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八佾篇 16, 17, 18, 19, 20

서원365 2016. 12. 18. 11:48

16.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공자가 말했다.

“활쏘기를 함에 가죽을 뚫는 것에 주력하지 않으니, 힘의 등급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옛 활쏘기의 도리이다.”

-과녁판을 만들 때 베로 만들고 그 가운데 가죽을 붙여서 표적을 삼았는데, 이를 鵠(곡)이라고 한다. 正鵠(정곡)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周의 武王이 은나라를 이기고 교외에서 활쏘기를 할 때 가죽을 뚫는 것을 주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武王이 세상을 다스림에 무력을 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춘추시대에 들어와 다시 가죽을 뚫는 것을 주로 하는 활쏘기가 유행했으니, 이는 평화의 시대가 가고 전란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射不主皮 鄉射禮文. 爲力不同科 孔子解禮之意如此也.

활을 쏨에 가죽을 뚫는 것을 위주로 하지 않음은 『儀禮』의 「鄕射禮」의 글이다. 힘이 동등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孔子께서 鄕射禮의 뜻을 해석하기를 이와 같이 하신 것이다.


*皮 革也, 布侯而棲革於其中以爲的 所謂鵠也. 科 等也. 古者射以觀德 但主於中, 而不主於貫革, 蓋以人之力有强弱 不同等也. 記曰:“武王克商, 散軍郊射 而貫革之射息. 正謂此也. 周衰 禮廢 列國兵爭, 復尙貫革, 故孔子歎之.

皮는 가죽이다. 과녁을 베로써 하고 그 가운데 가죽으로 붙여서 표적으로 삼은 것을 鵠(곡)이라고 한다. 科는 등급이다. 옛 사람들은 활쏘기로써 덕을 관찰하여 다만 적중하는 것을 위주로 하여서 가죽을 뚫는 것을 위주로 하지 않았으니, 사람의 힘에 강약이 있어서 등급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禮記』 「樂記」에 “武王이 商나라를 이기고, 군대를 해산하며, 교외에서 활쏘기를 함에 가죽을 뚫은 활쏘기는 종식되었다.”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말한 것이다. 周나라가 쇠퇴하고 禮가 폐하자 열국이 군사 경쟁을 하여 다시 가죽 뚫는 것을 숭상하므로 孔子께서 탄식하신 것이다.

-侯(후): 과녁, 제후 -棲(서): 깃들이다. 보금자리로 정하다. -鵠(곡): 정곡, 고니


*楊氏曰 “中可以學而能 力不可以强而至. 聖人言古之道 所以正今之失.”

楊氏가 말했다. “貫中은 배워서 할 수 있지만, 힘은 억지로 이를 수 없다. 성인께서 옛 道를 말씀하신 것은 지금의 잘못됨을 바로 잡으려 하신 것이다.”


17. 子貢 欲去告朔之餼羊

자공이 고삭 때 바치는 희생의 양을 없애려 하자


*告朔之禮 古者天子常以季冬 頒來歲十二月之朔于諸侯, 諸侯受而藏之祖廟. 月朔 則以特羊告廟, 請而行之. 餼, 生牲也. 魯自文公始不視朔 而有司猶供此羊, 故子貢欲去之.

告朔의 禮는 옛날 천자가 음력 섣달에 새해의 12개월의 月朔[달력]을 제후들에게 반포하는 것으로, 제후는 받아서 조상의 사당에 보관한다. 매월 초하루가 되면 한 마리의 양으로써 사당에 고하고, 청하여 시행하였다. 餼(희)는 날고기 희생이다. 魯나라는 문공 때부터 視朔을 하지 않았으나, 유사가 아직도 양을 바쳤으므로 子貢이 없애려 한 것이다.

-餼(희): 犧牲. -視朔(시삭): 초하루에 군주가 친히 고유하는 것.

-魯 文公(~BC609): 노나라 20대 군주.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賜야, 너는 그 양을 아끼느냐? 나는 그 禮를 소중히 여긴다.”

-我愛其禮(아애기례) : 孔子는 천자로부터 서민에까지 이어지는 봉건 질서를 회복하려고 노력하였다. 앞에 나온 八佾(팔일)의 춤, 禘(체) 제사에 관한 것, 여기 나오는 告朔(고삭)에 관한 孔子의 말이 모두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미 周는 쇠약해 再起(재기)할 수 없는 상황이며, 영토도 주나라 초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져 초기의 봉건제도로서는 다스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왕의 아우나 공신이었던 제후들의 후예가 주왕실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어져 옛 도리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므로 공자의 시도는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공자가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였지만 현실성 없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제후는 없었다.


*愛 猶惜也. 子貢蓋惜其無實而妄費. 然禮雖廢 羊存 猶得以識之而可復焉, 若併去其羊, 則此禮遂亡矣, 孔子所以惜之.

愛는 아낌과 같다. 子貢은 실질이 없이 헛되이 낭비하는 것을 아까워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禮는 폐하였지만 희생양이 남아 있으면 오히려 알 수가 있어서 회복할 수 있지만, 만약 양마저 아울러 없애면 이 예가 따라서 없어지니, 孔子께서 이 때문에 애석하게 여기신 것이다.


*楊氏曰 “告朔 諸侯所以稟命於君親 禮之大者. 魯不視朔矣, 然羊存則告朔之名未泯, 而其實因可擧. 此夫子所以惜之也.”

楊氏가 말했다. “告朔은 제후가 임금과 부모(및 조상)에게서 명령받은 것이기 때문에 禮의 큰 것이다. 魯나라가 視朔을 하지 않으나, 그러나 양을 바치는 것이 남아 있으면 告朔의 이름이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그 실제가 이로 인해 거행할 수 있으니, 夫子께서 이를 아까워하신 것이다.”

