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한글 원각경

한글 원각경 위덕자재보살장 제7

서원365 2010. 4. 11. 14:44

○ 위덕자재보살장 제칠

 이때 위덕자재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크게 자비로우신 세존이시여, 널리 저희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수순하는 각성을 분별해주셔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마음의 광명을 깨닫게 하시니, 닦고 익히지 않아도 좋은 이익을 얻게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큰 성 밖으로 네 문이 있으되, 방향 따라 오는 자는  한 가지 길에 그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고 보리를 이루는 것이 한 개의 방편뿐인 것은 아닙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이시여 널리 저희들을 위하여 모든 방편과 점차와 아울러 수행인에는 모두 몇 종류가 있는지 펴서 설하여주셔서, 대승을 구하는 자들이 빨리 깨달아 여래의 대적멸 바다에서 노닐게 하여 주십시오.』

 이 말을 마치고 오체투지 하였는데 이와 같이 세 번을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위덕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이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들을 위해 여래의 이와 같은 방편으르 묻는구나. 그대는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해 설명하겠다.』

 그때 위덕자재보살이 가르침을 기쁘게 받들고 모든 대중들과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위없는 妙覺이 시방에 두루하여 여래와 일체법을 나오니, 바탕이 같고 평등하며 수행에 있어서 실로 둘이 없다. 그러나 방편 수순에 있어서는 그 수가 한량없다. 원만히 돌아갈 바를 거두어 그 성품의 차별을 쫓는다면 마땅히 세 종류가 있다.

 

 선남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청정한 원각을 깨달아 청정한 원각심으로써 고요함을 취하여 수행을 삼는다면 모든 망념들이 맑아짐으로 말미암아, 식이 번거롭게 움직임을 깨달아 고요한 지혜가 생겨나 심신의 객진이 이로부터 영원히 사라진다. 곧 안으로 적정하고 편안한 마음을 낼 수 있다. 적정하므로 시방 세계 모든 여래심이 그 가운에 드러남이 거울 중의 그림자 같다. 이러한 방편을 사마타(samatha)라고 한다.

 선남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청정한 원각을 깨달아 청정한 원각심으로 심성과 육근과 육진이 모두 환화로 인한 것일 줄 안다면, 곧 모든 幻智를 일으켜 환이라는 것을 제거한다. 모든 환을 변화시켜 환의 무리를 깨우치며, 幻智를 일으켰기 때문에 곧 안으로 큰 자비로운 편안한 마음을 낸다.

* 智라는 것도 환임을 다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다시 幻智를 일으킨다. 만약 각에 이르는 방편설과 방편지를 모두 환이라고 하여 버리기만 한다면 중생들에게 설할 것과 수행할 것을 일러줄 수 없다.

 모든 보살이 이로부터 수행을 일으켜 점차 증진하니, 그가 환을 관한다는 것은 같은 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환이 아니라고 봄도 역시 환이기 때문에 환의 모습도 영원히 떠난다. 이 모든 보살의 원만한 수행은 땅이 싹을 키우는 것과 같으니 이 방편을 삼마발제(samapatti)라고 한다.

 선남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청정한 원각을 깨달아 청정한 원각심으로 幻化와 고요한 相을 취하지 않으면, 신심이 모두 걸리고 장애가 됨을 분명히 알아, 無知覺明이 모든 장애에 의지하지 않아, 장애가 된다거나 아니라거나 하는 상대적 경계를 영원히 초월할 수 있다.

* 無知覺明 - 상대적 경계를 떠나 주객을 벗어난 깨달음

 수용하는 세계와 몸과 마음이 서로 번뇌의 경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릇 속의 소리가 밖으로 퍼져가듯, 번뇌와 열반이 서로 장애가 되지 않아, 안으로부터 적멸한 가운데 편안 마음을 내게 된다. 묘각이 수순하는 적멸의 경계는 나와 남의 신심이 미칠 수 없는 것이며, 중생의 수명이 모두 헛된 생각이 되니 이 방편을 선나(dhyana)라고 한다.』

『선남자여, 이 세 법문은 모두 원각을 친근하여 수순한 것으로, 시방의 여래가 이로 인해 성불하였으며, 시방 보살의 갖가지 방편이 모두 같고 다름이 모두 이와 같은 세 가지 일에 의지한다. 만약 원만하게 증득한다면 즉시 원각을 이룰 것이다.

 선남자여, 가령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불도를 수행하여 백천만억 아라한과나 벽지불과를 교화하고 성취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있어 이 원각의 장애가 없는 법문을 한 찰라 동안이라도 들어 수순하여 수습함만 못하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을 설하셨다.

 위덕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위 없는 대각의 마음은 본래 두 개의 상이 없으나

 모든 방편을 수순하면 그 수가 무량하다.

 여래께 총괄하여 열어보이시니 문득 세 종류가 있다.

 적정한 사마타는 거울이 모든 그림자를 비추듯하고

 幻과 같은 삼마제는 싹이 차츰 자라는 듯 하고

 선나는 오직 적멸이나 그릇 가운데서 소리울림 같다.

 세 가지 묘한 법문은 모두 깨달음의 수순에서 흘러나온다.

 시방의 모든 여래와 모든 대보살

 이로 인해 도를 이룰 수 있고 세 가지 원만한 증득 때문에

 구경열반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