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한글 원각경

한글 원각경 원각보살장 제11

서원365 2010. 4. 11. 15:01

○ 원각보살장 제십일

 이때 원각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크게 자비로우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청정한 원각의 갖가지 방편을 설명하셔서 말세 중생으로 하여금 큰 이익이 있게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깨달음을 얻었사오나, 만약 부처님께서 入滅하신 뒤 말세 중생이 깨닫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편안하게 머물러야 이 원각의 청정한 경계를 닦겠습니까? 이 원각 중에 세 가지 청정한 觀중 무엇을 으뜸으로 삼아야 합니까?

 오직 원합니다. 모든 대중들과 말세 중생을 위해 큰 이익을 베풀어주십시오.』

이 말을 마치고 오체투지 하였는데 이와 같이 세 번을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원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이 여래의 이와 같은 방편을 물어 중생들에게 큰 이익을 베풀려 하는구나. 그대들은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겠다.』

 그때 원각보살이 가르침을 기쁘게 받들고 모든 대중들과 조용히 들었다.

 

『선남자여, 일체 중생이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나, 입멸하신 뒤나, 말법 시대에나, 중생들이 대승의 성품을 갖추어 부처님의 비밀한 대원각심을 믿어 수행하고자 하는 자는 가람에서 있으면서 수행자들과 편안이 거하면서 인연이 있는 일이 있으면 그 分에 따라 생각하고 살펴야함은 이미 내가 말한 바와 같다.

만약 또 인연 있는 다른 일이 있지 않다면, 도량을 세우고 기한을 정해야 할 것이다. 만약 장기간을 정한다면 120일이요, 중기는 100일이며 단기는 80일로 해야 하되, 깨끗한 도량에 편안히 둔다.

 만약 부처님이 계신다면 마땅히 바른 사유를 해야 한다.만약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뒤라면 평상을 설치하여 마음에 두고 눈으로 보듯 바른 기억을 되살리되, 여래께서 계실 때와 같게 하며, 모든 깃발과 꽃을 내 걸고 21일이 지나면 시방의 부처님 명호에 고개 숙여 간절히 참회한다. 그러면 좋은 경계를 만나 편안할 것이다. 21일이 지났더라도 한결같이 마음을 거두어야 한다.

 만약 여름에 들 때 석 달 안거하려거든 마땅히 청정보살이 멈추고 머무는 것처럼 해야 하며, 마음으로 聲聞을 떠나 대중들과 휩쓸리지 말며, 안거일이 되면 부처님 전에서 이와 같이 말씀 드린다.

“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누구는 보살승에 의지하여 적멸행을 닦아 청정한 실상의 경계에 보살과 같이 들어가 머물며, 대원각으로써 저의 가람으로 삼고, 심신 평등 性智에 편안히 머물러 열반 자성이 매임이 없기에 지금 경건하게 청합니다. 성문에 의지하지 않고 시방의 여래와 대보살과 함께 삼개월을 안거하여 보살의 위없는 묘각의 대인연을 닦고자 하므로 대중들과는 휩쓸리 않겠습니다.”

 선남자여, 이는 보살의 안거를 나타내 보인 것이라 하니, 세 기간이 지나면 가는 데 장애가 없다.

 선남자여, 만약 저 말세의 수행하려는 중생이 보살도를 구하여 세 기간에 들려는 자는 그가 들은 것이 아니면 일체 경계를 취하지 마라.』

* 비피소문(非彼所聞) -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문이 아니라면

 

『선남자여, 만약 모든 중생이 사마타를 닦으려면 먼저 지극한 고요를 취한다. 思念을 일으키지 않고 고요가 지극해지면 문득 깨닫는다. 처음의 고요가 한 몸으로부터 한 세계에 이르는 것과 같으니 깨달음 역시 이와 같다.

 선남자여, 만약 깨달음이 한 세계에 두루 가득한 자는 한 세계 중에 있는 한 중생이 일으키는 생각을 다 알 수 있으니, 백천 세계 또한 이와 같다. 저 들은 것이 아니면 일체의 경계를 취하지 마라.』

 

『선남자여, 만약 모든 중생이 삼마발제를 닦으려면 먼저 마땅히 시방 여래와 시방 세계 일체 보살이 갖가지 방편인 점차 수행에 의지함을 기억할 것이다. 부지런히 애쓴 삼매에 널리 큰 서원을 내어 스스로 일체의 種智를 훈습하여 완성하니, 저 들은 바가 아니면 일체 경계를 취하지 말 것이다.』

 

『선남자여, 만약 모든 중생이 선나를 닦고자 한다면, 먼저 數息門을 취해 마음속에 나고 머물고 멸하는 생각의 분제와 수효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두루 하면 네 가지 위의 중에 분별하는 생각의 수를 분명하게 알지 못함이 없다. 점차 이 힘이 증진되고 백천 세계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빗방울도 알 수 있어서 눈앞의 물건을 보듯이 하니, 저 들은 바가 아니면 일체의 경계를 취하지 말아라.』

* 수식문 - 들숨과 날숨을 헤아리면서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수행법

 

『이를 세 가지 관법의 처음 방편이라고 한다. 만약 모든 중생들이 두루 세 가지를 닦아 부지런히 정진하면 곧 여래가 세간에 출현하셨다고 할 것이다.

만약 후 말세의 근기가 둔한 중생이 마음으로 도를 구하고자 하나 성취하지 못함은 옛 업장 때문이다. 마땅히 부지런히 참회하고 항상 희망을 일으켜 먼저 증오와 애착, 질투와 아첨과 왜곡을 끊어 수승한 마음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세 가지 청정한 관법에서 하나를 따라 배우되 이 관을 얻지 못한다면 다시 저 관을 익히되 마음으로 방일하지 말고 점차 증득함을 구하여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을 설하셨다.

 원각이여 너는 마땅히 알라.

 일체의 모든 중생들이 위 없는 도를 구하려 하나면

 먼저 세 기한을 정해서 무시의 업을 참회하고

 21일을 지난 뒤 바르게 사유하되

 부처님으로부터 들은 바가 아니면 필경은 그 경계를 취하지 말라.

 사마타의 지극한 고요, 삼바발제의 바르게 기억해 지니며

 선나의 들숨날숨으로 밝히는 것, 이 세 가지 청정한 관법

 만약 부지른히 닦아 익히면 부처님이 출세하셨다고 이를 것이다.

 근기가 둔하여 성취하지 못하는 자는 항상 부지런히 마음으로

 무시의 모든 죄를 참회하고 모든 업장이 소멸하면

 부처의 경계가 문득 눈앞에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