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學而篇 1

서원365 2016. 12. 14. 21:47

論語

論語』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 사이에 오고 간 대화나 일화를 적은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부터 『論語』라는 책이 성립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대체로 西漢末 원제때 安昌候 張禹가 『魯論』을 주로 하고 『齋論』을 참고로 하여 오늘날의 『論語』의 모습을 갖추었던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선비들은 대부분 朱子가 集註한 本을 사용하였다.


◎ 學而 第一

-論語』의 편명(篇名)은 처음 나오는 문장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孟子』도 마찬가지이다.

*此爲書之首篇 故所記多務本之意 乃入道之門 積德之基 學者之先務也. 凡十六章

이것은 책의 머리 편이 된다. 그러므로 기록한 내용이 근본에 힘쓴다는 뜻이 많다. 바로 도에 들어가는 문이요, 덕을 쌓는 바탕이니, 배우는 사람이 먼저 힘써야 한다. 모두 16장이다.


1.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子는 孔子(기원전551~479)를 가리킨다. 이름은 丘이고 자는 仲尼이다. 아버지는 숙량흘(叔梁紇)로서 무관이었다고 한다. 孔子는 숙량흘의 둘째 아들이며, 서자이다. 『史記』의 세가에 따르면 魯(노) 나라 昌平의 추읍(郰邑)에서 태어났다. 공자의 어머니는 顔씨이며, 孔子의 선조는 宋나라 사람이라고 한다. 어릴 때는 祭器를 진설하고 제사 지내는 것을 좋아하였고, 젊을 때는 창고지기를 하였는데, 量을 재는 것이 공평하였다고 한다. 당시는 아직 周 왕실이 살아 있었는데, 周 왕실에서 일하던 老子를 찾아보고 禮를 물었으며, 그 뒤로 제자가 아주 많아졌다고 되어 있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배우고 때때로 그 배운 것을 익히다. 習은 어린 새가 날기 위해 매일 날개 짓을 하는 것이다. 어린 새는 날기 위해 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연습을 한다. 時習 역시 생각나면 한 번씩 익힌다는 뜻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익혀 원숙해질 때까지 한다는 뜻이다. 공자의 學의 내용 속에 들어가는 중심적인 내용이 禮이다. 禮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인간관계 사이의 예절뿐만 아니라 모든 제도도 포함한다.

-說(열): 기쁠 悅과 같은 뜻이다. 읽기도 ‘열’이라고 읽는다.


*學之爲言效也. 人性皆善 而覺有先後 後覺者必效先覺之所爲 乃可以明善而復其初也. 習鳥數飛也. 學之不已 如鳥數飛也. 說喜意也 旣學而又時時習之 則所學自熟而中心喜悅 其進 自不能已矣.

배운다는 것은 본받는다는 말이다. 사람의 성품이 다 善하지만, 그것을 아는 데는 먼저와 뒤가 있으니, 나중에 아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안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본받음으로써 善을 밝혀 본래의 善함을 회복할 수 있다. 習은 새가 자주 나는 것이다. 배워서 그치지 않음을 새가 자주 나는 것같이 하는 것이다.說(열)은 기쁘다는 뜻이다. 이미 배우고 또 때마다 익히면, 배운 것이 익숙해져서, 마음 가운데 기쁨을 느껴서, 그 나아감을 스스로 멈출 수 없는 것이다.

-效(효): 본받다.

-後覺者(후각자): 나중에 아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아직 알지 못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낫다.

-數(삭): 자주

-飛(비): 새가 날기 위해 날개짓 하는 것을 말한다.


*程子曰 “習 重習也. 時復思繹 浹洽於中 則說也.” 又曰 “學者 將以行之也 時習之 則所學者在我 故悅.”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習은 거듭 익히는 것이다. 때로 다시 생각해서 궁구하여 마음에 흡족하면 기쁘다” 또 말씀하셨다. “ 배운 것을 장차 행하려 함에 때로 익히면 배운 것이 나에게 있게 되니 그래서 기쁘다.”

-程頤(1033~1107): 伊川(이천) 선생이라고 보통 말한다. 형은 程明道이다. 두 사람은 함께 불러서 二程이라고 한다. 중국 송대 사람이다.

-繹(역): 찾다, 풀다, 궁구하다. -浹(협): 젖다. 두루 미치다. 통하다.

-洽(흡): 적시다. 윤택하게 하다.


