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學而篇 5, 6, 7

서원365 2016. 12. 15. 10:23

5.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而時.”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후의 나라를 다스림에 일을 공경히 하여 미덥게 하고, 씀씀이를 절도 있게 하여 사람들을 사랑하고 백성을 부림에 때를 맞추어야 한다.”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 관에서 쓰는 모든 물건은 백성들로부터 나온다. 그 물품을 낭비함은 가난한 백성들을 괴롭히는 행위이다. 반면에 그 소비를 절도 있게 하여 아끼면 그 만큼 백성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된다.

-使民而時(사민이시): 백성을 부린다는 것은 부역과 훈련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농한기에 부역과 훈련을 하고, 농번기는 피한다. 또 혹서기와 혹한기를 피한다. 이를 때를 맞춘다고 한다.


*道 治也. 千乘諸侯之國, 其地可出兵車千乘者也. 敬者 主一無適之謂, 敬事而信者 敬其事而信於民也. 時 謂農隙之時. 言治國之要 在此五者. 亦務本之意也.

道는 다스림이다. 千乘(천승)은 제후의 나라이니, 그 곳에서 兵車를 千乘을 낼 수 있는 곳이다. 敬이라는 것은 한 곳에 집중하여 한눈팔지 않음을 말하니, 일을 공경하고 미덥다라는 것은 그 일을 공경하여 백성에게 믿게 하는 것이다. 時는 농사하는 틈이 되는 때를 말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요점이 이 다섯 가지에 있음을 말한다. 또한 근본에 힘쓴다는 뜻이다.

-千乘(천승): 乘은 戰車를 말한다. 천자의 나라를 萬乘의 나라라 하고, 제후의 나라를 千乘의 나라라 한다.

-隙(극): 틈

-五者(오자): 敬事, 信, 節用, 愛人, 時


*程子曰 “此言至淺. 然當時諸候果能此, 亦足以治其國矣. 聖人言雖至近 上下皆通, 此三言者 若推其極 堯舜之治 亦不過此. 若常人之言 近則淺近而已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 말은 매우 평범하다. 그러나 당시 제후들이 정말로 이것을 할 수 있었다면, 또한 나라를 충분히 다스렸을 것이다. 聖人의 말은 비록 지극히 평범해도 上下에 다 통하니, 이 세 말을 끝까지 옮긴다면 요순의 다스림도 여기에서 지나지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의 말은 평범하면 그냥 얕고 평범할 뿐이다.”

-淺(천): 심오하지 않다는 말이다. 본래 진리란 평범한 데 있다.


*楊氏曰 “上不敬則下慢 不信則下疑, 下慢而疑 事不立矣. 敬事而信 以身先之也. 易曰 ‘節以制度 不傷財 不害民’ 蓋侈用則傷財, 傷財必至於害民 故愛民必先於節用.”

楊氏(時)가 말했다. “윗사람이 공경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태만하고, 윗사람이 미덥게 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의심하니, 아랫사람이 태만하고 의심하면 일이 성립되지 않는다.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하는 것은 자기가 솔선수범하는 것이다.『周易』에서 말했다. ‘제도로써 절제를 하면 재물을 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대개 사치스럽게 쓰면 재물을 손상시키고, 재물을 손상하면 반드시 백성들을 해치는 데 이른다. 그러므로 백성 사람은 반드시 節用(절용)을 먼저 하는 것이다.”

-楊時(양시:1053~1135): 북송의 학자, 字는 中立, 호는 龜山先生. 남검주(南劍州) 장러[將樂 : 지금의 푸젠 성(福建省)에 속함] 사람이다


*“然 使之不以其時 則力本者不獲自盡, 雖有愛人之心 而人不被其澤矣. 然此特論其所存而已 未及爲政也, 苟無是心 則雖有政 不行焉.”

(楊時의 말이 이어짐) 그러나 백성을 부림에 때에 맞게 하지 않으면, 본업에 힘쓰는 사람이 스스로 다할 수가 없어서, 비록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 혜택을 입지 못한다. 그러나 이것은 특별히 마음에 두어야 함을 논하였을 뿐 政事하는 데는 언급하지 않았으니, 정말로 이 마음이 없다면 비록 훌륭한 정치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행되지 못할 것이다.”


*胡氏曰 “凡此數者 又皆以敬爲主.”

胡氏(寅)가 말했다. “이 몇 가지는 또 敬을 위주로 한다.”

-胡寅(호인:1098~1156): 남송의 유학자이다. 字는 明仲. 致堂先生이라고 불렀다. 胡安國의 동생의 아들이다.


*愚謂 五者 反復相因 各有次第 讀者宜細推之

내가 생각하건대, 다섯 가지는 반복해서 서로 원인이 되어 각각 차례가 있으므로, 읽는 사람이 마땅히 자세하게 추구해야 할 것이다.


6.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자가 집에 들어가면 효도하고 나가면 윗사람에게 공손하며, 삼가고 미덥게 하며,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 해야 한다. 그렇게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다면 그것으로써 글을 배워야 한다.”

-行이 本이며 文은 末이다.


