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신심명

신심명-5

서원365 2008. 5. 15. 20:18
 

31. () () () () () () () ()

* 대도는 본체가 너그러워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다.

 대도체관이나 재함만상(齋含萬象)이나 같은 말이다. 틀을 만들고 억지로 기준을 세우니

용납하지 못할 것이 수두룩하지만, 도에서 보면 수용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 정밀한

것은 도이고 거친 것은 도가 아니다 라고 하니 치우치고 무리 지어 용납하지 못할 것이

많게 된다. 그러나 대도에서 본다면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어서 모든 것이 평등하고

자유롭다.


32.  () () () () () () () ()

* 작은 견해로 의심하여 급하게 굴지만 더욱 늦어진다.

* 遲(지) - 늦다.

 이리 저리 요량하고 짐작하고 의심하고 재며 급하게 하려 하면 오히려 답답하고 막히고

그렇다. 바둑을 두다 보면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수가 보이지 않다가 마음을 비우고, 한

발 물러서면 오히려 수가 더 잘 보인다. 세상살이 이치도 이와 같다.   더구나 이러 저리

재고 의심하는 것은 자기의 기준이나 틀을 가지고 본다는 것이니,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이다. 마음만 급하고 답답할 뿐이다.


33. () () () () () () () ()

* 집착하여 법도를 잃으면 반드시 잘못된 길에 들어서게 된다.

 邪路(사로)는 至道(지도)의 반대말이다.  至道(지도)는 집착하기보다 집착을 놓아버리면

어느새 거기에 가있게 된다. 집착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나름의 기준을 정하여 거기에 매

달리는 것이다.


34.  () () () () () () () ()

* 놓아버리면 저절로 그러하니 진리 본체는 가고 머무는 것이 없다.

 방지(放之)는 집지(執之)하지 않음을 말한다. 무엇을 놓아버리는 것인가? 간택함을 놓아

버리는 것이다. 일체의 틀과 기준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리하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도

의 상태가 된다.

 머무는 것만이 至道(지도)의 참모습이 아니며, 움직이는 것만이 참모습인 것도 아니다.

움직이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는 것이 그 모습이다. 이는 마음의 모습이기도 하다. 세상만

사가 그러하다.


35. () () () () () () () ()

* 본성에 맡겨두면 자유롭고 번뇌를 끊는다.

* 逍遙(소요) - 逍(소)와 遙(요)는 거닐다. 소요는 한가로이 거닐다. 심중에 걸림이 없이 유유자적하다.

『장자』 내편에 보면 「逍遙遊」편이 있다. 주제는 큰 지혜가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이런

말이 나온다.

“만약 하늘과 땅의 참 모습을 타고 날씨의 변화를 따라 무궁함에 노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디에 의지하는 데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지인(至人)은 자기가 없고, 신인(神人)은

 이룬 공이 없고, 성인(聖人)은 이름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하면 천지 변화에 맡기는 것이며, 천지 변화란 도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

로 도에 맡겨 둔다는 것이 큰 지혜라는 것이다. 이는 助長(조장)이나 人爲(인위)와는 반

대되는 개념이다.

 본성에 맡겨둔다는 것이 결국 이와 같은 의미이다. 본성은 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본성에 맡겨두면 자연히 도와 합치되고, 그리되면 자유로운 경지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다.

도는 이룩하는 것이 아니며, 도달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도를 떠난 적이 없으며, 떠날

수도 없다. 단지 틀이나 분별심, 집착 같은 것 때문에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

므로 이러한 마음을 내지 않기만 하면 그냥 도와 함께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36. () () () () () () () ()

* 생각에 얽매이면 참됨과 어긋나고, 혼침도 좋지 않다.

* 繫(계) - 매다  乖(괴) - 어그러지다. 昏沈(혼침)은 졸리는 것을 말한다.

수도할 때 망상에 얽매이는 것도 좋지 않지만 멍하거나 졸리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37. () () () () () () () ()

* 좋지 않은 것과 정신을 수고롭게 하는 것이 어찌 멀고 가까움이 있을까?

 不好(불호)는 위의 昏沈(혼침)을 말하며 勞神(로신)은 繫念(계념)을 말한다. 둘다 좋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지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열심히 생각을 굴려 망상에 얽

매인다고 해서 멍하니 조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38. () () () () () () () ()

* 일승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육진을 싫어하지 마라.

* 一乘(일승) - 佛乘(불승)   六塵(육진) - 眼耳鼻舌身意(안이비설신의)를 六根(육근)이라 하고 그 대상이 되는

色聲香味觸法(색성향미촉법)을 육진이라고 한다.

육진경계에 얽매여서는 안 되겠지만, 그것을 떠나 따로 道(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39. () () () () () () () ()

* 육진을 싫어하지 않음이 도리어 정각과 같다.


40. () () () () () () () ()

* 지혜로운 사람은 무위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를 속박한다.

무위는 위의 任性合道(임성합도) 즉, 본성에 맡겨 둠을 말한다. 조장하지 아니한다.

틀이나 기준을 세우지 않는다. 이런 뜻이다. 모든 것이 도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도

아닌 것이 없다. 그런데 어리석게 분별하고 틀을 만들고 하여 스스로를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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