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한글 원각경

한글 원각경 보각보살장 제10

서원365 2010. 4. 11. 14:58

○ 보각보살장 제십

 이때 보각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크게 자비로우신 부처님, 禪病을 시원하게 설명하셔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일찍이 없었던 경계를 얻게 하셔서 마음이 활짝 트여 매우 편안함을 얻게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말세의 중생들이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때부터 점점 멀어져, 현인과 성인이 숨고 삿된 법은 더욱 치성하리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어떤 사람을 구하게 하고, 어떤 법에 의지하게 하며, 어떤 수행을 하게 하고 어떤 병을 제거하며, 어떻게 마음을 내게 하여야, 저 어두운 중생들로 하여금 삿된 견해에 빠지지 않게 하겠습니까?』

 이 말을 마치고 오체투지 하였는데 이와 같이 세 번을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보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이 여래의 이와 같은 수행을 물어 말세의 일체 중생에게 두려움 없는 도의 눈을 베풀게 하여 저 중생으로 하여금 성스러운 도를 이룰 수 있게 하는구나. 그대는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해 설명하겠다.』

 그때 보각보살이 가르침을 기쁘게 받들고 모든 대중들과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말세의 중생이 큰 마음을 내어 선지식을 구하여 수행하려는 자는 마땅히 일체의 바른 지견을 가진 사람을 구하여야 한다. 그는 마음이 相에 머무르지 않고 성문과 연각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비록 번뇌의 모습을 드러내더라도 마음이 항상 청정하며, 모든 허물을 보이더라도 범행을 찬탄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律儀가 아닌 곳에 들어가지 않게 한다. 이런 사람을 구하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수 있다.

*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anutarasamyaksambodhi) -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위 없는 바른 깨달음. 부처님의 깨달음. 진리를 깨달음

 말세 중생이 이와 같은 사람을 보면 마땅히 공양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저 선지식의 네 가지 위의 중에 항상 청정함을 드러내며, 여러 허물을 보이더라도 마음에 교만이 없으니, 하물며 재산과 처자와 권속이 있다고 문제가 되겠는가?

* 4위의(四威儀) - 行住坐臥, 생활

 만약 선남자가 저 선지식에게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곧 구경에 정각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음의 꽃이 빛을 내어 시방을 비출 것이다.』

 

『선남자여, 저 선지식이 증득한 묘법은 마땅히 네 가지 병통을 떠났으니 무엇을 네 가지 병통이라고 하는가?

 첫째, 作病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말하되 “내가 본심에서 여러 가지 행을 지어 원각을 구하려고 한다.”고 하면, 원각의 본성이 지어서 얻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이 병이 된다고 한다.

 둘째, 任病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말하되 “우리가 지금 생사도 끊지 않고 열반도 구하지 않아, 열반과 생사에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이 일체를 흐름에 맡겨 모든 법성에 따르게 하여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고 하면, 저 원각의 본성이 맡겨서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이 병이 된다고 한다.

 셋째, 止病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말하되 “내가 지금 내 마음에서 모든 생각을 영원히 쉬어 일체의 성품이 고요히 평등함을 얻어,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고 하면, 원각의 본성이 멈추어서 합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이 그것이 병이 된다고 한다.

 넷째, 滅病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말하되 “나는 지금 영원히 모든 번뇌를 끊으리라. 몸과 마음도 필경 공하여 있지 않는데, 하물며 육근과 육진의 허망한 경계일까? 일체가 영원히 적멸함으로 원각을 구하리라.”고 한다면, 원각의 본성이 空寂한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 된다고 한다.

 이 네 가지 병통을 떠나며 청정함을 알 것이며, 이와 같이 보는 자는 바르게 본다고 한다. 만약 달리 본다면 잘못 보는 것이다.』

* 수행자가 작지임멸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깨달은 사람에게는 작지임멸이 없으니 이것이 남아 있다면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음을 뜻한다.

 

『선남자여, 말세중생 수행하려는 사람은 마땅히 목숨을 다해 선지식을 공양하고 선지식을 섬겨야 한다. 저 선지식이 와 가까이 하려 하면 마땅히 교만함을 끊고, 만약 다시 멀리하려 하면 성내거나 한스러워 말아야 한다. 거스르거나 따르는 경계를 드러냄에 오히려 허공같이 여겨 심신이 필경 평등하여 모든 중생과 더불어 한 몸이요 다름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수행하면 바야흐로 원각에 들 것이다.

 선남자여, 말세중생이 도를 이루지 못함이 무시이래로 있는 나와 남을 증오하고 사랑하는 일체 종자가 있기 때문이니, 그래서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저 원수의 집을 자기 부모처럼 여겨 마음에 둘이 없다면 곧 모든 법 중에 모든 병통을 제거할 수 있다. 나와 남을 증오하고 사랑하는 것도 이와 같다.

* 무유이(無有二) - 원수다 부모다 하는 두 가지 생각

 선남자여, 말세의 중생이 원각을 구하고려면 마땅히 마음을 내어 이와 같이 말하여야 한다. “허공이 다 하도록 일체의 중생을 내가 지금 다 구경 원각에 들게 하리라. 원각 중에 각을 취할만한 것이 없게 하고, 아상과 인상 등 모든 상을 제거하게 하리라.” 이와 같이 마음을 내면 잘못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을 설하셨다.

 보각아 너는 마땅히 알라.

 말세의 모든 중생들이 선지식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정각을 얻은 이를 구하라. 마음으로 二乘을 멀리하고

 법 가운데 네 가지 병통 즉, 작지임멸을 제거하라.

 선지식이 가까워도 교만하지 말며, 멀리 해도 성내거나 한스러워 말라.

 갖가지 경계를 봄에 희유한 마음을 내기를

 부처님이 다시 출세한 것처럼 하라. 계율이 아닌 것을 범하지 말지니

 계의 근본은 영원히 청정하다.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

 구경에 원각에 들게 하니, 저 아상과 인상이 없고

 늘 지혜에 의지한다면 곧 잘못된 견해를 넘을 수 있어

 깨달음의 열반을 증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