 말한 것이다.


○ 왕촉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며, 열녀는 두 남편을 바꾸지 않는다.”

 * 왕촉(王蠾) - 전국 시대의 정치인, 적이 침입하여 항복을 권하자 자결했다고 한다.


○ 충자가 말하였다.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함만 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함만 한 것이 없다.”


○ 장사숙의 좌우명에 일렀다.

“모든 말은 반드시 충실하고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은 돈독하고 경건해야 하며, 음식은 삼가고 절제가 있어야 하고 글씨는 반듯해야 한다. 용모는 단정해야 하고, 복장은 가지런해야 하며, 걸음걸이는 안정되어 있어야 하고, 머무르는 곳은 반듯하고 고요해야 한다. 일을 할 때는 계획을 세워 시작하고, 말을 할 때는 행동을 돌아보며, 평상의 덕을 굳게 지키고, 허락을 할 때에는 신중하게 응해야 한다. 착한 것을 보면 나에게서 나온 것처럼 기뻐하고 악한 것을 보면 내가 병든 것처럼 걱정한다. 이 14가지는 모두 내가 깊이 살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자리 옆에 써 두고 아침 저녁으로 보아 경계한다.”

 * 장사숙(張思叔) - 중국 송나라 때의 학자. 사숙은 자이고 이름은 역(繹)이다.


○ 범익겸 좌우명에 일렀다.

 “1. 조정의 이익과 손해됨, 변경의 보고, 벼슬 임명을 말하지 않는다.

   2. 지방의 관원들의 장단점과 득실을 말하지 않는다.

   3. 사람들이 짓는 허물과 악행에 대한 일을 말하지 않는다.

   4. 벼슬에 나아감,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5. 재산의 이익이 많고 적음, 가난을 싫어해 부유함을 구함을 말하지 않는다.

   6. 음탐하고 난잡함과 여색을 평가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7. 남의 물건을 탐내거나 술과 음식을 토색질함을 말하지 않는다.

   또 남이 부친 편지을 뜯어보거나 지체하지 말며, 사사로운 글을 엿보지 않고, 남의 집에 들어가서는 남의 글을 보지 않으며, 남의 물건을 빌려 훼손하거는 돌려주지 않아서는 안 된다. 음식을 먹음에 가려 먹지 않으며, 남과 함께 있음에 내 편리만 택하지 말고,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거나 헐뜯지 않는다.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범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마음 씀이 바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바른 마음으로 수양하는 데 크게 손해가 있으므로 이 글로써 스스로 경계한다.”

 * 범익겸(范益謙) :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이름은 충(冲).


○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세상에 살면서 왜 귀천과 빈부가 같지 않습니까?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말하였다.

“부유하고 귀하는 것은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 하늘의 명령으로 말미암습니다. 부유한 사람은 씀씀이가 절도가 있지만 부유하지 못한 사람은 집에 10가지 도적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했다.

“무엇을 10가지 도적이라고 합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때가 되어도 곡식을 수확하지 않는 것이 첫째 도적이 됩니다. 거두어서 쌓는 것을 마무리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도적이 됩니다. 아무런 일도 없는데 등불을 켜고 잠자는 것이 세 번째 도적이 됩니다. 게을러서 농사짓지 않는 것이 네 번째 도적이 됩니다.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다섯 번째 도적이 됩니다.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하는 것이 여섯 번째 도적이 됩니다. 딸을 너무 많이 키우는 것이 일곱 번째 도적이 됩니다. 낮에 자고 일어나기 싫어하는 것이 여덟 번째 도적이 됩니다. 술을 탐내고 욕망을 즐기는 것이 아홉 번째 도적이 됩니다. 남을 심히 시기함이 열 번째 도적이 됩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열 가지 도적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세 가지 낭비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세 가지 낭비라고 합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곳간이 새는데도 덮지 않아, 쥐와 새들이 먹어치우는 것이 첫 번째 낭비가 됩니다. 수확하고 심는 것에 때를 놓치는 것이 두 번째 낭비가 됩니다. 곡식을 흘리고 함부로 다루는 것이 세 번째 낭비가 됩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세 가지 낭비가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

“집안에 1착(錯), 2오(誤), 3치(痴), 4실(失), 5역(逆), 6불상(不祥), 7노(奴), 8천(賤), 9우(愚), 10강(强)이 반드시 있습니다.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이지 하늘이 내릴 것이 아닙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다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말하였다.

“남아를 키우면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 1착(錯 ; 잘못)이 됩니다. 어린 아이를 타이르지 않는 것이 2오(誤 ; 실수)가 됩니다. 처음 신부를 맞아 엄하게 타이르지 않는 것이 3치(痴 ; 어리석음)가 됩니다. 말하기 전에 먼저 웃는 것이 4실(失 ; 실수)이 됩니다.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5역(逆 : 거슬림)이 됩니다. 밤에 벌거벗은 채 일어나는 것이 6불상(不祥 ; 상서롭지 못함)이 됩니다. 남의 활을 당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7노(奴 ; 비천함)가 됩니다.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8천(賤 ; 천함)이 됩니다. 남의 술을 마시면서 남게 권하는 것이 9우(愚 ; 어리석음)이 됩니다.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주는 것이 10강(强 ; 뻔뻔함)이 됩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참으로 아름답고 참되도다, 이 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