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八佾篇 12, 13, 14, 15

서원365 2016. 12. 17. 22:03

12. 祭如在 祭神如神在

제사를 지낼 때는 조상이 함께 있는 듯하였고,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신이 있는 듯이 하였다.

-공자가 이렇게 했다는 말이다.


*程子曰 “祭 祭先祖也. 祭神 祭外神也. 祭先主於孝 祭神主於敬.”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祭는 선조에게 제사하는 것이다. 祭神은 밖의 神에게 제사하는 것이다. 제사는 孝를 위주로 하고, 祭神은 敬을 위주로 한다.”

-外神(외신): 선조 이외의 신.


*愚謂此門人記孔子祭祀之誠意.

내가 생각하건대, 이것은 문인이 孔子께서 제사하는 誠意를 기록한 것이다..


•子曰 “吾不與(예)祭 如不祭.”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사를 지내더라도 부득이 하여 직접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했다는 말이다.


*又記孔子之言以明之. 言己當祭之時 或有故不得與 而使他人攝之, 則不得致其如在之誠. 故雖已祭 而此心缺然, 如未嘗祭也.

또 공자의 말로써 명확히 하였다. 자기가 마땅히 제사해야 할 때, 혹 일이 있어서 참석할 수 없어서 남에게 시켜서 일을 보게 하면, 조상이 있는 듯이 정성을 다할 수 없으니, 그러므로 비록 이미 제사를 지냈더라도 이 마음이 결여되어 있어서 일찍이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范氏曰 “君子之祭 七日戒 三日齊 必見所祭者 誠之至也. 是故郊則天神格 廟則人鬼享 皆由己以致之也. 有其誠則有其神 無其誠則無其神 可不謹乎. 吾不與祭如不祭 誠爲實 禮爲虛也.”

范氏가 말했다. “군자가 제사지냄은 7일간 경계하고 3일간 재계하여서 반드시 제사 지내는 대상을 보는 것은 정성이 지극한 것이다. 그러므로 郊祭를 지내면 천신이 이르고,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면 사람의 귀신이 흠향하는 것이니, 모두 자기로 말미암아 이르는 것이다. 정성이 있으면 신이 있고, 정성이 없으면 신이 없으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다는 것은 정성이 실제가 되고 禮가 虛飾이 되는 것이다.


13.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何謂也?”

王孫賈(왕손가)가 물었다. “아랫목 신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부엌 신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다고 하니 무슨 말입니까?”

-媚(미): 아첨하다. 아첨하여 잘 보이다. -竈(조): 부엌. -奧(오): 아랫목, 안, 나라의 안

-奧와竈(오와 조) : 五祀(오사)의 종류이다. 五祀와 지내는 시기는 다음과 같다. 戶(孟春, 작은 문), 竈(孟夏, 부엌), 中霤(季夏, 용마루), 門(孟秋, 문), 行(孟冬, 길)


*王孫賈 衛大夫. 媚 親順也. 室西南隅爲奧. 竈者 五祀之一 夏所祭也.

王孫賈는 衛나라 大夫이다. 媚(미)는 친하고 순종함이다. 방에서 서남쪽 귀퉁이를 奧(오)라고 한다. 竈(조)는 다섯 제사의 하나로 여름에 제사 지내는 곳이다.


*凡祭五祀, 皆先設主而祭於其所 然後迎尸而祭於奧 略如祭宗廟之儀. 如祀竈 則設主於竈陘 祭畢而更設饌於奧以迎尸也. 故時俗之語 因以奧有常尊 而非祭之主, 竈雖卑賤 而當時用事, 喻自結於君, 不如阿附權臣也. 賈 衛之權臣 故以此諷孔子.

무릇 五祀에 제사지낼 때는 먼저 신주를 설치하고 그곳에 제사한 뒤에 시동을 맞아들이어 奧에 제사 지내는데, 대략 종묘의 제사 의식과 같다. 竈에 제사지낼 경우에는 부뚜막에 신주를 설치하고, 제사를 치면 다시 奧에 제수를 진설하여 시동을 맞아들인다. 그래서 당시 세속의 말에 의하면 奧는 항상 높음이 있으나 제사의 주인은 아니며, 竈는 비록 비천하나 당시 用事하므로, 직접 임금에게 결탁하는 것이 權臣에게 아부하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王孫賈가 위나라 권신이므로 이로써 은근히 孔子에게 말한 것이다.

-陘(형): 부뚜막. -諷(풍): 풍자하다. 사물에 비유하여 간하다.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습니다.”

