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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6) - 카필라국에서

서원365 2009. 3. 5. 19:50


9. 카필라 국에서


 가. 귀국(歸國)

 싯다르타 태자가 출가한 이래 슛도다나왕은 상심하고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싯다르타 태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부처님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사신을 보내 부처님을 불렀다. 그러나 그때 마다 보낸 사신마저 돌아오지 않았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귀의하여 출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슛도다나왕은 다시 우다이라는 신하를 사신으로 보냈다. 우다이는 태자시절의 부처님과 가장 친했던 신하였다. 우다이는 카필라에서 마가다국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를 온 우다이도 역시 출가하여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러나 우다이는 슛도다나왕의 명을 잊지 않고 있었다.

 추수철이 되자 우다이는 부처님께 카필라국으로 가실 것을 청하였다. 농경국가인 카필라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가면 부담스러울 것을 염려했던 것이다. 부처님은 승낙하였다. 어디 사는 중생인들 진리의 법이 필요치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었다.

 우다이는 부처님의 승낙을 받고 매우 기뻐하면서 카필라로 먼저 가 이 소식을 전하였다.

 슛도다나왕이나 이모 마하파자파티나 아내 아쇼다라 모두 가슴이 설레었다.  카필라국이 축제 분위기가 된 것은 말할 나위 없었다.

 슛도다나왕은 니그로다 숲에 수행자들의 처소를 정하고 성 안의 길을 말끔히 청소했다. 그리고는 부처님을 마중 나갔다. 머리 속에는 화려하고 장엄한 부처님의 행렬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남루한 옷에 탁발을 하고 계셨고, 니그로다 숲의 처소에서 제자들과 늘 조용히 지내셨다. 왕은 부처님에게 빨리 왕궁으로 오라고 전했지만 수행자는 수행자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았다. 수 많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거리를 다니면서 탁발하는 모습은 참으로 진풍경이었다.


 나. 부왕을 만남

 부처님의 탁발 소식은 금새 부왕에게 전해졌다. 왕은 남루한 옷차림으로 탁발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가문을 망신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노여워하였다.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부처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더 이상 가문을 망신시키지 말고 왕궁으로 들어갈 것을 종용했다.

“이것은 우리 집안의 오랜 전통입니다. 제가 말하는 가계는 세속의 왕통이 아닙니다. 과거 모든 부처님들이 불통(佛通)을 말하는 것입니다. 걸식은 스스로의 자만심을 꺾는 것이며, 남의 공덕을 최상으로 아는 것이며, 게으르지 않게 스스로를 단속하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걸식을 통한 구도의 험한 길을 걷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태하고 거만해질 것입니다. 철저하게 소유하지 않는 것이 걸식의 공덕입니다.”

 슛도다나 왕의 불쾌한 마음은 많이 줄어들었다. 부처님은 게송을 들려주었다.

  분발하라. 방일하지 마라.

  선행의 법을 닦아라.

  법을 따라 행하는 이는

  이승이나 저승에서 행복하리.

  선생의 법을 닦는 이는

  악행의 법을 닦지 마라.

  법을 따라 행하는 이는

  이승이나 저승에서 행복하리.

 슛도다나 왕은 부처님의 바루를 받들었다. 그리고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왕궁으로 안내했다.

 아쇼다라는 남편이 출가하고 나서 남편처럼 황토색을 입었다. 하루에 한끼만 먹는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에 한끼 만 먹었다. 숲 속에서 잔다는 말을 듣고 딱딱한 나무에서 잠을 잤다.

 부처님이 오셨다는 말을 들었지만 수행자가 된 남편을 차마 찾아가지 못하였다. 아쇼다라를 만난 부처님은 아쇼다라의 전생을 이야기해주었다.

 먼 옛날 설산에 부부가 살고 있었다, 부인의 이름은 월희였는데 대단한 미녀였다. 어느 날 그 나라 왕이 사냥을 나왔다가 남편을 쏘고 월희를 데려가려 했지만 그녀는 숲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 왕이 돌아가자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남편을 정성으로 간호하여 살려냈다. 그 남편이 부처님의 전신이며, 월희가 아쇼다라의 전신이었다.

 

 다. 미성년자의 출가를 금지함

 배다른 동생 난타(難陀)가 출가하였다. 이때는 이미 슛도다나왕이 부처님을 왕궁으로 데려와 태자의 지위를 유지시키겠다는 희망을 포기했을 때이다. 난타를 태자로 삼으려던 슛도다나왕은 또다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부처님의 아들인 라루라를 태자로 삼으려 하였다. 아쇼다라는 라루라로 하여금 아버지인 부처님께 가서 허락을 받도록 하라고 시켰다. 라후라가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니그로다 숲을 향해 걸을 옮기셨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왕위를 이어 무엇을 바라느냐?”

 “왕가의 재물을 이어받고 왕의 직위를 이어받아 전륜왕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할 것이냐?”

 “목숨이 다할 때까지입니다.”

 “위대한 진리를 깨달은 진리의 왕은 수만 수억 겁을 두고 왕의 영예를 누린다.”

 그리하여 라후라는 출가하였다. 슛도다나 왕은 사랑하는 손자의 출가를 보고 또 다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처님의 품으로 간 것이라고 생각하니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숲으로 가서 이렇게 건의하였다.

 “앞으로 부모의 승낙 없는 어린 아들을 출가시키지 말아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어린아이는 아직 어리므로 출가 수행의 의지가 약합니다. 부모의 허락 없이는 출가시키지 않겠습니다.”

 슛도다나 왕은 또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샤카 족의 각 가정은 원칙적으로 한 사람만 출가할 수 있다. 그러나 외아들의 경우는 출가할 수 없다. 형제가 다섯 명인 경우 세 사람까지 출가할 수 있고, 넷 혹은 셋인 경우는 두 사람까지 출가할 수 있다. 아들이 둘인 경우는 한 사람만 출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