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신심명

신심명-1

서원365 2008. 5. 5. 20:15
 

『信心銘』은 3조 僧璨(승찬) 대사가 지은 것이다. 절구의 형태를 갖춘 총 584자의아주 짧은 글이다. 승찬 대사는 출가하기 전에 나병환자였으며, 그 병 때문에 매우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자기가 큰 죄를 지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다가 2조 慧可(혜가) 대사를 찾아가 하소연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혜가 대사는

“그대에게 죄가 많아 그렇다고 하니 죄를 가져와 내게 보인다면 그 죄를 참회시켜주겠다.”

라고 했다고 한다. 죄는 당연히 찾을 수 없다.

“아무리 찾아도 죄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대는 그저 불법승 삼보에 의지해 안주하라.”

“지금 화상을 뵙고 승보라는 것을 알았는데, 어떤 것을 불보라고 하고, 법보라고 합니까?”

“마음이 부처다. 또 마음이 법이다. 법과 부처는 둘이 아니다. 승보도 결국 마음이다. 마음 밖에 다른 것이 없다. … 불법승만 마음이 아니라 온 우주법계가 다 마음이다.”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성품은 마음 안에도 없고 마음 밖에도 없고, 도 중간에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음이 그러하듯이 불보와 법보도 둘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1. () () () () () () () ()

 

* 지극한 진리는 어렵지 않으니, 간택함을 싫어할 뿐이다.

 

* 嫌(혐) : 싫어하다  간(揀) : 가리다  택(擇) : 고르다  揀은 가려서 버리는 것이고, 擇은 가려서 취하는 것이다.

 

 도는 진리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實相(실상)이라고도 한다. 진리에 따르면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번뇌에 빠지게 되니, 도는 행복의 길, 자유의 길이다. 보통 진리라고 하면 고차원적이고 난해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결코 그렇지 않다. 간택만 하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나름대로 자기의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을 요리 조리 잰다. 그래서 자기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부정하고 맞으면 받아들인다. 그러나 나의 기준과 세상 돌아가는 것은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내가 세운 기준으로만 세상을 보려고 하면 이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를 분별심이라고 한다. 분별심은 다시 집착이 되고 번뇌가 된다.

 

 

 

2. () () () () () () () ()

 

*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환하게 명백하리라.

* 洞然 : 막힘이 없이 확 트여 밝고 환함 

 憎愛(증애)나 위의 간택이나 같은 말이다. 그냥 일상사를 살펴보더라도 증애하는 마음이 세상을 바로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연애를 할 때는 내 애인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이지만, 갈라설 때는 누구보다도 싫은 존재로 바뀐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던 그나, 누구보다도 싫은 존재인 그는 그다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단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학생들이 가끔 심각한 말썽을 부려 학부모들이 소환되어 학교로 온다. 그런데 그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자기 아이는 착하고 괜찮은데 친구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나쁘다는 친구의 부모도 대개는 똑 같은 말을 한다. 그러다보면 학생들의 부모들이 상대방 학생들을 미워하고 나아가서 부모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제3자가 보면 누가 더 나쁘다고 할 것도 없다.

 

 선거 때도 이런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는 더 큰 잘못이 있어도 감싸고 괜찮을 것처럼 말하고, 상대 후보는 작은 잘못도 대단히 큰 잘못인 것처럼 말한다.

물건도 그러하니, 내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건은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지지만, 귀찮고 싫어하는 꺼리는 물건은 그 반대이다.

 

 그러나 이렇게 보이는 것들은 자기의 증애하는 마음에 의해 왜곡된 것일 뿐이다. 일체에는 소중하거나 그렇지 않음이 없다.

 

 

 

 3. () () () () () () () ()

 

 

*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다면 천지처럼 멀어진다.

* 毫(호) : 가는 털  釐(리) : 수나 무게 등의 아주 작은 단위  縣(현) : 매달다 隔(격) : 사이 

 

 대상은 동일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간택과 증애의 대상으로써의 세상과 간택과 증애 없이 평등하게 보는 세상은 동

일한 세상이지만 하늘과 땅 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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