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잡아함경

화경 - 상태에 맞게 정진함

서원365 2013. 2. 11. 16:36

상태에 맞게 정진함

 

 어느 때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때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들고 밥을 빌러 슈라바스티성으로 들어가다가 생각하기를 ‘오늘은 너무 일어 밥 빌 때가 아직 안 되었다. 우리는 우선 외도들이 있는 절에 들렀다가 가자.’고 하였다.

 

 비구들은 곧 외도들 절에 들어가 그들과 서로 인사하고 문안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외도들은 비구들에게 물었다.

“사문 고타마가 제자들을 위해 설법하기를 ‘다섯 가지 덮개를 끊어라. 다섯 가지 덮개가 마음을 덮으면 지혜가 약해지고 장애거리가 되어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네 가지 일념하기에 머무르고, 일곱 가지 깨달음 요소를 닦아라.’고 한다고 한다. 우리도 또한 제자들을 위해 다섯 가지 덮개를 끊어라. 다섯 가지 덮개가 마음을 덮으면 지혜가 약해지고 장애거리가 되어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네 가지 일념하기에 머무르고, 일곱 가지 깨달음 요소를 닦아라.’고 한다. 우리와 그 사문고타마와 다 같이 잘 설법하는데 무엇이 다른가?”

 

 그때 비구들은 외도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해 도리어 꾸짖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그들은 슈라바스티성에 들어가 밥을 빌고는 절에 들어와 가사와 바리를 챙기고 발을 씻은 뒤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드리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외도들의 말을 자세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출가한 많은 외도들이 그렇게 말하거든 다시 묻기를, '만일 마음이 약해 망설이는 자가 있다면, 그 때는 어떤 각지[覺支]를 닦아야 하며, 어떤 것을 닦을 때가 아니라고 하는가? 또 만일 마음이 들뜬 사람으로서 들뜬 마음으로 망설이고 있으면 그 때는 또 어떤 각지를 닦아야 하며, 어떤 것을 닦을 때가 아니라고 하는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물으면 그 외도들은 곧 놀라 뿔뿔이 흩어질 것이니, 외도들에게 법을 말하면, 그들은 성내고 교만하며, 비방하고 미워하며, 참지 못하고서, 혹은 잠자코 머리 숙인 채 할 말을 잃고 생각에 잠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여래나 성문들로서 내 말을 들어 아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하늘이나 마, 사문, 바라문 가운데서 내 말을 듣고 기뻐하거나 그대로 따르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만일 그 때 그 마음이 침울해 망설이면, 그 마음이 침울해 망설이는 사람은 쉼 깨달음 요소[輕安覺支]나 선정 깨달음 요소[定覺支]나 평온 깨달음 요소[捨覺支]를 닦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침울한 마음이 생겨 망설이는데, 다시 이 여러 가지 법들을 쓰면 그 침울함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가물거리는 약한 불을 살리려고 하면서 다 탄 숯을 보태는 것과 같다. 어떠한가? 비구들아, 다 탄 숯을 보태면 그 불은 꺼지고 말지 않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님.”

“그와 같이 비구들아, 침울한 마음으로 망설일 때 쉼 깨달음 요소[輕安覺支]나 선정 깨달음 요소[定覺支]나 평온 깨달음 요소[捨覺支]를 닦으면, 그것은 올바른 때가 아니니, 게으름을 더 늘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만일 들뜬 마음이 일어나거나 들뜬 마음으로 망설이면, 그 때는 법 분별 깨달음 요소[擇法覺支]와 정진 깨달음 요[精進覺支]와 기쁨 깨달음 요소[喜覺支]를 닦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들뜬 마음이 일어나 들뜬 마음으로 망설이는데, 다시 이 여러 가지 법들을 쓰면 그것을 더욱 늘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왕성히 붙는 불을 끄려고 하면서 거기에 마른 섶을 보태면 그 불은 더욱 성하게 타오르지 않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님.”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들뜬 마음이 생겨 들뜬 마음으로 망설일 때 법 분별 깨달음 요소[擇法覺支]와 정진 깨달음 요[精進覺支]와 기쁨 깨달음 요소[喜覺支]를를 닦으면 그 들뜬 마음을 더욱 늘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만일 약한 마음이 생겨 약한 마음으로 망설이면, 그 때는 법 분별 깨달음의 요소, 정진 깨달음의 요소, 기쁨 깨달음의 요소를 닦아야 한다. 왜냐하면, 약한 마음이 생겨 약한 마음으로 망설이는데, 이 여러 가지 법을 씀으로써 가르치고 보여 기뻐하게 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가물거리는 약한 불을 살리려고 할 때는 마른 나무를 보태주면 어떻겠느냐? 비구들아, 그 불은 훨훨 잘 타오르지 않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님.”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약한 마음이 생겨 약한 마음으로 망설일 때는, 법 분별 깨달음의 요소, 정진 깨달음의 요소, 기쁨 깨달음의 요소를 닦아 가르치고 보여 기뻐하게 해야 한다.

 

 만일 들뜬 마음이 생겨 들뜬 마음으로 망설이거든 쉼 깨달음의 요소, 선정 깨달음의 요소, 평온 깨달음의 요소를 닦아야 한다. 왜냐하면, 들뜬 마음이 생겨 들뜬 마음으로 망설일 때는 이런 여러 가지 법을 한마음으로 고요히 거두어 잡아 머물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왕성하게 붙은 불을 끄려고 할 때 다 연소된 숯을 보태면 그 불은 곧 꺼지고 마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비구들아, 들뜬 마음으로 망설일 때 법 분별 깨달음의 요소, 정진 깨달음의 요소, 기쁨 깨달음의 요소를 닦으면 그것은 옳지 않은 때[非時]이고, 쉼 깨달음의 요소, 선정 깨달음의 요소, 평온 깨달음의 요소를 닦으면 그것은 올바른 때[是時]1)이니, 이런 여러 가지 법을 써서 한마음으로 고요히 하여, 염각지를 거두어 잡으면 일체에 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의 <화경(火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