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절과 교육■/자녀교육

내 자녀 교육 돌아보면 2

서원365 2008. 9. 9. 19:26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늘 진지하고 신중하기가 어렵다. 때로는 짜증도 나고, 화가 났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기분대로 말을 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교단에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여서, 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그날 기분이 평상시와 많이 다를 경우에는 평상심을 잃어버리게 되곤 한다.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진지하게 하는 말에는 신중하게 사려 깊게 대처해야 한다. 때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할 때가 많지만 그럴 경우에도 아이의 말에 진실성과 진지함이 담겨 있다면 반드시 여기에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엄마, 내 방에 있는 인형이 밤만 되면 빙글 빙글 돌아.”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므로 무시해도 될 듯한 말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말 뒤에는 대단히 심각한 심리 상태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혼자 자는 것에 대해 심각한 공포를 느끼고 있을 수도 있고, 정신병의 시초일 수도 있다. 만약 이럴 경우 초기에 대처하면 별일이 없을 것을 건성으로 넘기는 바람에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아빠, 학교에 가면 화장실에 쥐가 대단히 많아. 학교가기 싫어.”

 이 역시 요즘에는 말이 안 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학교에 가기 싫다는 것이고, 틀림없이 이유는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말이 사실인가 아닌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학교가기 싫은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알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진지하게 대할 때는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망설이기도 한 뒤일 것이다. 이런 경우 건성으로 대하면 아이들은 그 다음부터는 더 심각한 일이 있어도 부모와는 대화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그냥 참든지 아니면 같은 또래들에게 말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대개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가 없기 일쑤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딴에는 심각한 이야기를 했는데 부모가 건성으로 지나치면, 아이는 자기 부모가 자기를 소중히 여기기 않는다고 판단하기 쉽다.

 

 반면에 자기의 말에 진지하게 대해주는 부모를 보고 ‘우리 부모가 나를 참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고, 다음에도 고민거리가 있으면 부모와 상담을 하게 될 것이다.

 

 만약 몹시 바쁘거나 몹시 언짢은 일이 있어 지나쳤다면 나중에라도 사과를 하고  다시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잠시의 방심이 아이에게는 아주 큰일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을 때는, 솔직하게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대답하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보고 제대로 된 답을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