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자투리

일과 믿음

서원365 2015. 11. 17. 20:45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일 처리는 일 처리에 맞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계약서를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써야 하고, 지켜야 할 일이 있으면 지켜야 한다.

 

 1960년대 경북 상주 낙동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루는 어느 집에 뜨네기 장수가 들어왔다. 잡동사니를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파는 여인이었디.

 해도 지고 해서 장사꾼은 하루 밤 자고 가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마음씨 좋은 농부는 쾌히 승락을 하였고. 장사꾼 여인은 하룻밤을 그 집에서 머물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떠났다. 그런데 주인이 보니 여기저기 떨어진 버선이 한 짝 떨어져 있었다. 이게 웬 버선인가 하고 궁금하게 여기면서 살펴보니, 장사꾼이 주인집 새 버선을 신고 가고, 헌 버선은 벗어놓고 간 것이었다.

 

 "잠까지 재워 주었는데, 버선까지 훔쳐갔군."

 주인은 자기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12시쯤 되어서 그 장사꾼이 되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깍듯이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나오다보니, 제가 버선을 바꾸어 신고 왔지 뭡니까? 대단히 미안합니다."
 주인은 감격했다.

 '이 시간이라면 제법 멀리까지 갔을 텐데 버섯 한짝을 돌려주기 위해 우리 집까지 왔구나. 참으로 양심적인 사람이군.'

 주인은 매우 고맙게 생각하면서 점심까지 융숭하게 대접했다.

 

 그 뒤로 그 장사꾼 여인은 낙동에 올 때마다 그 집에서 유숙을 했다. 주인은 완전히 그 여인을 믿었다.

 그러던 하루는 들에 일하러 갈 일이 있어서 그 여인에게 집을 맡겨 두고 모두 들에 나갔다. 그리고 돌아와보니 집안의 패물은 모조리 없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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