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대화
지은이: 이서정
출판사: 머니플러스(2015)
이 책의 저자 이서정씨는 출판업계에 종사하면서, 여러 가지 책을 냈다. 특히 대화나 말에 관심이 많은 분 같다. 이 책 이외에 『말을 잘해야 성공한다.』『마법의 비즈니스 화술』『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은 위로의 말』등을 냈다.
이 책의 제목이 ‘이기는 대화,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상대방을 말로써 이기는 방법을 설명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성공적인 대화법’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장 좋은 대화법은 둘 다 이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러서서 보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승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상의 승리는 그것이 아니라, 둘 다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이런 점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같은 것 같다.
이 책은 대화에 대해 워낙 여러 가지를 다루고 있어서, 대화의 요령에 있어서 빠진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말 한 마디에 천금이 오르내린다.
2. 훌륭한 말은 훌륭한 무기이다.
3. 오늘 생각하고 내일 말하라.
4.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
5. 길은 갈 탓이고, 말은 할 탓이다.
6. 유쾌한 대화, 유쾌한 말
7. 한번 던진 말은 어디든지 날아간다.
그리고 풍부한 사례를 들고 있어서 재미도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표한 이래,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같은 내용의 강연을 해야 헸다. 어느 날 아인슈타인의 운전기사가 말했다.
“선생님, 같은 내용으로 계속 강연하려니까 지루하시지요? 저도 하도 많이 들어서 외울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강연하면 안 될까요?”
설마 아인슈타인이 허락하겠는가 싶었지만, 뜻밖에 아인슈타인은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운전기사 복장을 하고, 운전기사는 평소 아인슈타인의 복장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사람이 바뀐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운전기사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훌륭하게 강연을 마쳤다. 그런데 강연을 마치고 내려오는 순간, 어떤 교수가 손을 들고 질문을 던졌다. 놀란 것은 운전기사가 아니라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싱긋 웃으면서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정도의 질문은 저기 있는 제 운전기사도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운전기사는 질문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던 모양이다.
자전거를 타는 요령에 대해 책이나 설명을 열심히 들으면 어떻게 될까?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을까? 실제로 해보면 설명을 전혀 듣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요령을 숙지하는 것과 자전거를 실제로 타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말과 행동은 습관이 큰 영향을 준다. 아무리 이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고 해도, 실제로 대화를 잘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요령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 자기 습관대로 대화를 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대단히 많은 대화 요령은 기억하는 것조차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것은 자각에서 시작한다. 자기의 대화법을 마음속으로 관찰하거나, 남들이 지적해준 것에 대해 대화요령을 염두에 두고, 우선 한 가지만이라도 습관화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기의 대화 습관에 대해 이런 것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중에 가장 시급히 고쳐야 할 것 중 하나만 선택한다. 그리고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실천한다면 좋은 대화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
『물러서서 보기』에서는 말한다.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