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절과 교육■/자녀교육

자녀의 의견에 귀기울여라

서원365 2010. 7. 27. 14:13

 요즘은 많은 가정이 민주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아이들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간혹 어떤 가정은 아이들이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면서, 이것을 민주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민주적이라는 말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의견을 존중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진다는 뜻도 있으므로, 아이들이 자기 행위를 돌아보고, 앞으로 자기 행위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도 생각하여 절제 있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민주적이라는 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

 

 서론이 다른 곳으로 가버린 것 같다. 아직도 많은 집에서는 자기 아이들의 진로를 아이들이 결정하게 하지 않고 부모가 결정하곤 한다. 부모는 여러 가지 조언을 주고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지 자기 아이의 인생을 대신 결정해주는 존재는 아니다. 아이들의 진로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쪽으로 능력을 고려해서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모가 결정하면 결국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되는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가 한번은 ○○에 있는 적십자 병원에서 간단한 외과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치료를 하려던 의사가 아는 체를 하면서 자기를 모르겠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자세히 봐도 알아볼 수가 없어 모르겠다고 하니

 "철학과 나오시지 않았습니까?"

하고 물었다. 알고보니 그는 내가 철학과 3학년일 때 청강생으로 들어와 1학기간 수업을 듣던 사람이었다. 철학을 선택과목으로 듣는 학생이 많았으므로 나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그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럼 당시에 의대를 다니시다가 철학을 청강하셨군요? 무슨 일로...."

 당시 우리 학교는 의대가 없었으므로 그는 다른 학교 의대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예, 실은 철학과로 편입을 하려고 청강했었지요. 저는 의사가 정말 싫거든요."

 "그런데 왜 편입을 하시지 않았나요?"

 "부모님과의 싸움에서 제가 졌습니다. 지금 생각을 해봐도 그 당시에 제가 좀더 고집을 부려야 했었다고 생각해요."

 그는 의사 생활이 정말로 싫고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했다.

 

 며칠 전에 나는 가까운 어떤 분으로부터 자기 친구 아들이 자살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공부도 참 잘해서 의대를 나와 의사가 되었는데, 결국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지만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내 딸도 마찬가지이다. 내 딸 아이는 그림을 좋아했다. 그래서 미대를 가는 것이 꿈이었다. 나는 전망도 별로 없는 그런 데 가지 말고 인문계로 가라고 했다. 물론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지만. 그런데 대학교 다른 과를 진학하더니 중퇴를 하고, 컴퓨터과로 들어가 컴퓨터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로 디자인을 하는 직장에 취직을 했다. 결국 내 의견대로 하는 바람에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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