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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성의 자녀교육법

서원365 2007. 1. 15. 09:55

책이름 :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

2006년 4월 30일 발행

지은이 : 전혜성

갑우문화사

  

지은이 약력
서울 출생(1929), 경기여고 졸업, 이화여대 영문과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디킨슨 대학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버드 대와 조지타운 대에서 미국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중국어와 중국학을 연구하였다.
일본 국립 민족학 박물관과 일본문화연구 센터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면서 한국 문화와 한국의 선양에 힘썼다.
보스턴대, 예일대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예일대의 비교문화연구소의 연구부장을 역임하였다.
1985년에 한국과 동양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해 동암문화연구소를 창설하였으며 현재 이사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 : "앨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 학술서 6권, 논문 60여편
 
그의 자녀들
전혜성씨는 그 자신부터 자아실현을 잘 한 사람이지만 특히 자녀를 잘 키워낸 사람이다. 큰 딸 경신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교수로 있고, 큰 아들 경주는 예일대 의대를 졸업하고 메사추세츠 주 보건후생부 장관을 지낸 뒤 하버 공공대학원 부학장으로 있다. 둘째 동주는 히버드대를 졸업하고 MIT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얻었다. 셋째 아들 홍주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옥스포더에 유학을 한 뒤 다시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예일대 법대 학장으로 있다. 클린턴 정부에서 인권차관보를 지내기도 하였다. 둘째 딸 경은은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았으며 예일대 법대의 석좌 임상교수로 있다. 막내아들 정주는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 뮤지얼 미대와 뉴욕 비주얼 아트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여 그 분야 최고 학위인 MFA 학위를 받았다

 

내 아이를 리더로 키우려면 (7가지 요건)

 1. 뚜렷한 목적과 열정을 가르쳐라.--진정한 리더쉽은 뚜렷한 목적 의식과 그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에서 나온다.

 2. 맡은 바를 충분히 다할 때 자기 완성도 이룬다.--리더는 공동체의 대표다. 리더의 역할은 공동체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기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3. 인생에 걸쳐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4.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

 5. 창의적인 통합력이 아이를 살린다.--창의력은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새롭게 연결짓는 능력이다. 어떤 것을 보더라도 통합해서 생각할 줄 아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6.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안목과 시야를 길러라.

 7. 진실한 마음을 얻는 대인관계의 힘을 경험하게 하라.

 

 

남다른 자녀 교육법

그는 분명 자녀 교육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면 그가 자녀 교육에 있어서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즉 남다른 자녀 교육법이 무엇일까?

우선 생각나는 것은 그와 그의 남편이 둘 다 박사이고 해박한 지식을 갖추었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누구나 자녀 교육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남다른 자녀 교육법이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그가 자녀 교육에 성공한 비결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정리해본다.

1.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전헤성 부부는 먼저 자신들이 모범을 보였다. 우리 나라만큼 공부를 강조하는 나라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공부를 지나치리 만큼 강조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부모는 TV를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공부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럴 경우 공부는 참으로 괴로운 것이 된다. 공부만 아니면 친구들과 놀 수도 있고, TV나 검퓨터를 할 수도 있는데 공부 때문에 못하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공부를 하지 않는 어른들이 참 부러울 것이다. 빨리 졸업하고 싶을 것이다.

 전헤성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공부를 시킬 때도 "공부해라."가 아니고 "이제 같이 공부하자."였다는 것이다. 집이 아무리 좁아도 아이들과 자신들의 책상만큼은 준비해두었다고 한다. 좁은 집에 아이들이 6명이니 책상이 최소한 8개가 필요한 셈이다. 그것도 부족하여 지하실에도 다로 책상을 마련해두어 1인당 2개의 책상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분위기가 되니 저절로 공부하게 되고, 심지어는 동네에서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의 부모가 자기 아이들을 전혜성씨 집에 보낼 정도였다고 한다.

 공부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있어서도 열심히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자기가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야 자녀들도 부모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본받아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기러기 아빠라는 말까지 생겨나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참으로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

 자기 계발을 강조한다고 해서 가족보다 일을 더 소중히 여기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 가족만큼 소중한 것이 어디 있을 것인가? 그도 아들이 청소년기적 방황에 빠지자 일을 중지하고 아들에게 매달렸다고 한다. 단지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일방적인 희생이 자녀 교육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이 자녀 교육에도 좋다는 것이다.

2.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德勝才)

이 책의 첫부분에 나오는 말이 덕승재 즉,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재주가 덕을 앞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되면 못된 재주로 남과 사회에 피해를 주게 되고, 본인도 올바른 성취를 할 수 없다. 덕이란 무엇인가? 남을 배려하는 품성이라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남은 개인적인 남을 비롯해서 그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포함한다. 그가 누구든 자기와 함께 살아가는 남을 배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본다.

단지 자기 개인의 이익과 행복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강력한 추진력도 발휘할 수 없다. 자신의 삶이 자신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서도 가치 있다고 느낄 때 열정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큰 인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덕을 소중히 여기는 사고방식은 우리의 전통이었다. 우리 조상들 중에도 단지 과거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올바른 선비들은 공부의 목적을 자신의 도덕 완성과 남을 이롭게 하는데 두었던 것이다.

