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오대산 노스님과 인과 이야기

서원365 2007. 12. 9. 19:48
 

 

원저자 : 묘법

1916년 출생, 중국 오대산에서 폐관 수행. 인과법문을 통해 업장을 소멸시킴으로써 병을 치유하는 힘을 지녔음. 2004년 입적.

엮은이 : 과경

옮긴이 : 정원규

펴낸곳 : 불광출판사

펴낸때 : 2007년 5월 5쇄


1. 읽게 된 동기

함께 학교에서 근무하시던 도덕과 이철수 선생님께서 지병으로 세상을 뜨셨다. 문상을 가서 예전에 함께 근무하시다가 공립으로 가신 대학 선배님이신 이동규 선생님을 만나 뵈었는데, 선배님께서 이 책을 선물해주셨다. 책을 받은 것은 올해 9월이었는데, 이제야 겨우 다 읽었다.


2. 책의 구성

50가지의 인과(因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사람들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들에 대해 묘법 스님이 업장 때문에 병이 생겼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해결 방법을 알려주어 병이 신기하게 치료되었다는 일화들이다. 이를 통해 세상의 일들이 치밀한 인과응보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선인선보 악인악보(善因善報 惡因惡報)는 피해 갈 수 없으니, 결국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선업(善業)을 많이 쌓고 악업(惡業)을 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 기록되어 있는 몇 가지 예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1) 농민 장(章)씨가 폐암에 걸렸는데 백약이 무효였다. 묘법 스님에게 가니 닭을 많이 죽였으며, 특히 남의 집의 큰 수탉 한 마리를 훔쳐 잡은 적이 있지 않느냐고 하였다. 사실이라고 하지 그의 병은 그로 인한 과보라고 하였다. 진정으로 참회하고 지장경을 7번 독송하고 스님을 초청하여 그 닭을 천도해주라고 하였다. 또 육식을 금하고 오신채와 술 담배를 끊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장씨는 병이 완쾌되었다.


2) 공장 기술자 한 사람이 묘범 스님을 만나자 묘법 스님은 대뜸 “허리가 아파서 왔군요.”라고 말하였다. 사실이었다. 기술자에게 공장의 물건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런 사실이 있다고 하자 이것은 도둑질이니 그로 인해 생긴 병이라고 하였다. 진심으로 참회하고 공장에 지은 죄를 공으로써 갚도록 하라고 하였다. 그 후 기술자의 허리는 다 나았다.


3) 어둠 공포증이 심한 사람이 있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집안의 모든 등불을 켜놓아야 할 정도였다. 묘법 스님은 그가 전생에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는 전생에서 가난하게 살았는데, 그 마을에는 밤에 행인들이 잘 다니도록 밖에 등불을 켜놓는 착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둠 공포증 환자는 전생에서 그 등불의 기름을 몰래 훔쳐 쓰곤 했다는 것이다.


4) 노거사 한 사람은 위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묘법 스님은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서 이쑤시게를 여러 개 쓰는 일이 없느냐고 물었다. 과연 있다고 하니까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고 물건을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된다며 남의 물건을 주인의 허락이 있었다고 해서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묘법 스님은 자신이 쌓은 업보는 결코 피해 갈 수 없다고 하였다. 우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모두 인과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5계(不偸盜, 不殺生, 不妄語, 不思淫, 不飮酒)를 범하는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나 남을 괴롭히는 것, 육식을 하는 것, 물건을 낭비하는 것 등 모든 악업(惡業)이 쌓이면, 결국 그것이 자기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반대로 선업(善業)이 복을 줌은 말할 나위 없다. 현생(現生)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생(來生)에라도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미 저지른 악업은 어찌해야 하는가? 환자마다 약간씩 대답이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이다. 진심으로 참회해야 한다. 『지장경』이나 『양황보참』, 『대비주』를 독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선업(善業)을 쌓은 것도 좋다.


「부록」에는 ‘묘법 스님의 법문’ ‘선화 상인의 법문’ ‘고행두타 묘림 스님 이야기’가 실려 있다.


3. 인과와 윤회

 물질의 세계에는 원인과 결과 사이에 일정한 법칙이 있다. 아직 알아내지 못한 인과 관계도 많겠지만 이미 알아낸 것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에도 선악에 따른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것인가? 이 책은 그러한 법칙이 분명히 존재하고 또 워낙 치밀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한다. 하늘 그물이 넓고 엉성한 것처럼 보여도 새는 법이 없다(天網恢恢 疎而不漏)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악행을 일삼는데도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탈세, 불법, 탈법, 사기, 심지어 남을 해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데도 별탈이 없이 살아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반드시 과보를 받게 되고 이생에서 아니면 내세에는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릇이 덜 찼을 때는 모르지만 결국 차면 넘치듯이 악업도 결국 한계를 넘어서면 큰 재앙이 된다는 것이다.(惡鑵若滿 天必誅之)

 

 불교에서는 자신이 쌓은 업(業)에 따라 내세가 결정되며 인간으로 태어나 행불행을 겪을 뿐만 아니라, 지옥, 아귀, 수라, 축생, 천상 등 육도 윤회를 한다고 한다.

 

 사실 대부분의 종교와 도덕이 인과응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살면 벌을 받는다는 아주 간단한 법칙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는 좀 더 정밀하고 넓게 인과응보의 법칙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인생살이 모든 것이 인과법칙에 따라 이루어지는가? 그것을 믿고 안 믿고는 그야말로 믿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눈이 밝지 못한 범인들로서는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는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이미 그 복을 받고 있고, 원망과 미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이미 그 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므로 그것만으로 이미 즐겁고 행복하다. 대신에 원망과 미움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하루하루의 일상이 괴롭고 원망스러우며,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움의 대상이 되므로 결국 괴로운 나날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과법칙이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는 별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분명하게 생각한 것은 하루하루의 삶이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또 수많은 생명체들의 희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감사하고 미안한 일이다. 나는 일찍부터 이런 생각해왔다. 그러나 실천은 그리 분명하질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 세 끼 식사 시간 전만이라도 감사의 기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물건들 대부분이 생명체를 희생해서 만들었고, 음식물은 더욱 그렇다. 내가 물건을 아껴 쓰고 음식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결국 생명을 사랑하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이 또한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묘법 스님은 육식을 하지 말 것이며, 물건 하나도 헛되이 하지마라고 하였다. 참으로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무생물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아껴씀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더 여유 있게 쓸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