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서원365 2008. 2. 21. 08:41

 

지은이 : 앤디 앤드루스

옮긴이 : 이종인

펴낸 곳 : 세종 서적


이 책은 우리 가족이 함께 읽은 책 중의 하나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시작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시』, 『불교우화』, 그리고 이 책까지 왔다.


이 책은 구성이 재미있다.


 주인공 데이비드 폰더는 실직을 하게 되었다. 임시로 얻은 철물점에서도 쫓겨났다. 그런데다 딸 제니가 편도선이 부어 병원에 입원하는 절박한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내 앨렌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던 그는 지금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폰더가 마지막으로 생각해낸 것은 가족을 위하여 고의로 교통 사고를 내고 생명 보험금을 타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결국 폰더는 교통 사고를 내게 된다. 그러면서 “왜 하필 나란 말입니까?”하고 소리친다. 그와 동시에 시간의 블랙 홀로 빠져든다. 이때부터 폰더의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저자는 삶에서 중요한 일곱 가지 원칙을 각 원칙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역사적 인물과 결부시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역사적 인물을 폰더가 시간 여행을 통해 직접 만나고 그들로부터 한 가지씩 삶의 원칙이 적혀 있는 메모를 받는다는 재미있는 구성을 택하고 있다.


 폰더가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트루먼 대통령이다. 트루먼 대통령은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인물이다. 여기서 결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메모의 내용은 이렇다. “자기의 과거는 모두 자신의 책임이다. 성공과 실패, 재정적, 신체적, 심리적인 것 등 모든 것은 자기의 선택에 의한 것이다. 현재와 미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자기의 선택과 무관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수도 있고, 모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노심초사하여 일을 추진했지만 계속 실패하는 수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불교에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전생의 업(業) 때문이라고 한다. 업이라는 것은 자기가 선택한 행위의 결과이니 결국 자신의 선택의 결과가 된다. 그런데 설령 이런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남 탓으로 돌리거나 운 탓으로 돌려서는 결코 상황이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단지 자기  변명이나 자기 위안이 될 뿐이다.


 폰더가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솔로몬이다. 유명한 ‘한 아이와 두 어머니에 관한 재판’ 현장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따라서 주제는 당연히 지혜가 된다.

“나는 지혜를 찾겠다. 과거는 결코 바꿀 수 없지만 나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오늘 내 행동을 바꿈으로써 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책과 자료를 열심히 읽고 반대되는 것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 친구를 조심해서 사귄다.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다.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된다. 지혜를 찾는 방법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남에게 봉사하는 것을 제시한 것이 이채롭다. 폰더가 솔로몬을 만났을 때, 솔로몬은 이렇게 얘기한다. “왕이 왕처럼 행동하기 시작할 때에는 머지않아 다른 사람에게 왕의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지! 현명한 사람은 봉사하는 사람일세.”

겸손하지 못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我慢(아만)이 눈을 가려 세상을 바로 볼 수 없다. 사실 실상을 바로 알면 교만할레야 교만할 수가 없다.


 폰더는 솔로몬과 헤어지고 이번에는 남북전쟁 때 연대장으로서 케티즈버거 전투에서 승리한 체임벌린을 만난다. 그는 총알도 떨어지고 엄청난 병력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백병전을 전개하여 적을 물리쳤다.

여기서 저자가 제시하는 삶의 원칙은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란 적극적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것, 앞장서서 리드하는 것, 과감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콜럼버스와의 만남을 통해서는 운명의 개척에 대해서 얘기한다.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는 원칙이다. 콜럼버스는 신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미지의 세계를 배를 몰아가 결국 아메리카에 도착한다. 지구구체설만 믿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로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 콜럼버스는 결국 그가 가고자 하는 인도에 가지는 못했지만 유럽인에게 미지의 세계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우리의 미래 역시 이와 같다. 끝없는 망설임은 아무 것도 이루어 낼 수 없다.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한 걸음이라도 떼어 놓아야 한다.


 안네 프랑크는 나치에 점령된 네덜란드에서 유태인으로서 숨어 지내는 삶을 살았다. 참으로 불안하고 비참한 나날이다. 그런데 안네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 나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고 말해요. 설혹 슬픈 일이 있더라도 거울을 보면서 미소 짓고 웃는답니다. 그러면 나는 곧 행복해져요.”

