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한글 원각경

한글 원각경 미륵보살장 제5

서원365 2010. 4. 11. 14:27

○ 미륵보살장 제오

 이때 미륵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크게 자비로우신 세존이시여, 널리 보살을 위하여 비밀한 창고를 열어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윤회를 깊이 깨닫게 하시고 삿됨과 바름을 구분하게 하시며, 말세 중생들에게 두려움 없는 도의 눈을 주셔서, 대열반에 대한 결정적인 믿음을 주셔서 다시는 윤회의 경계를 따라 순환하는 견해를 일으키지 않게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이 여래의 큰 적멸의 바다에서 헤엄치고자 한다면, 어떻게 윤회의 근본을 끊어야 하며, 모든 윤회에는 몇 종의 성품이 있으며, 부처님의 진리를 닦는 데 몇 가지 차별이 있으며, 번뇌로 고생하는 중생들에게 돌이켜 들어가 몇 가지 교화하는 방편으로 중생들을 제도해야합니까?

 오직 바라옵컨대, 세상을 구하는 큰 자비심을 버리지 마시고, 수행하는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으로 하여금 지혜의 눈이 맑고 깨끗하여져 마음의 거울을 밝히 비추어 여래의 위없는 지견을 원만히 깨닫게 하여주십시오.』

 이 말을 마치고 오체투지 하였는데 이와 같이 세 번을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이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을 위해 여래의 심오하고 비밀스러우며 미묘한 뜻을 청하여 물어, 모든 보살로 하여금 지혜의 눈을 깨끗이 하여 일체 말세 중생으로 하여금 윤회를 영원히 끊고 마음으로 실상을 깨달아 무생법인을 갖추게 하려 하는구나. 그대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위 그대를 위해 설명할 것이다.』

* 無生忍 - 무생법인을 줄인 말, 남도 없고 죽음도 없음을 알아 마음이 편안함. 忍은 認과 통한다.

 그때 미륵보살이 가르침을 기쁘게 받들고 모든 대중들과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이 시작도 없는 때부터 갖가지 은애와 탐욕이 있기 때문에 윤회가 있는 것이다.

 모든 세계의 일체 종성 즉 난생, 태생, 습생, 화생은 모두 음욕으로 인해 생명을 받았으니 마땅히 愛가 윤회의 근본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욕망이 있으므로 애욕의 성품이 드러나니, 그러므로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가 서로 이어지게 한다. 욕망은 애욕으로 인해 생기고, 목숨은 욕망으로 인해 있으니, 중생이 목숨을 사랑하는 것은 도리어 욕망이란 근본에 의지하는 것이다. 애욕이 원인이 되고 목숨을 사랑하는 것이 결과가 된다.』

 

『욕망의 경계에서 모든 거슬리고 따르는 것이 일어나니, 경계가 愛心을 등지면 증오와 질투가 일어나고 갖가지 업을 짖게 된다. 이러므로 다시 지옥과 아귀에 다시 태어난다. 욕망을 싫어해야 할 것을 알고 업을 싫어하는 도를 좋아하여 악을 버리고 선을 좋아하면 다시 천상과 인간에 태어난다. 또 모든 애욕이 싫어할 악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애욕을 버리는 것을 즐겨, 돌이켜 평등한 바탕을 사랑하더라도 곧 유위가 드러나니 上善의 과를 증진시켜 도리어 윤회하므로 성스러운 도를 이룰 수 없다.

* 원각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본 바탕이라고 앞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를 사랑하는 것도 역시 愛着이니 이 역시 윤회의 원인이 된다. 허공에 핀 꽃이 착각이며, 착각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그냥 허공만 남는다.

 그러므로 중생이 생사를 벗고 윤회를 면하려면 먼저 탐욕을 끊고 애욕의 갈증을 없애야 한다.』

『선남자여, 보살이 변화하여 인간 세상에 몸을 나타내는 것은 애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자비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애욕을 버리게 하기 위해 임시로 탐욕을 빌려 생사 중에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말세의 일체 중생들이 능히 모든 탐욕을 버리고 미움과 애욕을 버려, 영원히 윤회를 끊어 여래의 원각 경계를 구할 수 있다면 청정한 본 마음에 문득 깨우침을 얻게 될 것이다. 』

* 보살은 다시는 인간 세상에 떨어지는 일이 없다. 중생 구제의 원력으로 세간에 화현한다. 중생에 대한 애착이 아니라 그들을 구제하려는 자비를 근본으로 한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탐욕이 무명을 내는 것으로 말미암아 오성의 평등하지 않은 차별을 드러내니, 두 가지 장애에 의지하여 얕고 깊은 것이 나타난다. 두 가지 장애가 무엇인가? 하나는 理障으로써 바른 지견에 대한 장애이며, 둘은 事障으로서 생사를 지속하는 것이다. 무엇이 오성인가?