-稟(품): 내려주다, 받다.


18. 子曰 “事君盡禮 人以爲諂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을 섬김에 예를 다하는 것을 사람들은 아첨한다고 한다.”


*黃氏曰 “孔子於事君之禮 非有所加也 如是而後盡爾. 時人不能 反以爲諂. 故孔子言之, 以明禮之當然也.”

黃氏(祖舜)이 말했다. “孔子께서 임금을 섬기는 禮는 더하는 바가 없었던 것이 아니요, 이와 같이 한 뒤에야 다 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람들이 하지 못했으므로 도리어 아첨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말씀하셔서 禮의 당연한 것을 밝히신 것이다.”

-黃祖舜(1100~1165字는 繼道. 南宋福建福清平南里大壤(지금의 屬福建省福清市東瀚鎮大壤村)사람.


*程子曰 “聖人事君盡禮 當時以爲諂. 若他人言之 必曰 ‘我事君盡禮, 小人以爲諂.’ 而孔子之言止於如此. 聖人道大德宏, 此亦可見.”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이 임금 섬김에 예를 다함을 당시에는 아첨이라고 하였으니, 만약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면 반드시 ‘내가 임금 섬김에 예를 다함을 소인들이 아첨한다고 하는구나.’라고 하였을 것인데 孔子께서는 (소인이라고 하지 않고) 이와 같이 말씀하시는 데 그치셨다. 성인의 道가 크고 덕이 넓음을 이 또한 알 수 있다.”

-宏(굉):크다, 넓다.


19. 定公 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정공이 물었다.

“임금이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임금을 섬김에 어찌해야 합니까?”

孔子께서 대답하였다.

“임금은 禮로써 신하를 부리고, 신하는 忠으로써 임금을 섬겨야 합니다.”

-定公: 爲政 第21章 참조.


*定公 魯君 名宋. 二者皆理之當然, 各欲自盡而已.

定公은 魯나라 군주인데 이름이 宋이다. 두 가지는 모두 도리의 당연 것이니, 각자 스스로 다하고자 할 뿐이다.


*呂氏曰 “使臣不患其不忠 患禮之不至, 事君不患其無禮 患忠之不足.”

呂氏(大臨)가 말했다. “신하를 부림에 그가 충성을 하지 않을지 걱정하지 말고, 禮가 지극하지 못함을 걱정해야 하며, 임금을 섬김에 임금이 예가 없을 것을 걱정하지 말고, 충성이 부족할까를 적정해야 한다.”


*尹氏曰 “君臣以義合者也. 故君使臣以禮 則臣事君以忠.”

尹氏가 말했다. “임금과 신하는 의리로 결합되었으므로, 임금은 신하를 예로써 부리고, 신사는 임금을 충성으로써 섬긴다.”


20.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詩經』의 「關雎」는 즐겁지만 음탕하지 않고, 슬퍼도 和를 해치지 않는다.”

-關雎

關關雎鳩 在河之洲 꾸우꾸우 물수리새 강물 모래톱에 정다웁고

窈窕淑女 君子好逑. 정숙한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參差荇菜 左右流之 올망졸망 노랑어리연꽃 이리저리 헤쳐 찾듯

窈窕淑女 寤寐求之. 정숙한 아가씨를 자나 깨나 구하고저

求之不得 寤寐思服 구하여도 얻지 못해 자나 깨나 생각하니

悠哉悠哉 輾轉反側. 길어라 이 밤이여 이리 뒤척 저리 뒤척

參差荇菜 左右采之 올망졸망 노랑어리연꽃 이리저리 따노라니

窈窕淑女 琴瑟友之. 정숙한 아가씨 거문고를 타면 나는 비파를 타리

參差荇菜 左右毛之 올망졸망 노랑어리연꽃 이리저리 골라내니

窈窕淑女 鍾鼓樂之. 정숙한 아가씨 종을 치면 나는 북을 치리

-關關(관관): 물새가 우는 소리 -雎鳩(저구): 매목 수릿과에 속한 새.

-窈窕(요조): 그윽할 요, 고상할 요./ 정숙할 조, 그윽할 조. -逑(구): 짝

-荇菜(행채): 노랑어리연꽃. -參差(참치): 크고 작은 것이 일정하지 않음.


*關雎 周南國風詩之首篇也. 淫者 樂之過而失其正者也. 傷者 哀之過而害於和者也. 關雎之詩 言后妃之德 宜配君子. 求之未得 則不能無寤寐反側之憂, 求而得之 則宜其有琴瑟鍾鼓之樂. 蓋其憂雖深而不害於和, 其樂雖盛而不失其正, 故夫子稱之如此. 欲學者玩其辭 審其音 而有以識其性情之正也.

關雎(관저)는 「周南國風」으로서 『詩經』의 첫편이다. 淫(음)이란 즐김이 지나쳐 바른 것을 잃는 것이다. 傷(상)이란 슬픔이 지나쳐 마음의 조화를 해치는 것이다. 關雎라는 시는 后妃의 덕이 마땅히 군자의 배필이 됨이 마땅하니, 구하지 못하면 자나깨나 뒤척이는 근심이 없지 않고, 구하여 얻으면 거문고와 비파, 종과 북 등 즐거움이 마땅하다고 있으니, 그 근심이 깊지만 마음의 조화를 해치지 않으며, 그 즐거움이 비록 많지만 그 바름을 잃게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칭찬하시기를 이와 같이 하셨으니, 배우는 사람들은 그 말을 음미해 보고, 그 音을 살펴서 性情의 바름을 알 수 있게 하고자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