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절과 교육■/자녀교육

내 자녀 교육 돌아보면 1

서원365 2008. 8. 23. 13:34

 자식 농사만큼 어려운 농사가 없다고들 말한다. 맞는 말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핵가족화 되어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과거 확대 가족 속에서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아이를 키웠다. 아이의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백부, 숙부, 시집가지 않은 고모, 그리고 형이나 누나가 모두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이렇다보니 가정 속에서 대부분의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한 사람의 실수가 아이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물론 자녀들이 많다보니,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는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아이들의 수가 매우 적다. 그래서 아이들이 성장을 끝낼 때까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다. 또 가정에서 만나는 어른은 부모밖에 없어 부모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오늘날 아이들이 어떤 부모를 만나는가 하는 것은 숙명적으로 아이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하기도 한다. 이 말은 부모가 올바른 교육을 하면 매우 좋지만 잘못된 교육을 할 경우 아이에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준다는 뜻이 된다. 특히 신세대 부부들이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잡느라고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데는 거의 다 왕초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고 나서 돌아보면 후회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앞으로 낳아 키울 사람들이 실수하기 쉬운 것이, 너무 눈앞의 결과에 조급하기 쉽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의 집 아이는 뭐도 잘 하고 뭐도 잘 하는 것 같은데 내 아이는 영 그렇지 않은 것 같을 때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급히 서둔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자칫하면 역효과가 나기 쉽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기 아이가 남들 아이보다 못해도 아이의 수준과 능력에 맞추어 아이가 실증을 느끼지 않도록 속도를 맞추어야 하지, 그것을 넘으면 기대하는 바를 거둘 수 없다.

 

 그러므로 시작해야 하는 시기, 시작하고 나서 진행하는 속도 등을 깊이 생각해서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가 뛰어난 학식을 갖추었어도 자식의 교육은 남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여기서 교육이라는 것은 인성 교육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교육을 말한다. 왜냐하면 어지간한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식이 자기가 생각했던 만큼 따라오지 못하면, 자기가 잘못하는 것보다 훨씬 짜증이 나고, 그렇게 되면 아이에게 짜증을 내게 된다. 그 다음의 결과는 어찌 될지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다. 자식은 부모와 공부하는 것이 정말 싫은 일이 될 수밖에 없고, 나아가서 공부 그 자체가 싫어진다. 그러면 모든 것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은 끝이다. 그러므로 자기 아이를 남의 아이처럼 객관적으로 볼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그만 두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어떤 부모는 아이들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보다가, 제대로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부모가 빼앗아서 대신 풀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도 돌아보면 이런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만약 아이가 문제를 풀지 못해서 질문을 하면 최소한의 힌트만 주면된다. 이때도 “성급하게 그것도 못해?”라고 하면 아이에게 “너는 그 정도밖에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알려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느 교장 선생님이 교사들에게 연수를 하면서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것 세 가지를 말한 적이 있다. 그 분이 말한 것은 건강, 인내심, 창의력이었다. 그런데 이 중 인내심은 자녀 교육에도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