-獲罪於天(획죄어천): 하늘이라 함은 天理를 말하는 것이다. 천리를 거스르고 다른 신에게 빌어봤자 아무 소용없다. 또한 天理를 거스르고 죄를 갚는 길을 하늘에 비는 것이 아니라, 天理를 따르는 것이다. 하늘에 빈다고 용서되지는 않는다. 빈다는 것을 그로 인해 죄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다면 아무 소용없다. 시간 낭비일 뿐이다. 마음을 바르게 하여 다시는 天理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해야 한다.


*天卽理也 其尊無對 非奧竈之可比也. 逆理 則獲罪於天矣 豈媚於奧竈所能禱而免乎. 言但當順理 非特不當媚竈, 亦不可媚於奧也.

天은 天理이니 그 높음이 상대가 없어서, 奧와 竈로 비교할 수 없다. 천리를 거스르면 하늘에 죄를 짓는 것이니 어찌 奧와 竈에 잘 보여 빌어서 면할 수가 있겠는가? 다만 天理를 따라야 하며, 竈에 아첨하지 말 뿐만 아니라, 또한 奧에 잘 보이려 해서도 안 됨을 말씀하신 것이다.


*謝氏曰 “聖人之言 遜而不迫. 使王孫賈而知此意 不爲無益, 使其不知 亦非所以取禍.”

謝氏가 말했다. “聖人의 말씀은 겸손하고 급박하지 않다. 왕손가로 하여금 이러한 뜻을 알게하면 유익함이 없다 하지 못할 것이요, 가령 그가 알지 못하더라도 공자 자신이 화를 입지는 않을 것이다..”


14.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공자가 말했다.

“周나라는 夏와 殷 2대를 보았으니 찬란하다 文이여, 나는 周를 따르겠다.”

-夏와 殷을 2대라고 하고, 夏殷周를 3대라고 한다. 周가 夏와 殷을 보고 예의 기본은 그대로 이어가고 文을 加減(가감)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문장이 앞에 나온 바가 있다.


*監 視也. 二代 夏商也. 言其視二代之禮而損益之. 郁郁 文盛貌.

監(감)은 봄이다. 二代는 夏나라와 商나라이다. 二代의 禮를 보고 덜고 더하였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郁郁(욱욱)은 문채가 성한 모습이다.


*尹氏曰 “三代之禮至周大備 夫子美其文而從之.”

尹氏이 말했다. “三代의 예는 周나라에 와서 크게 구비되었으니, 夫子께서 그 문을 찬미하셔서 따르신 것이다.”


15. 子入大(太)廟 每事問, 或曰 “孰謂鄹人之子 知禮乎? 入大廟 每事問.” 子聞之 曰 “是禮也.”

공자가 太廟에 들어가 모든 일을 묻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鄹(추) 사람의 아들이 禮를 안다고 하는가? 太廟에 들어가 매사를 묻는데.”

공자가 그것을 듣고 말했다.

“그것이 禮이다.”

-太廟(대묘)는 周公의 사당이다. 孔子가 주공의 사당에 들어가 제사 일을 도우면서 일일이 묻자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비록 알고 있어도 자기를 낮추어 이렇게 자문을 받는 것이 바로 禮라는 것이다. -鄹人之子(추인지자): 孔子가 鄹에서 태어났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大廟 魯周公廟. 此蓋孔子始仕之時 入而助祭也. 鄹 魯邑名. 孔子父叔梁紇 嘗爲其邑大夫. 孔子自少以知禮聞, 故或人因此而譏之. 孔子言是禮者 敬謹之至 乃所以爲禮也.

大廟는 魯나라 주공의 사당이다. 이것은 孔子께서 벼슬을 시작하실 때 들어가셔서 제사를 도우신 것일 것이다. 鄹(추)는 노나라의 읍 이름이다. 공자의 아버지 叔梁紇(숙량흘)이 일찍이 그 읍의 大夫였다. 孔子께서는 어릴 때부터 예를 안다고 소문이 났었으므로 어떤 사람이 이 때문에 비아냥거린 것이다. 孔子께서 이것이 禮라고 하신 것은 공경하고 삼감이 지극함이 바로 예로 삼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尹氏曰 “禮者 敬而已矣, 雖知亦問 謹之至也, 其爲敬莫大於此. 謂之不知禮者 豈足以知孔子哉?

尹氏이 말했다. “禮란 敬할 뿐이니 비록 알더라도 또한 묻는 것이 삼감의 지극한 것이라, 그 敬함이 이보다 클 수는 없다. 이를 일러 예를 알지 못한다고 하는 자가 어찌 공자를 알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