3. 규율과 자율을 조화시킨다.

자녀는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이다. 사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잘 없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을 무의식중에 자녀를 자신에게 종속된 존재로 보고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강요한다. 만약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본다면 함부로 자녀에게 명령하고 강요하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면 자녀들에게 “공부해라.”라고 하든지 인심이나 쓰는 것처럼 “오늘은 공부하지 않아도 돼.”라고하는 사람이 많다. 전혜성은 이러한 태도가 잘못되었가고 본다. 공부는 자녀가 자기 인생을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일방적으로 공부하라 마라고 명령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자녀가 무엇을 하든지 자녀가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자녀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여러 자료를 가지고 설명하고 선택하게 해야 하며, 그러한 선택을 했을 때 자기의 장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박사(전혜성씨 남편이 고씨이다) 가족이 규율도 없이 내버려 두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도 엄한 규율이 있다. 이러한 규율을 대개 가족회의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그의 자녀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반드시 숙제를 마쳐야 다른 것을 할 수 있다. 친구들이 놀러와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친구들이 놀러오면 고박사네 자녀들이 숙제하는 것을 지키보고 있다가 끝나면 같이 놀던지 아니면 함께 공부를 해야 한다. 결국 대개 함께 공부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숙제를 잘 하지 않는 자녀를 둔 이웃집 사람들이 숙제를 시키기 위해 일부러 고박사네 집으로 아이들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번은 자녀 중에 한 사람이 밤늦게까지 연락 없이 귀가를 하지 않는 적이 있었는데, 해변에 갔다가 공중 전화도 없고 해서 연락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 자녀는 외출금지의 벌을 받았다.

4. 한국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를 조화시킨다.

다음으로 그의 자녀 교육법에 특기할 만하다도 느껴지는 것은 한국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를 조화시키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그는 가장의 권위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남편을 가장으로 대했고 권위를 세워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때로는 남편이 야속할 때도 있고 괘씸할 때도 있지만 가장으로 생각하면 그러한 생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생각하는 가장의 권위가 옛 가부장처럼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가족이 순종하는 그런 권위는 아니었다. 분명한 것은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나 자녀 교육을 위해서나 가장의 엄함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권위는 아내인 자기가 남편을 가장으로 존중해줄 때 바로 선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엄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필요하다. 둘 다 엄하다든지 둘 다 부드럽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많은 가정에서 가장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지고 있고, 남편은 단지 돈이나 벌어오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이렇게 되니 가정에 질서가 사라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심지어는 어떤 가정에서는 남편이 돈을 많이 못벌어 온다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조차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스스로 자기 가정을 해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아내가 남편을 우습게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아버지의 권위를 생각하고 따라 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고박사네 가족이 가족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 각자의 의견을 소중히 여겨준다. 그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의사소통을 하는 기회가 아주 많다. 토요일에는 가족회의를 한다. 가족회의는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주재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많은 것들이 결정되는 것 같다. 식사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함께 한다. 함께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크리스찬 가족이므로 교회에서 하는 캠프에 함께 참가하기도 하고, 함께 기도하기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규칙을 만들고 가족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서로의 관심사나 고민들을 틀어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평등한 인격을 인정하면서도 가장의 권위도 함께 인정하는 가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국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의 조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5. 정체성을 확립한다.

정체성이란 자기가 누구인가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라고 본다. 외국에 나가 살다보면 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그의 자녀들이 미국에 살았으므로 당연히 이 부분에 상당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의 자녀들이 한국계 미국인임을 분명히 인식시키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가 자녀를 키울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후진국이었므로 이 문제는 더욱더 심각했을 것이다. 그들 부부는 뉴스에 한국이나 동양에 대한 좋은 기사 나오면 반드시 아이들에게 알려 자긍심을 가지게 했고, 제주도로 데려가 고씨 전설을 이야기 해주면서 그들이 옛 탐라국 왕족의 후예임 알려 자긍심을 가지게 했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는 반드시 한국어를 사용하게 하였는데, 이렇게 되다 보니 그의 집에 놀러온 아이들도 자기들도 모르게 한국어를 배우기 했다는 것이다. 한번은 이웃집 부모가 와서 “운동화(한국말)가 무엇이지요? 얘가 운동화를 사달라는데 운동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사주죠.”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의 자녀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고 한다. 즉 미국에 사는 소수민족이었지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확립은 외국에 살고 있는 교포 뿐만아니라 국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체성이 상실되어서는 자기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어렵다. 학교에서는 국어나 도덕 같은 과목에서 학생들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기 위해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자녀들 앞에서 함부로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흐트려 놓은 말을 하는데 이는 자녀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제 블로그에 오셔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고 차분하게 정리하는 능력도 적어 제대로 적지를 못했습니다. 직접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방법으로 자녀 교육에 성공했다고 해서 같은 방법으로 나도 성공할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부모와 자녀가가 지니고 있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참고로 할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