-배운 것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수시로 익히면 그것이 내 것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임의로 행하게 될 수 있으므로 기쁜 것이다. 마치 운전 기술을 배워 자꾸 익히면 운전 기술이 나에게 있게 되는 것과 같다. 만약 운전 기술을 배웠다고 해도 수시로 익히지 않으면, 지식적으로는 알지만, 그 기술을 쓸 수가 없어서 그 기술이 나에게 있지 않게 된다.


*謝氏曰 “時習者 無時而不習 坐如尸 坐時習也 立如齋 立時習也.”

謝氏(良佐)가 말했다. “時習이라는 것은 때마다 익히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앉아 있을 때는 시동과 같이 하는 것이 앉아 있을 때의 익힘이요, 서서는 재계하는 것 같이 하는 것이 서 있을 때의 익힘이다.”

-謝良佐(1050~1103): 중국 북송의 유학자. 二程의 제자이다.

-坐如尸(좌여시) 立如齋(입여재): 尸는 시동이다. 제사를 지낼 때 손자에 해당하는 아이를 시동으로 앉혀놓고 제사를 지냈는데, 시동은 제사가 끝날 때까지 경건하게 앉아 있어야 한다. 齋는 재계하는 것을 말한다. 역시 경건하게 하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禮記』「曲禮」편에 있음.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서 먼 곳에서 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朋(붕) :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벗이라고 한다.


*朋 同類也. 自遠方來 則近者可知.

朋(붕)은 同類이다. 먼 곳에서(도) 온다면, 가까이 있는 사람은 (당연히) 옴을 알 수 있다.


*程子曰 “以善及人 而信從者衆 故可樂.” 又曰 “說在心, 樂主發散 在外.”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善으로써 남에게 미쳐서 믿고 따르는 자가 많으므로 즐거울 수 있다.” 또 말씀하셨다. “說(열)은 마음에 있고, 樂(낙)은 발산함을 주로 하니 밖에 있다.”

-기쁘다는 것은 마음에 있어서 기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즐거운 것은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므로 밖에 있다고 한 것이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慍(온) : 노여워 함. 소인은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고깝게 여기고, 더 이상 그것을 행하지 않기도 한다.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 “누가 알아주나?”라는 말이다. 그러나 군자는 자기가 생각하고 행하는 것이 道에 맞는가를 생각할 뿐, 그것이 도에 맞는다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고 또한 괘씸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人(인) : 이 글자는 대개 “남”이라고 해석된다.


*慍 含怒意. 君子 成德之名.

慍(온)은 노여움을 품었다는 뜻이다. 君子(군자)는 덕을 이룬 사람의 명칭이다.


*尹氏曰 “學在己, 知不知在人, 何慍之有?”

尹氏(焞)가 말했다. “배움은 자기에게 있고, 알아주고 알아주지 않음은 남에게 있으니, 어찌 서운함이 있을 것인가?”

-尹焞(윤돈:1071~1142)字는 彦明,一字 德充,송나라 때 낙양 사람이다。


*程子曰 “雖樂於及人, 不見是而無悶 乃所謂君子.”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善을) 남에게 미치는 것을 즐거워하나, 옳게 여겨주지 않더라도 번민하지 없어야 비로소 군자라고 할 수 있다.”

-雖樂於及人(수락급어급인): 앞의 以善及人을 이어받은 것으로, 자신의 性을 선함을 알아서 행한 다음 이것을 미루어 남을 가르침을 이르는 바, 人은 朋을 가리킨다. -成百曉(성백효)


*愚謂及人而樂者順而易 不知而不慍者逆而難, 故惟成德者能之. 然德之所以成, 亦曰學之正̖ 習之熟̖ 說之深, 而不已焉耳.

내가 생각하건대, 남에게 미쳐서 즐거운 것은 따르는 것이어서 쉽지만,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음은 거스르는 것이어서 어려우니, 그러므로 오직 덕을 이룬 사람만이 능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덕이 이루어지는 所以는 또한 배우기를 바르게 하고, 익히는 것을 익숙하게 하며, 기뻐하기를 깊이 하여 그치지 않음에 말미암을 뿐이다.

-愚謂(우위): 朱子 자신의 생각을 낮추어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뒤의 것도 이와 같다.


*程子曰 “樂由說而後得, 非樂不足以語君子.”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樂은 기쁨에서 말미암은 뒤에야 얻어진다. 樂이 아니면 군자라고 말할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學이란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생활과 마음에 통하여야 하니, 그러므로 學을 함에 괴롭다거나,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여 노엽다면 아직 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