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爲政篇 5, 6, 7, 8, 9

서원365 2016. 12. 16. 10:38

5. 孟懿子問孝 子曰 “無違.”

맹의자가 효에 대해 질문을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어김이 없어야 한다.”


*孟懿子 魯大夫仲孫氏 名何忌. 無違 謂不背於理

孟懿子(맹의자): 魯나라 대부 仲孫氏로서 이름은 何忌(하기)이다. 無違는 도리를 등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樊遲御 子告之曰 “孟孫問孝於我 我對曰 ‘無違.’”

번지가 수레를 몰고 있는데 공자가 그에게 말씀하셨다.

“맹손이 나에게 효를 묻기에 내가 ‘어김이 없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樊遲 孔子弟子 名須. 御爲孔子御車也. 孟孫卽仲孫也. 夫子以懿子未達而不能問 恐其失指而從親之令爲孝 故語樊遲以發之.

樊遲(번지): 공자의 제자, 이름은 須. 御는 공자를 위해 수레를 모는 것이다. 孟孫은 仲孫이다. 夫子께서 懿子가 이해하지 못해 묻지를 못해서, 취지를 잃고 부모의 명령을 따르는 것을 孝로 여길 것을 염려하셨으므로 번지에게 말씀하셔서 밝히신 것이다.


•樊遲曰 “何謂也?” 子曰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

번지가 말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살아계시면 예로써 섬기며, 돌아가시면 예로써 장례를 치르고, 예로써 제를 지내는 것이다.”


*生事葬祭 事親之始終具矣. 禮卽理之節文也. 人之事親 自始至終 一於禮而不苟 其尊親也 至矣, 是時 三家僭禮 故夫子以是警之. 然語意渾然 又若不專爲三家發者, 所以爲聖人之言也.

살아서 섬기고 장사지내고 제사지내는 것은 부모를 섬기는 처음과 마침이 갖추어진 것이다. 禮란 이치의 節文이다. 사람이 부모를 섬김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禮로 하되 구차하지 않으면 부모를 높임이 지극한 것이다. 이때 三家는 참람한 禮를 하므로 夫子께서 이것으로써 경계하신 것이다. 그러나 말의 뜻이 원만하고 또 三家만을 위하며 밝히신 것이 아닌 것 같으니, 이 때문에 聖人의 말씀이 되는 것이다.


*胡氏曰 “人之欲孝其親 心雖無窮 而分則有限. 得爲而不爲 與不得爲而爲之 均於不孝, 所謂‘以禮’者 爲其所得爲者而已矣.”

胡氏가 말하였다. 사람이 아버지에게 효도하고자 함은 그 마음이 무궁하지만, 분수는 한계가 있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데도 하는 것은 똑같이 불효이다. 이른 바 ‘禮로써’ 라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일 뿐이다.“

-三家(삼가): 노나라 환공(姬允)의 후손들로 季孫氏, 孟孫氏, 叔孫氏를 말한다. 이들이 노나라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자식이 효를 하지 않음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지만, 禮를 어겨 지나치게 하는 것 역시 불효라는 말이다. 춘추시대에는 이미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해, 제후가 천자를 흉내 내고, 사대부가 제후를 흉내 내어 그 법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 모두가 禮를 가볍게 여기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孔子는 질서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禮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6. 孟武伯問孝 子曰 “父母唯其疾之憂.”

孟武伯이 효에 대해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드는 것을 걱정한다.”


*武伯 懿子之子 名彘. 言父母愛子之心 無所不至 唯恐其有疾病 常以爲憂也. 人子體此 而以父母之心爲心 則凡所以守其身者 自不容於不謹矣 豈不可以爲孝乎?

武伯(무백)은 懿子의 아들이며, 이름은 彘(체)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지극하지 않음이 없으니 자식이 질병이 있을까봐 늘 근심함을 말한 것이다. 자식이 이것을 체득하여 부모의 마음으로써 마음을 삼는다면, 자기 몸을 지키는 모든 것이 삼가지 않음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어찌 효가 되지 않겠는가?


*舊說 “人子能使父母 不以其陷於不義爲憂 而獨以其疾爲憂 乃可爲孝.”, 亦通.

舊說에는 “자식이 부모로 하여금 자식이 불의에 빠지는 것을 근심하게 하지 말고, 다만 자식의 병만을 근심하게 한다면 효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역시 통한다.

-舊說(구설): 何晏의 『論語集解』, 孔穎達의 『論語註疏』, 皇侃의 『論語義疎』, 刑昺(형병)의 『論語疎』 등을 말한다. -成百曉


7. 子游問孝 子曰 “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자유가 효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의 효라는 것은 봉양함을 말한다. 개와 말에 이르기까지 다 먹여 살림은 있으니, 공경하지 않으면 무엇으로써 다를까?”


*子游 孔子弟子 姓言 名偃. 養 謂飮食供奉也. 犬馬 待人而食 亦若養然. 言人畜犬馬 皆能有以養之 若能養其親而敬不至 則與養犬馬者何異. 甚言不敬之罪 所以深警之也.

子游(자유)는 공자의 제자이니 성은 言이며 이름은 偃(언)이다. 養은 음식으로 공양함을 이른다.개와 말은 사람에 의지하여 먹으니 또한 기름은 같다. 사람이 개와 말을 기름에 다 길러줌이 있으니, 만약 부모를 봉양함에 공경함이 지극하지 않으면, 개와 말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불경의 죄를 심하게 말씀하신 것이니 깊이 경계해야 한다.


*胡氏曰 世俗事親 能養足矣, 狎恩恃愛 而不知其漸流於不敬 則非小失也. 子游 聖門高弟 未必至此 聖人直恐其愛踰於敬 故以是深警發之也.