*謹者行之有常也. 信者言之有實也. 汎 廣也. 衆 謂衆人. 親 近也. 仁 謂仁者. 餘力 猶言暇日. 以 用也. 文 詩書六藝之文.

謹이라는 것은 행실에 떳떳함이 있는 것이다. 信이라는 것은 말이 성실한 것이다. 汎은 넓은 것이다. 衆은 여러 사람이다. 親은 가까이함이다. 仁은 어진 사람이다. 餘力은 여가가 있는 날이라는 말과 같다. 以는 쓴다는 뜻이다. 文은 詩書六藝의 글이다.

-六藝(육예): 예(禮), 악(樂), 사(射), 어(御: 말을 모는 것), 서(書), 수(數)


*程子曰 “爲弟子之職 力有餘則學文, 不修其職而先文 非爲己之學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제자의 본분은 힘이 남으면 글을 배우는 것이니, 본분을 닦지 않고서 글을 먼저 배우는 것은 자기를 위하는 배움이 아니다.”

-爲己之學(위기지학): 자기 수양을 위한 학,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學을 爲人之學이라고 한다.

-孝弟謹信近仁愛衆은 本이며, 文은 末이라는 뜻이다.


*尹氏曰 “德行本也 文藝末也. 窮其本末 知所先後 可以入德矣.”

尹氏가 말했다. “德行은 근본이며, 文과 藝는 지엽적이다. 근본과 지엽적인 것을 깊이 생각하여, 우선적인과 나중에 할 것을 알면 德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洪氏曰 “未有餘力而學文 則文滅其質, 有餘力而不學文 則質勝而野.”

洪氏(興祖)가 말했다. “餘力이 없는데도 文을 배우면, 文이 그 본질을 없앨 것이요, 餘力이 있는데도 文을 배우지 않는다면, 본질에 치우쳐 야비해질 것이다.”


*愚謂 力行而不學文 則無以考聖賢之成法 識事理之當然, 而所行 或出於私意 非但失之於野而已.

내가 생각하건대, 力行만 하고 文을 배우지 않으면, 성현이 이루어놓은 법도를 상고하고 사리의 마땅함을 알지 못해서, 행하는 바가 혹 개인의 생각에서 나올 수 있을 수 있으니, 비루함에 잘못되는 것만은 아니다.


7.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가 말하였다. “어진 이를 존경하되 여색을 좋아하듯 하며, 부모를 섬기되 그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기되 몸을 바치며, 벗과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할 것이다.”


*子夏 孔子弟子 姓卜 名商. 賢人之賢而易其好色之心 好善有誠也. 致 猶委也 委致其身 謂不有其身也. 四者 皆人倫之大者 而行之必盡其誠 學求如是而已. 故子夏言 “有能如是之人 苟非生質之美 必其務學之至, 雖或以爲未嘗爲學 我必謂之已學也.”

子夏는 공자의 제자인데, 성은 卜이요 이름은 商이다. 남의 어짊을 어질게 여기되,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과 바꾼다면, 善을 좋아함에 성실함이 있는 것이다. 致는 委와 같다. 그 몸을 바친다는 것은 그 몸을 있게 하지 않음을 말한다. 네 가지는 모두 人倫 중에서 큰 것이니, 실천함에 반드시 정성을 다하여야 하며, 學은 이와 같이 구할 뿐이다. 그러므로 자하가 말하되,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진실로 타고난 기질의 아름다움이 아니라면, 틀림없이 배움에 힘씀이 지극하여서 그럴 것이니, 비록 혹시라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이미 배웠다고 할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游氏曰 “三代之學 皆所以明人倫也 能是四者 則於人倫厚矣 學之爲道 何以加此. 子夏以文學名 而其言 如此 則古人之所謂學者 可知矣. 故學而一篇 大抵皆在於務本.”

游氏(酢)가 말했다. “삼대의 학문은 모두 인륜을 밝히는 것이다. 이 네 가지를 할 수 있다면, 인륜에 두터운 것이니, 배우는 도가 어찌 여기에서 더할 것인가? 子夏는 문학으로 거론되었는데, 그 말이 이와 같으니, 고인이 소위 배운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그러므로 學而의 한 篇은 대개 근본에 힘씀에 있다.

-子夏以文學名(자하이문학명): 「先進篇」 第2章에서 “文學子游子夏”라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游酢(유초:1053~1123): 字는 定夫, 호는 豸山(치산). 복건성 양화평리 사람이다. 宋代의 理學者이며, 廣平先生이라 불렸다.


*吳氏曰 “子夏之言 其意善矣. 然詞氣之間 抑揚大過 其流之弊 將或至於廢學, 必若上章夫子之言然後 爲無弊也.”

吳氏(棫)가 말했다. “자하의 말은 그 뜻이 좋다, 그러나 말 사이의 억양이 너무 지나쳐, 그 흐름의 폐단이 학문을 없애는 데 이를 수 있으니, 반드시 위의 章에 있는 孔子의 말과 같이 한 뒤에야 폐단이 없을 것이다.”

-上章夫子之言(상장부자지언): 行有餘力 則以學文을 말한다.

-吳棫(오역:약1100~1154)字는 才老. 송나라 관리로서 音韻학자였다. 舒州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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