* 五性 - 二乘性, 菩薩性, 佛性, 不定性, 外道性, 앞에서 진리를 구하는 데 몇 가지 차별이 있는가를 물었으므로 대답하고 있는 것이다.

 선남자여, 만약 이 두 가지 장애를 끊지 못하면 성불하지 못했다고 하니, 만약 중생이 탐욕을 영원히 버려 먼저 事障을 없앴으나 理障을 끊지 못했으면 다면 성문과 연각에 깨달아 들 수 있으나 아직 보살 경계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 이승성에 대한 설명이다.

 선남자여, 만약 모든 말세 중생이 여래의 대원각해에서 노닐고 싶다면, 마땅히 먼저 發願하여 부지런히 두 가지 장애를 끊어서 두 가지 장애를 이미 항복받았다면, 곧 보살의 경계에 깨달아 들어간 것이다. 만약 두 가지 장애가 이미 영원히 끊어 사라졌다면 곧 여래의 미묘한 원각에 들어가, 보리와 대열반을 만족할 것이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다 원각을 증득하나, 선지식을 만나 그가 지은 인지법행에 의지하면, 그때 수행에는 곧 頓과 漸이 있게 된다. 만약에 여래의 무상 깨달음의 바른 수행법을 만나게 되면 근기의 크고 작음이 없이 모두 성불의 과를 이루게 된다.

 만약 중생이 비록 좋은 벗을 구하였지만 삿된 견해를 가진 자를 만나면 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하니 이를 외도 種性이라고 한다. 삿된 스승의 과실과 오류 때문이며 중생의 허물이 아니다.

 이를 중생의 오성 차별이라고 한다.』

『선남자여, 보살은 오직 큰 자비의 원력으로 모든 세간에 들어 깨닫지 못한 중생들을 깨우치고, 갖가지 형상으로 나타내어 거슬리고 따른 경계에서 그 같은 일을 더불어 하면서 중생들로 하여금 성불토록 하니, 모두 시작도 없는 청정한 원력에 의지한다.

* 보살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갖가지 모습으로 세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법화경≫의 일부를 보자. 만약 어떤 국토의 중생을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관세음보살이 곧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하고, 벽지불의 몸을 나타내어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몸으로,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성문의 몸으로 나타내어 법을 설해준다.

또 범왕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범왕의 몸으로, 제석천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제석천의 몸으로, 자재천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자재천의 몸으로, 대자재천의 몸으로 설할 이에게는 대자재천의 몸으로, 천대장군의 몸으로 설할 이에게는 천대장군의 몸으로, 비사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비사문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해준다.

또 소국왕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곧 소국왕의 몸으로, 장자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장자의 몸으로, 거사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거사의 몸으로, 재상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관리자 재상의 몸으로, 바라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바라문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해 준다.

사부대중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사부대중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해준다. 장자와 거사, 재상, 관리, 바라문의 부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곧 부인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하고, 동남동녀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동남동녀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해준다.

 만약 모든 말세 중생이 대원각에서 增上心 을 일으켰다면 마땅히 보살의 청정한 대원을 내어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해야 한다. 「지금 제가 원하오니 부처님의 원각에 머물러 선지직을 구하니, 외도나 二乘을 만나지 말게 하여주십시오.」 서원에 따라 수행하면 차츰 모든 장애가 끊어지고 장애가 다하면 원만해져 곧 해탈 청정 法殿에 올라 대원각의 오묘한 장엄 세계를 증득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을 설하셨다.

 미륵이여 마땅히 알라.

 모든 중생들이 대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은

 모두 탐욕 때문에, 생사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미움과 애욕과 탐진치를 끊는다면

 성품의 차별과 관계없이 다 불도를 이루리라.

 두 가지 장애가 영원이 녹아 사라지고 스승을 구하여 바른 깨달음을 얻고

 보리 원을 수순하여 대열반에 의지하리.

 시방세계 모든 보살 다 대비원으로써

 몸을 나타내어 생사에 드네. 현재 수행자와

 말세 중생이 부지런히 모든 愛見을 끊는다면

 곧 대원각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