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사찰 사진

상주 노악산 남장사

서원365 2009. 8. 9. 08:29

신라 고찰 남장사(南長寺)

 경상북도 상주시 남장동에 위치하고 있는 남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상주시가지에서 25번 국도를 따라 보은 방향으로 5KM 정도 가면 자그마한 다리가 있으며,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남장동에 이른다.  상주시청에서 남장사까지는 약 7KM이다. 남장사는 경상북도 8경 중의 하나이다. 

 

 

  노악산(露岳山, 일명 노음산, 728m)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절로 들어가는 길은 여느 절처럼 울창한 숲길이다. 길따라 실개천이 흐르는데, 수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물이 맑고 시원해 상주시민들이 여름철에 많이 찾는다.

 상주에는 장(長)자가 들어가는 절이 세 군데 있다. 노악산 북쪽에 있는 북장사와 갑장산에 있는 갑장사, 그리고 남장사이다. 사라진 승장사와 더불어 4장사라고 불렸다.

 남장사는 신라 흥덕왕 7년(832년)에 진감국사 혜소(慧昭)가 개창하여 장백사(長柏寺)라고 하였다. 고려시대에 각원화상이 지금의 터로 옮겨 이름을 남장사라고 고쳤다.(명종16 ; 1186년)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정수선사가 금당을 다시 지었고(인조 13, 1635년), 그 뒤 극락전과 조사각 등을 중건하였다.

 최치원이 지은 쌍계사 진감국사비문에 따르면 『당나라에서 돌아와 국사가 상주 노악산 장백사에서 선을 가르치니 배우는 이가 구름처럼 모였다.』고 되어 있다. 특히 남장사는 진감국사가 중국 종남산에서  범패를 배워와 최초로 보급한 곳이다. 범패는 판소리와 가곡과 더불어 우리 나라 3대 성악곡이다.

 주요 문화재로는 보물 제922호 보광전목각탱(南長寺普光殿木刻幀), 보물제920호 철불좌상, 보물제923호 관음선원목각탱 등이 있다.

 

아늑하고 짜임새 있어

 남장사는 그렇게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절이다. 아미타 신앙을 중심으로 하여 당우가 배치되어 있다. 절에 들면 극락보전이 한 가운데 자리하고 극락보전을 돌아 뒤로 가면 또 보광전이 나타난다. 여름철에는 보광전 앞에 심은 파초의 시원한 잎이 특별한 정취를 자아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전각들이 짜임새 있으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한때 성철 스님도 이 절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상주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아 수행처로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남장동은 원래 상주시 내서면에 속했었다. 그러다가 상주시로 편입되었는데, 내서면이 바로 나의 고향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소풍으로 처음 이곳에 왔었는데, 그 당시에는 불교에 관심도 없었고, 울긋불긋 단청한 전각들이 왠지 무섭게 느껴져 밖에서만 절을 구경하였었다. 그리고 나중에 또 한 번 여기에 들렀다. 그때는 극락전 주변까지만 보고 갔는데, 남장사란 이름을 아주 많이 들어왔던 터라 대단한 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주 자그마함에 적이 실망했었다.

 남장사 전체를 돌아본 것은 올해 봄이다. 그런데 참 아늑하고 정감이 갔다. 예상 외로 좋은 느낌을 주는 절이었다. 정감이 가는 것은 고향 절이래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절이지만 집에 들어간 느낌이랄까?

 

세 번 꽃 피는 감

 상주는 신라 시대부터 아주 큰 도시로 있었던 고도이다. 경상도의 '상'자가 상주에서 따온 글자이다. 요즘은 상주를 삼백(三白)의 고장이라고도 하고 자전거 도시라고도 한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은 상주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주에는 자전거가 많다. 남장동에는 우리 나라 최대의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내가 남장사로 가던 이 날에도 초등학생들이 자전거에 깃발을 달고 자전거 체험을 하기 위해 자전거 박물관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자전거 도로와 차도가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 위태롭게 보였다. 정부에서는 녹색 성장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국 일주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하는데, 나는 이 구상에 반대한다. 정말로 자전거 도로가 필요한 곳은 해안이 아니라 도시 안이다.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리는 도로에 전용도로가 필요하고, 그 사정은 지자체가 잘 알고 있는 만큼, 지자체를 지원해서 도시 내부에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도시를 가봐도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상당한 결심을 해야할 정도로 위험하다.

 좋은 지도자란 기념비적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지 없는지 표도 나지 않으면서 구석구석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또 당장에는 표가 나지 않아 알아주지 않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를 하는 지도자이다. 이런 지도자상을 격양가(擊壤歌)가 잘 보여주고 있다.

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于我何有哉

일출이작 일입이식 착정이음 경전이식 제력우아하유재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삼백이란 쌀과 누애고치, 그리고 곶감이다. 특히 내서면은 전국 곶감 생산의 중심지로서 이곳 남장동 주변이 곶감 특구를 지정되어 있다. 감꽃은 5월에 핀다. 꽃이 피어도 큰 나뭇잎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꽃이 지면 땅에 떨어지는데, 먹을 것과 놀 것이 별로 없던 옛날에는 아이들이 감꽃을 실에 꿰어 목걸이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면서 놀았다. 그러다가 배고프면 감꽃을 먹었는데  달싹하면서도 약간 떫다.

 감나무는 10월이 되면 화려한 꽃을 피운다. 감나무잎이 모두 붉거나 누런 색으로 변하고 감이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이룬다. 내서면은 특히 감나무가 많아 들이 온통 주황색으로 장식된다. 이때가 되면 농부들의 일손이 매우 바빠진다. 논에서는 벼를 수확해야 하고, 밭에서는 콩같은 밭 곡식도 수확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감을 따서 껍질을 깎아 곶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바쁘다.

 10월을 지나면서 밭의 울긋불긋한 빛은 줄어들고, 대신 집집마다 깎아 단 곶감의 주황색이 가을 빛을 받아 또 다시 장관을 연출한다.

 곶감을 왜 곶감이라고 할까? 옛날에는 감을 깎아 싸리나무에 열 개씩 꽂아서 감타래에 죽 달아놓았다. 그러면 차츰 감은 떫은 맛을 버리고 아주 단 곶감으로 변신하면서 조금씩 건조된다. 그런데 꽂아 놓은 모습이 곶(串)자와 닮아 곶감이라고 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나는 꽃감[花柹]이라는 뜻이 더 맞는 것같다. 곶은 꽃의 옛말이고, 이  지방 사람들이 모두 곶감이라고 부르지 않고 꽃감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찾아 가는 길

 * 중부내륙고속국도 - 상주나들목-25번국도 상주방향- 보은 방향 - 상주시 남장동- 남장교 - 남장사

 * 대중 교통 - 상주 터미널 - 화령, 화동, 모서, 화북 행 시내버스 - 남장동 하차 - 도보 30분

                    택시를 이용하면 상주시에서 15분 이내에 도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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