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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실천이 힘

서원365 2007. 2. 20. 19:54

 

지은이 :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싱어

        

 4살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 어린이를 혼자 둔 방 안에 맛있는 마시멜로를 놓아두고 어린이와 약속을 한다. 만약에 15분 동안 먹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 2개의 마시멜로를 주겠다. 이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을 10년 후에 참아낸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사이에 어떤 차이가 생겼는가를 조사했는데, 참아낸 아이가 훨씬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이 책은 마시멜로를 한꺼번에 먹어치우는 것과 더 많은 마시멜로를 위해 참아내는 것의 차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좀 참아두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욕망을 채우려다 보니 더 많은 것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린다. 저자는 이런 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책은 특별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책은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책들이 자신의 삶의 경험을 통해 직설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설명한다. 그런데 반해 이 책은 사장 조나단과 그의 운전 기사 찰리가 차 중에서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조나단은 자신의 삶의 경험을 찰리에게 이야기하면서, 십자말 풀이하듯 찰리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방법인 산파술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대화를 통해, 아무 생각없이 마시멜로를 눈에 띄는 대로 먹어치우는 찰리가, 더 많은 마시멜로를 얻기 위해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마음을  참는 쪽으로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가슴에 와닿는다. 저자가 주장하는 삶의 지혜가 실제로 적용된 예를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햄버거를 먹고 있는 찰리를 보고 조나단이 “자네 또 마시멜로를 먹고 있구만.” 햄버거를 먹고 있던 찰리였는데 마시멜로라니. 이상하게 여긴 찰리가 묻자 마시멜로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 이야기가 위의 첫 부분에 쓴 내용이다. 그리고 이어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로 진행된다.

찰리는 고등학교 때 멋진 차를 샀다. 차를 사고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차를 유지하는 것은 고등학생으로서는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시간과 정열을 몽땅 투자했다. 덕분에 멋진 차를 가진 그에게는 예쁜 여학생들이 참 많았다. 여학생 이름이 수첩을 꽉 채울 정도였다. 황홀한 생활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금은 겨우 사장의 자가용을 모는 운전 기사가 되어 있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조나단은 고등학교 때 싸구려 헌 차를 몰았다. 가끔은 여학생과 데이트를 했지만 그 당시의 시간과 정열을 훗날을 위해 투자했다. 그리하여 대학에 진학하였고,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자세 덕분에 지금은 사장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 보고 부러워하고 있다. 결혼도 맘에 드는 여성과 잘 했다. 지혜로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점은 눈앞의 만족에 매달리느냐 미래를 위해 지금의 유혹을 참을 줄 아느냐의 차이라는 이야기다. 조나단은 마시멜로를 먹어치우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치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아룬 간디를 교육시킨 아룬 간디의 아버지 이야기도 있고, 8번째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마시멜로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경제난에 허덕이는 반면에 한국과 같은 나라는 더 많은 마시멜로를 위해 마시멜로를 먹고싶은 마음을 잘 참은 나라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 나라가 과연 더 많은 마시멜로를 위해 마시멜로를 먹고싶은 마음을 잘 참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막막하다. 신문팔이를 하여 어렵게 살아가던 베네수엘라의 드 아르마스가 비록 적은 수입이지만 반드시 떼어내어 저축을 하고 그것으로 신문 가판대를 하나 하나 사들이다가 결국 베네수엘라 최대의 출판사 미디어 회사를 사들인 얘기도 있다.


조나단의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으면서 찰리는 빠르게 변화해 간다. 우선 조나단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정리해두고, 자신의 생활을 돌아본다. 회사에서 무료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햄버거를 사먹는 자신의 생활, 술집에 자주 들러 팁을 주는 자신의 모습, 포커 게임을 하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 그래서 늘 지갑에는 50달러 정도 밖에 없고 아무런 비전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찰리는 우선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고, 식사는 회사에서 해결하기로 한다. 술집이나 포커게임하는 시간을 줄인다. 그리고는 어느새 쌓여 있는 돈을 보고 놀라고 대견해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마시멜로를 사다가 방안에 놓아두고 먹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 마음 속의 마시멜로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를 즐긴다.


그런데 단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기만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황홀한 유혹을 참는 대신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를 실천해야 한다. 찰리는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철저한 저축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대학 입학을 위한 준비를 한 뒤 결국 대학에 입학한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고 운전 기사 사직서를 내러 갔을 때 조나단은 찰리가 4년동안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등록금이 든 봉투를 건네준다. 찰리도 나중에 다른 젊은이에게 그렇게 해주기를 부탁하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자는 기회가 주어져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는 기회도 많이 생기고 도움도 주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크게 공감한 것은 첫부분이었다.

햇살 뜨거운 어느 여름날 오후, 개구리 세 마리가 나뭇잎에 올라탄 채 유유히 강물을 떠내려가고 있었다. 나뭇잎이 강의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그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결심했다는 듯 단호하게 외쳤다.

“너무 더워. 난 물속으로 뛰어들 테야!.”

다른 개구리들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나뭇잎에는 개구리가 몇 마리 남았을까?


답은 세 마리. 사실 사람들이 몰라서 못하는 경우나 결심을 하지 않아서 못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결심했다고 해서 실천으로 옮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뻔히 알면서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도 없이 결심을 하면서도 결국 끈기 있게 실천에 옮기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실천이 진정한 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