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초발심자경문

자경문01

서원365 2010. 8. 31. 19:35

자경문(自警文)

* 고려 시대 나옹(懶翁, 慧勤이라고도 함)화상의 제자 야운(野雲, 생몰연대 미상)이 지었다. 1987자로 되어있다.

 

주인공아 내 말을 들어라. 거의 모든 사람이 공문(空門)에서 도를 얻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괴로운 세상에서 오랜 동안 윤회하는가? 그대는 무시(無始)이래부터 현생까지 깨달음을 등지고 번뇌와 합하여, 어리석음에 떨어져, 늘 여러 악업을 지어 삼악도의 괴로운 윤회에 들어가며, 모든 선을 닦지 않고 4생(生)의 업의 바다에 빠지는구나.

主人公(주인공) 聽我言(청아언) 幾人(기인) 得道空門裏(득도공문리) 汝何長輪苦趣中(여하장륜고취중) 汝自無始已來(여자무시이래로) 至于今生(지우금생) 背覺合塵(배각합진) 墮落愚痴(타락우치) 恒造衆惡而入三途之苦輪(항조중악이입삼도지고륜) 不修諸善而沈四生之業海(불수제선이침사생지업해)

* 主人公 - 모든 생명체는 본질적으로 소중하며 같다. 모두가 세상의 주인공이다.

* 汝 - 자경문이므로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스스로 자기를 경계하는 글이다.

* 三途 - 지옥, 아귀, 축생, 즉 三惡道(삼악도)

* 四生 - 胎生, 卵生, 濕生, 化生

 

몸이 여섯 도적을 따르니 혹 악취에 떨어져 극심한 괴로움을 겪으며, 마음이 부처님 법을 등지므로 혹 사람으로 태어나지만 부처님이 오시기 전이나 부처님이 가신 뒤이다. 지금 또한 다행히 사람의 몸을 얻었으나 바로 부처님 열반 후 말세이니, 아아 슬프다. 이 누구의 허물인가?

身隨六賊故(신수육적고) 或墮惡趣(혹타악취) 則極辛極苦(즉극신극고) 心背一乘故(심배일승고) 或生人道則佛前佛後(혹생인도즉불전불후) 今亦幸得人身(금역행득인신) 正是佛後末世(정시불후말세) 嗚呼痛哉(오호통재) 是誰過歟(시수과여)

* 隨六賊故 - 色聲香味觸法의 육진 경계에 얽매임

 

비록 그렇지만 그대는 능히 반성하여 애욕을 끊어내고 출가하여, 발우를 받아 지니고 법복을 걸쳐, 티끌을 벗어나는 길을 걸고 새지 않는 묘법을 배우니, 용이 물을 얻은 듯, 호랑이가 산에 의지한 듯, 그 뛰어나고 묘한 이치 말로써 다 할 수 없다.

雖然(수연) 汝能反省(여능반성) 割愛出家(할애출가) 受持應器(수지응기) 着大法服(착대법복) 履出塵之徑路(리출진지경로) 學無漏之妙法(학무루지묘법) 如龍得水(여용득수) 似虎靠山(사호고산) 其殊妙之理(기수묘지리) 不可勝言(불가승언)

* 應器 - 스님들의 그릇, 발우 * 靠山 - 산에 의지함

 

사람은 옛사람과 지금의 사람이 있지만,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고, 사람은 어리석고 지혜로움이 있으나 도에는 성하고 쇠함이 없다. 비록 부처님 계실 때에 있다고 해도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면 무슨 이익이 있으며, 말세를 만났을지라도 부처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어찌 상함이 있으리오.

