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살을 하는가

우리 나라가 안고 있는 당면 문제는 아주 많다. 그 중에 높은 자살율은 심각한 문제이다. 자살은 어른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도 한다. 청소년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좋지 않는 성적은 비관하여 자살하거나 학교 폭력에 시달려 자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것에 대해서는 성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살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하고, 학교 폭력에 대해서는 얼마나 학교 폭력이 심각하면 자살까지 하겠느냐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자살하는 학생은 잘 없다. 학교와 가정에서 성적의 중요성을 자꾸 강조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성적이 인생에서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고 착각을 하게 되면, 어느 순간 목숨보다 성적이 더 중요하다는 착각을 한다. 이러한 것을 가치 전도라고 한다. 가치 전도가 일어나면 자살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이다. 학교에사 아무리 성적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부모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적어도 집에서는 성적 때문에 심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부모까지 덩달아 성적을 강조하게 되면, 성적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로부터 피할 곳이 없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피할 곳은 죽음이라는 장소가 된다.

학교 폭력도 어지간히 심해도 그 이유 때문에 자살하지는 않는다. 심하면 학교를 가지 않으려 할 뿐 자살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간혹 가정도 안전하지 않은 장소가 되는 수가 있다. 가해 학생들이 수시로 피해 학생 집을 드나들게 되면 그 학생은 피할 곳이 더 이상 없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이든 간에 식구가 아닌 사람이 함부로 가정에 드나들게 해서는 안 된다.

또 부모는 자기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혹시라도 평소에 보지 못한 복장 상태나 평소에 하지 않는 말을 지나가는 말투로라도 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성적 문제이든, 폭력 문제이든 가정은 마지막 피신처가 되어야하고, 적어도 가정에 돌아오면 안전하다는 심리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주어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 물론 자살하게 한 책임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있지만, 마지막 책임은 부모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