胡氏가 말했다. “세상에서 부모를 섬김에 봉양으로 충분하다 하고, 은혜에 익숙하고 사랑을 믿어, 점점 불경함에 빠짐을 알지 못하니, 이는 작은 잘못이 아니다. 子游는 공자 문하의 높은 제자이나 여기에 반드시 이르지는 못하여, 성인께서 그가 敬에서 벗어남을 염려하셨으므로 이로써 깊이 경계하여 일깨우신 것이다.”

-踰 (유): 넘다.

-봉양(奉養)은 효의 기본이다. 아무리 다른 것을 한다 해도 부모가 배고프고 헐벗었다면 효를 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외적 효에 치우쳐 그것이 모두라고 생각하곤 하니 그것이 문제이다.


8. 子夏問孝 子曰 “色難 有事 弟子服其勞 有酒食先生饌 曾是以爲孝乎?”

자하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 일이 있어 弟子가 그 수고를 대신하고, 酒食이 있어 先生에게 드시게 하는 것이 어찌 일찍이 효가 되겠는가?”

-先生은 父兄이며, 弟子는 그대로 손아랫사람과 자식이다.

-饌(찬): 먹다. 반찬. 음식을 차림.

-色難(색난): 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이 없이 그 수고를 대신하고 酒食을 드시게 해도, 얼굴빛은 온화하고 기쁜 모습이 되기 어렵다.


*色難 謂事親之際 惟色爲難也. 食(사) 飯也. 先生 父兄也. 饌飮食之也. 曾猶嘗也. 蓋孝子之有深愛者 必有和氣, 有和氣者 必有愉色, 有愉色者 必有婉容. 故事親之際 惟色爲難耳, 服勞奉養 未足爲孝也. 舊說 “承順父母之色 爲難.” 亦通.

色難은 부모를 섬길 때 오직 얼굴빛을 온화하게 함이 어려움이 됨을 말한다. 食은 밥이다. 先生은 父兄이다. 饌(찬)은 마시게 하고 먹게 하는 것이다. 曾은 일찍과 같다. 대개 효자가 깊이 사랑함이 있다면 반드시 和氣가 있고, 和氣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즐거운 빛이 있으며, 즐거운 빛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공손한 용모가 있다. 그러므로 부모를 섬길 때 오직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 수고를 대신하고 봉양하는 것은 효가 됨에 충분하지 않다. 舊說에는 “부모의 얼굴빛을 받들어 순종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는데 역시 통한다.

-愉(유): 즐거운. -婉(완): 순하다.


*程子曰 “告懿子 告衆人者也, 告武伯者 以其人多可憂之事, 子游 能養而或失於敬, 子夏 能直義而或少溫潤之色, 各因其材之高下 與其所失而告之 故不同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孟懿子(맹의자)에게 말씀하신 것은 여러 사람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孟武伯에게 말씀하신 것은 그 사람이 근심할 만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며, 子游는 봉양하지만 가끔 공경함을 잃었기 때문이며, 子夏는 곧고 의롭지만 가끔 온화한 빛이 부족하였으니, 각각 그 재주의 높고 낮음과 잘못하는 바에 따라서 말씀하셨기 때문에 같지 않다.“


9. 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안회와 더불어 종일토록 얘기를 나누었으나, 내 말을 어기지 않아 바보스러웠으나, 물러가 사생활을 살펴보니 역시 족히 발명하였다. 안회는 바보가 아니다.”

-回(회): 성은 顔(안), 자는 子淵(자연), 공자가 가장 아꼈던 제자였으나 불행하게도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고 한다.

-不違(불위): 공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질문하지 않았다는 뜻.

-亦足以發(역족이발): 공자가 말한 도리나 이치를 생활에 드러냈다는 뜻. 즉 실천했다는 뜻.


*回 孔子弟子 姓顔 字子淵. 不違者 意不相背 有聽受而無問難也. 私 謂燕居獨處, 非進見請問之時. 發 謂發明所言之理.

回는 공자의 제자이다. 성은 顔(안)이고, 字는 子淵(자연)이다. 어기지 않는다는 것은 뜻이 서로 배치됨이 없어서 듣고서 질문이나 논란이 없었다는 것이다. 私는 한가하게 혼자 지내는 것을 말하며, 나아가 뵙고 묻는 때가 아님을 말한다. 發은 말씀하신 도리를 드러내 밝히는 것이다.

-燕(연):편안할 연.


*愚 聞之師 曰“顔子 深潛純粹 其於聖人 體段已具. 其聞夫子之言 黙識心融 觸處洞然 自有條理. 故終日言 但見其不違 如愚人而已, 及退省其私 則見其日用動靜語黙之間 蓋足以發明夫子之道, 坦然由之而無疑然後 知其不愚也.”

내가 스승께 들었다. “顔子(안자)는 흠뻑 빠지고 순수해서 공자에 대해서 몸 부분이 이미 갖추어졌다. 그가 夫子의 말씀을 들어 말없이 알고 마음에 통하여 닿는 곳마다 환하여 스스로 조리가 있었다. 그러므로 종링 말해도 다만 그 어기지 않음이 바보처럼 보였을 뿐이다. 물러나 그의 사생활을 살펴봄에 일상생활의 동정과 말하고 침묵하는 동안에, 대개 부자의 道을 충분히 발명하여, 평탄하게 행하여 의심이 없음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어리석지 않음을 아신 것이다.”

-坦然(탄연): 마음이 편안한 모양,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모양. 坦(탄)은 평평하다, 너그럽다,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