人有古今(인유고금) 法無遐邇(법무하이) 人有愚智(인유우지) 道無盛衰(도무성쇠) 雖在佛時(수재불시) 不順佛敎則何益(불순불교즉하익) 縱値末世(종치말세나) 奉行佛敎則何傷(봉행불교칙하상)

* 法無遐邇 - 遐는 멀다. 邇는 가깝다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다.* 縱 - 비록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좋은 의사와 같으니 병을 알아 약을 처방하되 먹고 안 먹고는 의사의 허물이 아니다. 또 길을 잘 안내하는 길잡이와 같으니 사람들에게 좋은 길로 이끌지만 듣고 행하지 않음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니다.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함이 법에 다 갖추어 있는데, 만약 내가 오랫동안 머물더라도 다시 이익이 없다. 이제부터 나의 제자들이 법을 펴서 굴릴 것이니 여래의 법신은 항상 머물러 사라짐이 없다.”

故世尊云(고세존운) 我如良醫(아여량의) 知病設藥(지병설약) 服與不服(복여불복) 非醫咎也(비의구야) 又如善導(우여선도) 導人善道(도인선도) 聞而不行(문이불행) 非導過也(비도과야) 自利利人(자리리인) 法皆具足(법개구족) 若我久住(약아구주) 更無所益(갱무소익) 自今而後(자금이후) 我諸弟子(아제제자) 展轉行之則如來法身(전전행지즉여래법신) 常住而不滅也(상주이불멸야)

* 如來法身 - 진리 그 자체

 

이와 같은 이치를 안다면 다만 닦지 않음을 한탄할지언정 어찌 말세임을 근심할 것인가? 엎드려 바라니, 그대는 반드시 결연하고 맹렬한 뜻을 일으키고 특별한 마음을 열어 모든 인연을 다 버리고 전도된 것을 제거하여 진실을 생사의 큰일로 삼고, 조사(祖師)의 공안을 마땅히 참구하여 큰 깨달음으로 법칙을 삼아 가벼이 물러서 굴복하지 마라.

若知如是理則但恨自不修道(약지여시리즉단한자불수도) 何患乎末世也(하환호말세) 伏望(복망) 汝須興決烈之志(여수흥결렬지지) 開特達之懷개(특달지회) 盡捨諸緣(진사제연) 除去顚倒(제거전도) 眞實爲生死大事(진실위생사대사) 於祖師公案上(어조사공안상) 宜善參究(의선참구) 以大悟(이대오) 爲則(위칙) 切莫自輕而退屈(절막자경이퇴굴)

 

이 말세를 생각하니 성인이 가신 때가 멀어, 마(魔)는 강하고 법은 약하여, 사람이 많이 삿되고 말로만 번지르르하다. 남을 이루게 하는 사람은 적고 남을 실패하게 하는 사람은 많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적고 어리석은 사람은 많으니, 스스로 도를 닦지 않을 뿐 아니라 남도 번뇌하게 한다. 도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다 말로 할 수 없다.

惟斯末運(유사말운) 去聖時遙(거성시오) 魔强法弱(마강법약) 人多邪侈(인다사치) 成人者少(성인자소) 敗人者多(패인자다) 智慧者寡(지혜자과) 愚痴者衆(우치자중) 自不修道(자불수도) 亦惱他人(역뇌타인)

凡有障道之緣(범유장도지연) 言之不盡(언지부진)

* 魔强法弱 - 마는 진리 즉 불법(佛法)을 방해하는 것들. 법(法)은 부처님의 진리

 

그대가 길을 착각하는 것이 걱정되므로 내가 좁은 소견으로 열 가지 문(門)을 지어, 그대로 하여금 경계하게 하니, 그대는 반드시 믿고 지녀 하나라도 어긋남이 없기를 빌고 또 빈다.

恐汝錯路故(공여착로고) 我以管見(아이관견) 撰成十門(찬성십문) 令汝警策(영여경책) 汝須信持(여수신지) 無一可違(무일가위) 至禱至禱(지도지도)

* 管見 - 대나무 구멍으로 세상을 봄, 즉 좁은 소견

 

頌曰(송왈)

어리석은 마음으로 배우지 않으면 교만이 늘어나고, 어리석은 뜻으로 닦지 않으면 아상과 인상만 키운다.

