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사찰 사진

양산 영축산 통도사

서원365 2009. 10. 11. 21:23

 불지종찰(佛之宗刹)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를 보통 불보사찰이라고 부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기 때문이다. 경남 합천에 있는 해인사는 대장경을 모셔 놓은 곳이라고 해서 법보 사찰이라고 하고, 전남에 있는 송광사는 많은 국사를 배출했기 때문에 승보 사찰이라고 한다. 이 세 절을 우리 나라 조계종의 3대 사찰이라고 한다. 그래서 통도사를 들어서면 일주문에 불지종찰(佛之宗刹)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장율사가 당나사 종남산 운제사 문수보살상 앞에서 기도를 드릴 때, 문수보살님이 승려로 현신하셔서 진신사리 100알, 가사 한 벌, 염주, 경전을 전하셨다고 한다.

 진신사리를 모셔온 자장율사는 선덕여왕과 취서산의 독룡들이 산다는 못에 이르러 용들에게 설법을 하고 못을 메운 뒤 그 위에 계단을 쌓았다고 한다. 이로 볼 때 통도사의 금강계단 자리는 본래 연못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금강계단 바로 옆에는 작은 못이 남아있다. 그리고 전설에서 알 수 있듯이 통도사는 자장율사에 의해 선덕여왕 15년(646년)에 창건되었다.

 

  

 

 

 

 

 통도사의 솔바람(松風)

 경산남도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하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이다. 산중턱 아니라 평지의 개울 옆에 있으며, 뒤로는 영축산을 두고 있다. 영축산(1059m)은 가지산 도립 공원의 일부로서 신불산, 간월산, 운문산 등 1000m 이상의 영남 알프스 산들과 이어진다. 특히 산 정상에 펼쳐져 있는 평원이 멋진 경관을 보여줘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그러나 통도사의 제일의 멋은 통도사 매표소에서부터 주차장까지의 솔숲이다. 구불구불 자란 것이 자연스런 자태를 한껏 자아내며,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온갖 번뇌를 일시에 날려버리는 듯하다. 특히 차로와 인도가 완전히 불리되어 있어 천천히 걷기에 더 없이 좋다.

 내가 통도사를 찾은 날은 기온과 바람과 햇빛이 너무나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날이었지만, 80되신 장모님을 모시고 가는 길이라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날 참 좋은 날씨를 맞아 수많은 내외국인들이 통도사를 찾았다. 차를 주차하지 못하여 주차장을 빙빙 도는 차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전각들의 숲

  주자창에 내려보니 아주 예쁜 화장실이 있다. 지금까지 많은 화장실을 봤지만, 이렇게 예쁜 화장실은 본 것같지 않다. 언뜻 봐서는 화장실같게 느껴지지 않는다. 안에 들어가보니 자연 느낌이 드는 소재를 사용해서 아늑하기 그지 없다. 아늑하기 잘 꾸며진 안방에 들어간 듯했다.

 개울을 건너 통도사 안으로 향한다. 아내와 장모님은 성보박물관으로 들어가고, 혼자 안으로 들어선다.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개산대제를 앞두고 치장이 한창이다.

 천왕문 앞에서 합장을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관광객과 참배객으로 절마당이 꽉 차있다.

 통도사는 전각들의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각들이 많다. 불국토를 낱낱이 표현하려 했겠지만 어떻게 해도 그 일부만 상징적으로 나타낼 뿐이다.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부처님의 세계인데 어찌 다 나타낼 수 있을 것인가?

 용화전 앞에는 봉발탑(보물471호)이 있다. 통도사에 몇 번 다녀갔지만 봉발탑은 오늘 처음 눈에 띄었다. 지대석 위에 스님들이 탁발할 때 쓰는 그릇을 돌로 조각하여 얹어 놓았다. 하필이면 미륵보살님을 모셔놓은 용화전 앞에 둔 이유는 미륵보살님이 석가모님부처님을 뒤이어 부처를 이룰 것이라는 수기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가사나 발우는 법을 전하는 상징물로 쓰일 때가 많다.

 금강계단은 사방에 편액이 다르다. 불이문쪽에서 보면 대웅전이라고 되어있고, 남쪽 정면에서 보면 금강계단, 서쪽에서 보면 대방광전, 그리고 나머지 한 면에는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다. 전각 안에는 뒷쪽에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당연히 불상이 없다. 금강계단 안에 들어가 삼배를 올리고 다시 나와 사리탑 둘레를 합장하고 돌아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탑돌이를 하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금강계단 쪽의 주련을 읽어본다.

 初說有空人盡執 초설유공인진집

 後非空有衆皆損 후비공유진개손

 龍宮滿藏醫方義 용궁만장의방의

 鶴樹終談理未玄 학수종담이미현

 처음 설법을 하시니 사람들이 모두 유와 공에 매달린다.

 뒤에 공도 유도 아니라하시니 모두들 버렸도다.

 용궁에 가득한  말씀들이 의사의 처방이려니

 학수의 마지막 설법도 오묘한 이치는 못되네.

 학수는 구니가라 성밖의 숲으로 부처님께서 마지막 설법을 하신 곳이다. 학수라고 하는 이유는 부처님께서 입적하시자 나무들이 모두 말라죽어 하얀 모습이 마치 학들이 모여있는 듯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분별심을 버려라고 하면 불별심을 버리는 데 매달리고, 만상이 공이라고 하면 공상(空相)을 지어 매달리는 것이 중생들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번뇌를 만들어낸다.

 대방관전 바로 앞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져 수중 연화대 위와 그 주변에는 동전들이 쫙 깔려 있다. 한 소녀가 동전을 들고 무엇인가를 빌고는 동전을 던졌는데 동전은 연화대를 비켜갔다. 안타까워하다가 다시 신중하게 동전을 던졌지만 여전히 동전은 비켜갔다.

 "아, 내 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라면서 가족들 손에 이끌려 나가는데 그 얼굴에는 정말로 안타까워하는 빛이 역력하다.

 돈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영원한 내것이 아니요. 잠시 내게 머물러 있을 뿐임을 한다면 재물 때문에 괴로할 일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동전 따위가 무슨 소원을 들어주랴.

  

 

 

 대웅전의 주련을 읽다가 돌아나오면서 다시 세존비각을 보았다. 사리를 안치한 사연을 기록한 비석이 안에 들어 있다. 나라에 위태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비석이 스스로 땀을 흘린다는 전설이 있다. 실제로 지인이 20여년 전에 그 일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돌덩이가 땀을 흘릴 리가 없다. 진리를 추구하는 불자들이 이런 일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그냥 재미삼아 나눌 이야기일 뿐이며, 과학적으로 규명하면 그뿐이다.

 

찾아가는 길

 통도사는 경부고속국도에 통도사 나들목이 따로 설치되어 있어 찾기 쉽다. 통도사 나들목을 통해 나오면 4km쯤의 거리에 통도사 매표소가 있다. 고속국도에서 나오면서 왼쪽 길을 택했다가 통도사 교차로에서 1.9km 진행한 뒤 통도사입구에서 우회전한다. 조금 길을 잘못 들어도 어렵지 않게 다시 찾아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은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분 간격으로 버스을 운행하며, 경주에서는 부산행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통도사 나들목에서 내린 뒤 택시를 이용한다.

 통도사 홈페이지는 http://www.tongdosa.or.kr/  이다. 교통 상황이 바뀔 수 있으므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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