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里仁篇 1, 2, 3, 4, 5

서원365 2016. 12. 18. 21:04

◎ 里仁 第四

*凡二十六章.

모두 26章이다.

1.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마을 인심이 어진 것이 아름다우니, 가려서 어진 곳에 살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리오?”

-知는 여기서는 智의 뜻이 있다. 仁은 어질고 두터운 것.


*里有仁厚之俗爲美. 擇里而不居於是焉 則失其是非之本心 而不得爲知矣.

마을에 어질고 두터운 풍속이 있는 것이 아름다움이 된다. 마을을 가려서 이런 곳에 살지 않으면, 옳고 그름의 본심을 잃은 것이니 지혜가 될 수 없다.


2. 子曰 “不仁者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 安仁 知者 利仁.”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지 않은 사람은 오랫동안 어려운 처지에 있을 수 없고, 오랫동안 즐거움에 처할 수 없다. 어진 사람은 仁을 편안히 여기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여긴다.”

-不可以久處約(불가이구처약): 約은 어렵다는 뜻. 어질지 못한 사람은 오랫동안 어렵게 지내면 도리가 아닌 방법으로라도 그 처지를 벗어나려 하며, 오랫동안 걱정거리가 없으면 타락하게 된다.

-仁者安仁 知者利仁(인자안인, 지자리인): 어진 사람은 도리를 어질게 사는 것 그 자체를 즐거워하고 편안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사정이 어렵게 되었다거나 오랫동안 걱정거리가 없다고 해서 그 仁을 버리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질게 사는 것이 일시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으나 마침내 이롭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역시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걱정거리가 없어도 그 仁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인자는 仁 그 자체를 즐거워하니, 억지로 仁하려 하는 것보다는 훨씬 차원이 높다. 이를 바른 가치 감정이라고 한다.


*約 窮困也. 利 猶貪也, 蓋深知篤好而必欲得之也. 不仁之人 失其本心 久約必濫 久樂必淫. 惟仁者則安其仁而無適不然, 知者則利於仁而不易所守, 蓋雖深淺之不同 然皆非外物所能奪矣.

約은 곤궁함이다. 利는 탐냄과 같으니, 깊이 알고 독실하게 좋아해서 반드시 얻고자 하는 것이다. 어질지 못한 사람은 본심을 잃어서 오랫동안 어려우면 반드시 넘치고, 오랫동안 즐거우면 반드시 어지럽게 된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어진 것을 편안히 여겨서 가는 곳마다 그렇지 않음이 없고, 지혜로운 자는 仁 을 이롭게 여겨 지키는 것을 바꾸지 않으니, 비록 깊고 얕음은 같지 않으나, 모두 외물이 빼앗을 수 있는 바가 아니다.


*謝氏曰 “仁者心無內外遠近精粗之間, 非有所存而自不亡 非有所理而自不亂, 如目視而耳聽 手持而足行也. 知者謂之有所見則可, 謂之有所得則未可. 有所存斯不亡 有所理斯不亂, 未能無意也. 安仁則一, 利仁則二. 安仁者非顏․閔以上 去聖人爲不遠 不知此味也. 諸子雖有卓越之才 謂之見道不惑則可 然未免於利之也.”

謝氏가 말했다. “仁者는 마음에 안과 밖, 멀고 가까움, 정밀하고 거침의 차이가 없으니, 보존하려는 바가 있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다스리지 않아도 저절로 어지러워지지 않음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잡고 발로 걷는 것과 같다. 知者를 일러 보는 바가 있다고 하는 것은 괜찮지만 얻은 바가 있다는 것은 괜찮지 않다. 보존하려 함이 있어야 없어지지 않고, 다스림이 있어야 어지럽지 않으니 의식이 없지 못하다. 安仁은 하나요, 利仁은 둘이다. 仁을 편안히 여기는 사람은 顔子과 閔子 이상으로 성인과 거리가 멀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이 맛을 알지 못한다. 여러 제자들이 탁월한 재질이 있지만, 道를 보고 유혹됨이 없다고 하는 것은 가하지만, 그것을 이롭게 여기는 것을 면하지 못했다.”


3. 子曰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미워할 수도 있다.”

-惡人(오인): 惡은 악할 악자가 아니고, 미워할 오자이다.

-小人은 자기에게 잘해주면 좋아하고, 잘 대해주지 않으면 미워한다. 그러나 仁者는 도리를 기준으로 좋아하고 미워하므로 私感(사감)이 없다. 그러므로 자기를 믿고 따른다고 해서 잘 대해주고, 자기를 믿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고 버린다면 이것은 小人이다. 神도 이와 같아서 만약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만 복을 주는 神이 있다면 옹졸한 神이요, 이런 神을 신앙하면 신앙하는 사람도 옹졸하게 변한다.


