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잡아함경

인연경

서원365 2012. 9. 16. 08:56

인연경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그리하성 칼란다의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라자그리하 성 : 부처님 재세 당시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이라고 번역된 경이 많다.

* 칼란다의 대나무 동산 : 세존께서 이 세계에 계실 때 때 자주 이곳에 머물면서 설법하셨던 불교 포교의 중심지였다. 대나무 숲(가란타죽림)은 가란타(迦蘭陀 Kalandaka) 장자의 소유로서 왕사성의 여러 동산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곳이었다. 가란타 장자는 본래 외도(外道)를 숭배했으나 뒤에 석가모니의 설법을 듣고 불교로 개종하면서 이 죽림을 승단에 기증했다. 이 죽림에 당시의 마가다 국왕인 빔비사라 왕이 가람을 지어서 정사가 이루어졌다.

 

 “비구들이여. 나는 이제 인연법과 연생법에 대해 말하겠다. 어떤 것을 인과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의식이 있으며, 의식을 인연하여 정신과 물질이 있고, 정신과 물질을 인연하여 여섯 감관이 있으며, 여섯 감관을 인연하여 닿임이 있고, 닿임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잡음이 있으며, 잡음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남이 있으며, 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 법은 부처가 세상에 나오거나 나오지 않거나 법계에 항상 머물러 있나니, 여래는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여, 열어 보이고 나타내고 드러내는 바이니,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의식이 있으며, 의식을 인연하여 정신과 물질이 있고, 정신과 물질을 인연하여 여섯 감관이 있으며, 여섯 감관을 인연하여 닿임이 있고, 닿임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잡음이 있으며, 잡음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남이 있으며, 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 이를 12연기법이라고 한다.

 

 “이 법은 그대로 머무르니, 인과의 상태, 인과의 질서, 인과의 관계이다. 이 법은 사실을 따라 떠나지 않고, 이 법은 사실과 다르지 않으며, 분명하고 진실하여 뒤바뀌지 아니한다. 이것을 인연법이라고 한다.”

 “무엇을 연생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 행, 식, 정신과 물질, 여섯 감관, 닿임, 느낌, 애욕, 잡음, 존재, 남, 늙음, 병, 죽음,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니, 그것들은 덧없는 것, 지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 끝이 나는 것, 인연으로 나는 것들이다. 이들은 연생법이라고 한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인연법과 연생법을 바르게 알고 잘 보아, 과거를 생각하여, ‘내 과거 세상은 있었던가 없었던가, 내 과거 세상은 어떤 종류였던가, 내 과거 세상은 어떠하였던가.’라고 말하지 않고, 미래를 생각하여, ‘내 미래 세상은 있을 것인가 혹은 없을 것인가, 어떤 종류일까, 어떠할까?’하고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으며, ‘이것은 어떤 종류인가, 어떻게 이것이 있는가, 장래를 위해 마침내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는가, 여기서 사라지면 장차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마음으로 망설이지 않는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범속한 소견을 내어 ‘나’라는 소견에 매이고, 또한 ‘인'이라는 소견에 매이고, 또 ’중생‘이라는 소견에 매이고, 또 ‘생명’이라는 소견에 매여 무엇을 꺼리고 싫어하며, 무엇을 반기고 좋아하고 하지만, 그러나 거룩한 제자는 범속한 소견을 다 끊고 다 끊을 줄 알아, 그 근본을 끊기를 탈라나무 줄기를 끊는 것과 같이 하여, 미래 세상에 다시 나지 않도록 만든다.

 * 나라는 소견 : 나를 고정된 실체로 생각하는 것. 고정불변하는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인(人)이라는 소견 : 남이라는 소견, 나와 남을 분리하고 비교하는 것. 중생이라는 소견 : 속된 것에 집착하고 참다운 실상을 보지 못하는 것을 중생이라고 하며, 이러한 중생이 실체로서 존재한다고 보는 소견, 생명이라는 소견 : 생명에 집착하여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인연법과 연생법을 참되고 바르게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닦고 잘 들어감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의 <인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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