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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2) - 번민 ~ 출가

서원365 2009. 2. 26. 08:09

3. 깊어가는 번민


 가. 결혼

 농경제 이후 태자의 번민은 깊어갔다. 늘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태자의 번민이 깊어감에 따라 슛도다나 왕의 근심도 커졌다. 태자가 언제 출가하려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왕은 태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화려한 궁전을 짓고, 궁녀와 무희들로 하여금 태자를 모시게 하였다. 이런 생활을 태자는 계속했다.

 태자가 17세가 되었다. 왕은 태자를 결혼시키기로 하고 태자비를 간택하였다. 간택된 태자비는 선각(善覺) 장자의 딸인 아쇼다라였다.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태자의 번민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태자비와 궁녀와 무희들 사이에서 호화롭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새 무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노래하다 지쳐 잠이 들었다. 궁녀들과 무희들도 함께 잠이 들었다. 새벽에 잠이 깬 태자는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술잔과 여기 저기 쓰러져 잠든 무희들을 보았다. 그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태자는 아름다움이나 호화로운 생활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무엇인가? 아무리 큰 기쁨도 일순간이며 슬픔도 순간이다. 젊음도 건강도 절대적으로 불변할 수 없다.’


나. 사문출유(四門出遊)

 태자는 다시 우울한 명상의 생활을 하게 되었다. 왕은 태자가 출가할 것을 걱정해 병사들에게 궁성을 철저하게 지키게 했다. 궁녀들에게도 더욱 더 성심껏 태자를 받들라고 지시했다.

 어느 날 태자는 마부 차익과 함께 동쪽 성문으로 나가 별궁으로 향했다. 그때 한 늙은이가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저 사람은 누구이기에 저렇게 모습이 추악한가?”

 “저 사람은 늙은이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늙으면 저렇게 됩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귀천을 막론하고 늙는 것입니다.

 “돌아가자. 별궁에 가 즐겁게 놀 수 없겠다.”

 별궁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태자는 궁성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며칠 뒤 태자는 남쪽 성문을 나가 별궁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병든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바짝 마른 몸에 고통스런 표정으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저 사람은 누구냐?”

 “저 사람은 병자입니다. 사람은 늙거나 몸이 쇠약해지면 병이 듭니다. 온몸이 본래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고 사리 분별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태자는 다시 말을 돌려 궁성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여러 날을 번민하던 싯다르타 태자는 다시 서문을 통하여 별궁으로 향했다. 마부 차익은 또다시 병자나 노인이 눈에 띌까봐 조마조마했다. 조금 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장례를 치르는 장면이었다.

 “저기 저곳에는 왜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 있는가? 모두 슬피 울고 있지 않은가?”

 “저것은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르는 것입니다.”

 태자는 죽음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다.

 “사람은 땅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죽음을 맞이하여 다시 네 가지 요소로 돌아갑니다. 이것을 죽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사람은 죽음으로써 이 세상 모든 것과 이별하게 된다는 말인가?


 서쪽 문을 나갔다가 주검을 보고 돌아온 태자는 이번에는 북쪽 문을 통해 별궁으로 향했다. 성을 나와 얼마쯤 갔을 때 한 사람의 수행자를 만났다. 태자는 수행자의 눈빛을 보고, 그가 모든 근심을 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자는 자신도 모르게 수행자에게 다가가 정중히 절을 했다.

 “출가하여 수행하면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출가 수행은 무상한 인간의 삶을 벗어나 생로병사가 없는 도를 터득해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4. 출가(出家)

 

 가. 출가 결심

 싯다르타 태자는 차츰 출가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어느 날 저녁에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궁녀는 기쁨에 들떠 이 소식을 전했던 것이다. 그러나 싯다르타 태자는 탄식을 하는 듯한 말투로

 “라후라가 태어났구나.”

라고 하였다. 궁녀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라후라란 장애물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라후라의 탄생으로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싯다르타 태자가 라후라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출가할 것이라는 예감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출가의 결심을 굳힌 싯다르타 태자는 출가 수행의 뜻을 전하기 위해 부왕에게로 갔다. 왕은 여러 가지 말로 태자의 출가를 막으려고 하였다.

 “아버님, 한 나라의 왕이 되어 백성들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 나라의 백성보다 더 많은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을 소멸시켜주는 지혜를 얻기 위해 출가를 결심한 것입니다.”

 “너의 소원을 말해봐라.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 그러나 출가만은 말아다오.”

 “제 소원은 죽음을 뛰어 넘는 것입니다. 늙고 죽어가는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면 출가하지 않겠습니다.”

 왕은 화가 나고 슬프기도 했지만 대답할 말이 없었다.


 나. 출가

 싯다르타 태자의 결심은 이미 확고했다. 실행만이 남아 있었다. 2월 8일 밤이었다. 출가를 실행하기로 한 태자는 마부 차익에게 말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차익은 놀랐지만 확고하고 엄숙한 태자의 명령을 어길 수가 없었다.

 태자는 잠든 아쇼다라와 라후라에게 이별하였다. 왕은 태자가 몰래 출가할 것을 염려해 병사들에게 굳게 성문을 지키게 했다. 그러나 그날은 하필 병사들이 잠들어 있었다.

 성을 나온 싯다르타 태자는 아노마라 강을 건너, 머리를 깎고 주변의 바라문과 옷을 바꾸어 입었다.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은 궁성으로 되돌려 보냈다. 화려한 궁중 생활은 이제 끝난 것이다.

 태자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차익을 억지로 돌려보내고 수행의 길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