*惟之爲言獨也. 蓋無私心 然後好惡當於理, 程子所謂“得其公正”是也.

惟는 말하자면 홀로이다. 대개 사적인 마음이 없은 뒤에야 좋아하고 미워함이 도리에 맞으니, 程子(伊川)께서 그 “공정함을 얻었다.”고 하신 것이 이것이다.


*游氏曰 “好善而惡惡 天下之同情, 然人每失其正者 心有所繫而不能自克也. 惟仁者無私心 所以能好惡也.”

游氏(酢)가 말했다. “善을 좋아하고 惡을 미워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같은 감정이지만, 사람들이 자주 그 바름을 잃는 것은 마음에 매이는 바가 있어서 자기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仁者만이 사적 마음이 없어서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는 것이다.”

-繫(계): 매다, 매달다.


4.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仁에 뜻을 두면 악함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진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판단 착오로 나쁜 짓을 할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나쁜 일도 있으며, 하다보면 그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참으로 어질기 위해서는 지혜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석가는 자비와 더불어 지혜를 강조하였다.


*苟 誠也. 志者 心之所之也. 其心誠在於仁 則必無爲惡之事矣.

苟는 참으로이다. 志란 마음이 가는 바이다. 그 마음이 참으로 仁에 있으면 반드시 악한 일을 함이 없다.


*楊氏曰 “苟志於仁 未必無過擧也, 然而爲惡則無矣.”

楊氏가 말했다. “참으로 仁에 뜻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나친 행동이 없을 수는 없지만, 惡을 하는 일을 없다.”


5. 子曰 “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부유하고 귀함 이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이지만, 바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면, 처하지 말아야 한다. 가난함과 천함 이것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고 해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

-貴賤(귀천) : 신분이 높고 낮은 것을 말한다.

-貧與賤 不去也(빈여천 불거야) : 富貴(부귀)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얻지 않으면 되고, 설령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생기면 버리면 된다. 貧賤(빈천)은 비정상적으로 그렇게 되었을 때 그것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바로 잡는 방법이 없다면,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不以其道得之, 謂不當得而得之. 然於富貴則不處 於貧賤則不去, 君子之審富貴而安貧賤也如此.

道로써 얻지 않았다는 것은 마땅히 얻지 말아야 하는데 얻었다는 것을 이른다. 그러나 富貴에 있어서는 처하지 않고, 貧賤에 있어서는 버리지 않으니, 군자가 부귀를 살피고 빈천을 편안히 여김이 이와 같은 것이다.


•君子去仁 惡乎成名?

군자가 仁을 떠나면 어떻게 이름을 이룰 수 있겠는가?


*言君子所以爲君子 以其仁也. 若貪富貴而厭貧賤 則是自離其仁, 而無君子之實矣, 何所成其名乎.

군자가 군자되는 이유가 그 仁 때문이다. 만약 부귀를 탐하고 빈천을 싫어하면 스스로 그 仁 을 떠나게 되어서 군자의 실제가 없는 것이니, 어찌 그 이름을 이룰 것인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君子無終食之間 違仁 造次必於是 顚沛必於是.

“군자는 밥 먹을 동안에도 인을 떠남이 없으니, 짧은 시간에도 仁에 기필하며, 뒤집어지는 중에도 인에 기필해야 한다.”

-造次(조차) : 아주 짧은 시간 -顚沛(전패): 뒤집어짐

-必於是(필어시) : 여기서 是는 仁, 또는 無違仁(무위인 : 인에서 떠나지 않음)일 수도 있다.


*終食者 一飯之頃. 造次 急遽苟且之時. 顚沛 傾覆流離之際. 蓋君子之不去乎仁如此, 不但富貴‧貧賤‧取舍之間而已也.

終食이란 한번 밥 먹는 동안이다. 造次는 급하고 구차한 때이다, 顚沛(전패)는 뒤집어지거나 流離(유리)하는 때이다. 대개 군자가 이처럼 仁을 떠나지 않으니, 富貴와 貧賤과 取舍 때 뿐만은 아니다.

-沛(패): 늪, 습지, 성대한 모양, 여기서는 넘어짐.


*言君子爲仁 自富貴‧貧賤‧取舍之間 以至於終食‧造次‧顚沛之頃 無時無處而不用其力也. 然取舍之分明 然後存養之功密, 存養之功密 則其取舍之分益明矣.

군자가 仁을 함이 富貴와 貧賤과 取舍하는 사이에서부터 終食과 造次와 顚沛의 때까지 그 힘을 쓰지 않는 때와 장소가 없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취하고 버림이 분명한 뒤에야 存養의 공부가 치밀해지고, 存養의 공부가 치밀하면 취하고 버리는 구분이 더욱 분명해진다.

-存養(존양): 본연의 성품을 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