이런 이야기도 있다. “나는 독일인, 아리아인, 아프리카인이라는 사실이 그 개인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위대함은 그 개인이 남자냐 혹은 여자냐 하는 것도 상관없어요. 정말 중요한 내용이라면  우리 자신이 그 안에 뭘 넣겠느냐고 선택한 것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안네 프랑크와의 만남에서 제시된 삶의 원칙은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이다. 참 이상한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이 말이 맞다. 누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을 거부할 것인가? 누구나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일까? 그러나 사람들은 행복을 선택한다고 하면서 실은 마음으로 불행을 늘 생각하고 불행한 자기 자신을 늘 생각한다. 행복한 모습의 자기 자신을 생각해놓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늘 생각한다. 그러면서 불행에 빠져버린다.

“오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 나는 매일 매일을 웃음으로 맞이하겠다. … 아침에 깨면 6초 동안 맘껏 웃겠다. … 웃음은 열광의 표현이다. 나는 열광이 세상을 움직이는 연료라는 것을 안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웃음으로 맞이하겠다. …어떤 현자는 말했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노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노래 부르기 때문에 행복하다.’ ”


 링컨이 케티즈버그에서 연설하기 직전에 폰더는 만난다. 여기서 링컨은 용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내가 사람들을 용서해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용서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 나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상대방은 3회 이하, 7회 이하, 혹은 17회 이하만 잘못을 저질러야 한다. 이렇게 적혀 있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용서는 공짜로 나누어 주는 선물이다. 내가 남을 용서해주면 내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 증오를 해소시켜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다. 이처럼 남에게 그저 베풀어주는 용서는 또한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기도 한다.”

참 멋있는 말이다. 남을 미워하는 동안은 상대방이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괴롭고 내 자신이 먼저 상처를 받는다.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사실은 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사실 용서할 나도 용서 받을 상대방도 없다. 용서니 복수니 하는 것이 모두가 아집과 我想(아상)으로부터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놓아버리면 용서라는 말 자체가 필요없다.

 링컨은 한 마디 덧붙인다. “자네는 오랫동안 용서해주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어. … 바로 자네 자신일세. … 그러니 자네 또한 자네에게 화를 내지 말게. 자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다시 시작하게.”


 마지막으로 폰더는 가브리엘 대천사를 만난다. 주제는 믿음과 감사이다. 가브리엘과 만난 장소에는 사람들이 실행하려 했다가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이 끝도 없이 쌓여 있다. 믿음을 가지고 조금만 더 기도하고 일했다면 이루어졌을 뻔 했던 것들이다. 거기에는 폰더가 낳으려고 했던 딸의 사진도 있다. 가브리엘은 또 현재의 인류보다 훨씬 고도로 발달했던 문명들 이야기도 한다. 그러한 것들이 왜 사라졌을까? 가브리엘은 감사할 줄 모르는 거만함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현재의 인류가 안고 있는 위기의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가브리엘이 제시한 삶의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치고 힘든 상황이 오면 뒤로 물러선다. 나는 그 대부분의 사람이 아니다.”


  폰더가 마지막 시간 여행을 한 곳은 그 자신의 미래였다. 많은 빌딩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성공한 사람이 그의 미래이다.


 그가 제시한 삶의 원칙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1. 공은 여기서 멈춘다. 나는 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하여 총체적인 책임을 진다.

 2. 나는 지혜를 찾아 나서겠다. 나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되겠다.

 3.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 순간을 잡는다. 지금을 선택한다.

 4.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나에게는 단호한 의지가 있다.

 5. 오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6. 나는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하겠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하겠다.

 7.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겠다. 나에게는 믿음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사람들의 삶은 다양해서, 병과 체질에 따라 처방이 다른 것처럼, 강조되어야 할 삶의 원칙이나 삶의 지혜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진지함과 신중함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되기도 한다.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사람도 있지만 과감하게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원칙들은 실천력이 부족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 운이나 남 타령을 많이 하는 사람,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원칙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머리 속에서만 생각하고 실천한다. 그러다가 시간만 보낸다. 이런 사람에게 이 원칙들이 필요하다. 나는 이 중에서 원칙 3을 선택해서 실천해보기로 한다.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 순간을 잡는다. 지금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