빈 배(腹)에 마음만 높으면 주린 범처럼 위태롭고, 알지도 못하고 방일하면 거꾸로 매달린 원숭이 같다.

삿된 말, 마구니 말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성스러운 가르침과 어진 글은 한사코 듣지 않으니

좋은 길에 인(因)이 없는데 누가 그대를 건질 것인가, 악취에 오래 빠지고 괴로움이 몸을 감는다.

愚心不學增憍慢(우심불학증교만) 痴意無修長我人(치의무수장아인)

空腹高心如餓虎(공복고심여아호) 無知放逸似顚猿(무지방일사전원)

邪言魔語肯受聽(사언마어긍수청) 聖敎賢章故不聞(성교현장고불문)

善道無因誰汝度(선도무인수여도) 長淪惡趣苦纏身(장윤악취고전신)

* 空腹 - 빈 배, 즉 안에 든 것이 없다는 뜻 * 餓虎 - 주린 범처럼 위태롭다.

* 顚猿 - 거꾸로 매달려 그것을 재주라고 뽑낸다는 말이다.

 

첫째,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을 절대 받아쓰지 마라. 농사짓는 것에서부터 입에 이르는 데까지 사람과 소의 공력이 많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온갖 미물들의 손해가 무궁하니, 저 공을 수고롭게 하고 나를 이롭게 하는 것도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남의 목숨을 죽여 나를 살리니 어찌 차마 할 수 있는가?

其一(기일) 軟衣美食(연의미식) 切莫受用(절막수용) 自從耕種(자종경종) 至于口身(지우구신) 非徒人牛(비도인우) 功力多重(공력다중) 亦乃傍生(역내방생) 損害無窮(손해무궁) 勞彼功而利我(노피공이이아) 尙不然也(상불연야) 况殺他命而活己(황살타명이활기) 奚可忍乎(해가인호)

* 傍生 - 옆에 있는 생물들, 농사 짓다보면 수도 없이 많은 벌레들이 다치거나 죽는다.

* 非徒~ 亦 ~ - ~뿐만 아니라, ~도

 

농부도 매양 배고프고 추운 고통이 있고, 배 짜는 아낙네도 매양 몸을 가린 옷이 없는데, 하물며 나는 오랜 동안 손을 놀리고 있으니 배고프고 추운 것을 어찌 싫어할까?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은 당연히 은혜가 중하여 도를 덜고, 떨어진 옷과 거친 음식은 반드시 베푸는 것이 가벼워 음덕을 쌓는 것이다. 금생에 마음이 밝지 않으면 한 방울 물도 소화하기 어렵다.

農夫(농부) 每有飢寒之苦(매유기한지고) 織女(직녀) 連無遮身之衣(연무차신지의) 况我長遊手(황아장유수) 飢寒何厭心(기한하염심) 軟衣美食(연의미식) 當恩重而損道(당은중이손도) 破衲蔬食(파납소식) 必施輕而積陰(필시경이적음) 今生(금생) 未明心(미명심) 滴水(적수) 也難消(야난소)

* 每有飢寒之苦 - 농민들의 삶은 풍족한 적이 거의 없었다. 굶거나 죽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當恩重而損道 - 은혜는 입게 되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또한 호의호식은 방일한 마음을 가지게 하여 수행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든다.

 

頌曰(송왈)

풀뿌리와 나무 열매로 주린 배를 달래고, 송락과 풀 옷으로 몸을 가리며

들판의 학과 하늘의 흰 구름을 벗하여, 높은 봉우리 깊은 골짜기에서 남은 해를 보내리라.

菜根木果慰飢腸(채근목과위기장) 松落草衣遮色身(송락초의차색신)

野鶴靑雲爲伴侶(야학청운위반려) 高岑幽谷度殘年(고잠유곡도잔년)

* 松落 - 솔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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