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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4) - 법을 펴다

서원365 2009. 3. 1. 11:44

7. 전법륜(轉法輪)과 교단의 성립


 가. 미가다바(綠野苑)에서

 이제 고타마는 부처님이 되셨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첫 설법의 상대로 함께 수행한 다섯 비구를 떠올리셨다. 네란자라를 떠나 200Km 정도 떨어진 바라나시의  미가바다로 향하셨다.

 다섯 비구는 부처님을 뵙자마자 모습이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았다. 부처님의 미소 띤 얼굴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심은 남아있었다. 수행을 포기하여 이렇게 변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였다.

 “나의 마음은 모든 장애를 벗어났다. 따라서 아무 것도 분별하지 않는다. 너희는 교만하여 믿지 않기 때문에 악한 과보를 스스로 부르고 있다. 너희는 법을 듣는 귀를 가져야 한다. 법을 들을 준비를 하여라.”

 이렇게 세 번이나 반복하자 비로소 비구들은 합장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절을 올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 극단이 있다. 관능에 따라 쾌락에 빠지는 것, 자기를 지나치게 괴롭혀 쾌락을 벗어버리려는 고행. 이 두 가지는 야비하고 저속하며 괴로운 것이다. 여래는 이 두 가지 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깨달은 사람이다. 중도야말로 범부의 눈을 뜨게 하고 미혹을 벗는 지혜를 낳게 한다.”

 그리고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설하셨다. 팔정도(八正道)와 연기(緣起)를 설하셨다. 이렇게 진리를 설하시기 시작하셨다. 이를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고 한다.


 나. 야사의 출가와 야사 아버지의 귀의

 미가다바에서 첫 설법을 하신 뒤 어느 날, 베나레스의 한 부호의 아들을 만나셨다. 그는 무척 괴로워하고 있었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청년이었다. 그런데 삶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그래서 괴로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괴로움이란 본래 없는 것이다. 인간이 사물에 집착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집착을 버리면 괴로움도 사라진다. 영원한 것은 없다. 욕심도 번뇌도 마찬가지이다.”

 야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비로소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배웠다. 한편 야사의 집에서는 야사가 없어진 것을 알고 찾아다니다가 야사가 어떤 수행자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야사는 고통에서 벗어났음을 말하고 출가의 뜻을 밝혔다. 야사의 아버지는 기뻐하며 흔쾌히 허락하였다.

 그리고 야사의 아버지가 말하였다.

 “부처님 저의 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정각을 이루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산을 바치고 싶습니다. 저의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출가는 하지 않지만 집에 머물면서 부처님께 귀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함께 수행한 다섯 비구 이외에 첫 제자가 야사였으며, 첫 재가(在家) 신도가 야사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야사의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이 부처님께 귀의했으며, 곧 부처님께서 오실 것이라는 소문을 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윽고 부처님께서 여섯 제자와 함께 야사의 집으로 오셨다. 이를 본 사람들은 이 분들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는 찬탄하였다. 그리고 야사의 어머니도 자기 남편처럼 재가 신도가 되겠다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그녀의 귀의를 받아들이셨다. 첫 재가 여신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모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셨다. 사람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였다. 모두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상류층에 속하는 야사의 친구들이 있었다. 이들은 야사와 같은 부족할 것이 없는 사람이 출가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야사에게 묻자 야사는 조용히 네 명의 친구를 부처님께로 데려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네 가지 진리와 여덟 가지 바른 길을 설명하셨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그들은 감탄하면서 출가를 결심했다. 그들이 출가하자 이 소문을 듣고 출가하려고 찾아온 젊은이들이 50명에 이르렀다. 부처님의 제자가 60명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하여 불, 법, 승 삼보가 굳건하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다. 법의 전파

 60명의 제자들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가거라.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하여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가서 가르침을 베풀어라.”

 처음에 부처님의 이러한 말씀을 듣고 너무나 뜻밖이었다. 늘 부처님과 함께 수행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뜻을 명백히 알아차렸다. 진리를 깨달은 자는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중생들을 향해 끝없이 걸어가야 한다.

“비구들아, 고통 받는 중생에게 무상(無上)의 법을 펴기 위해 떠나라. 한 길을 둘이 가지 마라.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남에게 법을 펼 때에는 남에게 존경받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돕지 않고 법을 전한 대가로 먹고 살려고만 한다면 그는 법을 먹는 아귀이다. 너희가 전하는 법을 듣는 사람들은 기쁨에 넘칠 것이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은 보고 자기의 공덕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러한 자도 역시 법을 먹는 아귀에 지나지 않는다.”

 제자들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침묵 사이에는 전법의 서원(誓願)이 강물처럼 흘렀다.


 라. 카샤파(迦葉) 3형제를 제자로

 부처님께서는 인도 문화의 중심지인 마가다국의 왕사성(라자가하)으로 향하셨다. 마가다국에 도착하시자 카샤파 3형제를 만나기 위해 나이란자 강변으로 가셨다. 그들은 바라만교의 바라문들이었는데, 바라문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신도 수는 천 명이나 되었다. 그 중 맏형이 우루빌라카샤파였다.

 우루빌라카샤파를 찾은 부처님께서 화당(火堂)에서 하룻밤만 묵기를 청했다. 바라문교에서는  베다 성전을 읽고 성스러운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며, 불의 신 아그니를 제사지내고 있었다. 우루빌리카샤파는 포악한 용과 독사가 있어 해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괜찮다고 하면서 묵기를 요청하였으므로 카샤파는 허락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화당에서 선정을 하면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오셨다. 그 모습은 들어갈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서워 떠는 곳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나오시는 부처님을 뵙고 카샤파는 그런 무서운 곳에서 하룻밤을 어떻게 지낼 수 있는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에 있다는 용과 뱀은 인간이 만든 허상이오. 나는 세상의 모든 번뇌와 집착을 벗어났으므로 그 무엇도 나를 해칠 수 없으며, 나의 법도 해칠 수 없소.”

 카샤파는 부처님에 범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 챘다. 그러나 자신보다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카샤파는 자신이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서두르지 않고 카샤파를 대할 때 마다 틈틈이 설법을 하셨다. 카샤파는 나이가 많은 바라문이었으며, 품위를 갖추고 있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사색하였다.

 어느 날 많은 신도들이 모이는 큰 제사가 있었다. 카샤파는 마음 속으로 이 제사에 부처님이 나타나지 않으시기를 바랐다. 만약 부처님께서 설법이라도 하시면 신도들이 부처님을 따를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정말로 부처님은 나타나지 않으셨다. 카샤파가 그 이유를 여쭈니 부처님은 카샤파가 부처님을 꺼리는 마음을 그대로 말씀하셨다.

 그러는 가운데 카샤파는 마음으로 이미 부처님께 귀의하고 있었다. 카샤파는 5백명의 제자에게 그의 마음을 말하자 제자들은 모두 찬성하였다. 그들은 이미 부처님의 말씀에 감화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우루빌라카샤파는 오백 명의 제자들과 함께 부처님께 귀의하였으며, 그의 동생들도 모두 제자들을 이끌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1000명에 이르게 되었다.

 * 아그니(Agni) - 불의 신, 때로는 인드라와 맞먹는 위상을 가지기도 한다. 불이 어둠을 퇴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태양이나 번갯불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 여기에 나오는 카샤파 3형제는 보통 가섭존자라고 불리는 마하카샤파와는 다른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