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사찰 사진

조계산 송광사

서원365 2012. 5. 30. 20:31

승보사찰 송광사

 

 부처님오신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이번에는 하루를 어느 절에서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다. 그러다가 아내가 송광사에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해서 송광사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요즘은 고속도로가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어, 어디든 참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송광사를 보통 승보사찰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3대 사찰이 있다. 불법승 삼보를 상징하는 사찰이 바로 그것인데,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았기 때문에 불보사찰이라고 부르고, 해인사는 대장경을 보관하고 있으므로 법보사찰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송광사는 왜 승보사찰이라고 하는가?

 고러시대에 보조국사 지눌은 송광사에서 불교를 쇄신하는 운동을 펼쳤다. 그리고 송광사에서는 보조국사를 뒤이어 15명의 국사들이 연이어 배출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효봉 스님과 구산 스님같은 걸출한 스님을 배출하기도 했다. 과히 우리 나라 승맥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송광사의 상징 당우 승보전 : 안에는 불상을 중심으로 많은 스님상이 봉안되어 있다.

 법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을 일찍 먹고 대구를 출발해서. 송광사 입구에 도착해보니 10시 10분쯤 되었다. 송광사 진입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절을 찾은 참배객으로 몹씨 붐볐다. 예전에 이 절을 다녀간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이 낯이 설었다.

 송광사 바로 옆을 지나는 개천 위에는 연등들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물 속에 비친 연등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어떤 분이 참 반짝이는 생각을 해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는 한 줄로만 되어 있고, 좀 아래에는 1M 간격으로 줄을 치고, 줄 마다 연등을 달아놓았다.

 주자창에서 올라가다 보면 개울을 건너는 다리 위에 지붕을 덮고 양쪽 난간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긴 의자를 만들어놓았다. 여기에서도 참배객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대웅전 앞 마당에 이르자 나무 그늘마다 절을 찾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대웅전 안에서는 법회가 한창이었다. 우리는 대웅전 계단을 올라가 안을 바라보며 따라하다가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 나중에는 대웅전 안으로 들어갔다.

 "너와 나를 가르는 아상이 ----- "

 법문의 주제는 아상(我相)이었다. 아상은 자기를 좁은 감옥 속에 가두고 나아가 남도 무너뜨리려 한다. 자기 내면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남과의 비교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거짓 자아를 자기 자신으로 믿고 매달려 끝없이 번뇌를 생산한다.

 

 채식은 자비심의 표현

법회가 끝나는 것을 보고 대웅전을 나오니 벌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하나는 관불(灌佛)을 하기 위한 줄이고, 다른 하나는 점심 공양 줄이었다. 우리는 관불하기 위해 선 사람들 뒤에 줄을 섰다. 스님들과 신도회 간부들이 먼저 관불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도 20여분 기다려 관불을 하였다. 물을 한 바가지 떠서 아기 부처님 전신을 정성스럽게  씻어드렸다.

 모든 생명체들은 각기 부처님을 한 분씩 모시고 산다. 그 부처님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물든 마음으로는 부처를 볼 수 없다. 청정한 마음이 되었을 때 비로소 부처를 볼 수 있다. 애기부처님을 씻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있는 물든 마음을 씻어내리는 것이 관불이다.

 관불을 끝내고 1시간 30분 정도 줄을 선 뒤에야 비로소 점심 공양을 하였다. 어느 절이나 비빔밥이 점심 메뉴이다. 밥 한 주걱과 나물 몇 가지, 그리고 고추장 한 숟가락, 된장국 한 국자가 다이다.

 절집 공양은 늘 채식이다. 그런데 절에서 뿐만 아니라, 세속에서도, 불교 신자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도 채식을 많이 해야한다고 본다. 건강을 위한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해야 환경파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짐승 한 마리를 키운데는 대단히 많은 사료가 든다. 사료를 먹이는 것도 자원낭비이지만, 그로 인한 분비물도 환경을 오염시킨다. 무엇보다 소나 돼지 같은 동물들을 키워서 잡아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잔인한 짓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평소보다 육식을 많이 줄인다면 그것이 여러모로 자비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송광사 입구와 송광사 뒤에 씩씩하게 뻗어 있는 편백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