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里仁篇 11, 12, 13, 14, 15, 16, 17

서원365 2016. 12. 19. 21:00

11. 子曰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君子는 德(덕)을 생각하고, 小人은 생활하는 것이 편안함을 생각한다. 군자는 법을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를 생각한다.”


*懷 思念也. 懷德 謂存其固有之善. 懷土 謂溺其所處之安. 懷刑 謂畏法. 懷惠 謂貪利. 君子小人趣向不同 公私之間而已.

懷(회)는 생각함이다. 懷德은 고유의 선함을 보존함을 이른다. 懷土는 거처하는 곳이 편안함에 빠지는 것을 이른다. 懷刑은 법을 두려워함을 이르고, 懷惠는 이익을 탐내는 것을 이른다. 군자와 소인의 취향이 같지 않음은 공과 사의 차이일 뿐이다.

-君子 즉, 治者(치자)가 덕을 생각하면 백성들은 각자 거처에서 편안해 한다. 반면 군자가 刑罰(형벌)을 생각하면 백성들은 요행이 용서받아 면할 일을 생각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尹氏曰 “樂善惡不善 所以爲君子, 苟安務得 所以爲小人.”

尹氏이 말했다. “선을 즐기고 不善을 미워함이 군자 되는 이유이며, 구차하게 편안하고 이익을 얻기를 힘쓰는 것이 소인되는 이유이다.”

-君子와 小人의 차이는 단지 이기심에 얽매여 도리를 저버리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


12. 子曰 “放於利而行 多怨.”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망을 많이 얻는다.”

-放於利而行(방어리이행): 마음을 이익 쪽으로 풀어놓고 행동함이다. 放(방)은 놓이다의 뜻.


*孔氏曰 “放 依也. 多怨 謂多取怨.”

孔氏(安國)이 말하였다. “放은 依支(의지)함이다. 多怨(다원)은 원망을 많이 취함을 말한다.”


*程子曰 “欲利於己 必害於人 故多怨.”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이익이 되게 하려고 하면 반드시 남을 해치게 되므로 원망이 많다.”


13. 子曰 “能以禮讓 爲國乎 何有? 不能以禮讓爲國 如禮何?”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예의와 겸양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면 무슨 어려움이 있을 것인가? 예의와 겸양으로 나라를 다스리지 않으면 예의제도를 어찌할 것인가?”

-앞의 禮讓(예양)은 禮(예)의 근본이다. 뒤의 如禮何(여례하)의 禮는 격식적인 禮나 제도이다. 예의 근본 정신을 갖추어 실천한다면 국가 경영에 어려움이 없지만, 그것이 없이 아무리 많은 예의와 제도를 갖추어도 소용없다는 말이다. 禮는 나의 이익과 편리를 절제하여 남의 이익과 편리를 배려하는 것이 근본정신이다. 이를 존중한다고 말한다.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격식만의 예절은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격식이 없는 예는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므로 둘 다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讓者 禮之實也. 何有 言不難也. 言有禮之實以爲國 則何難之有, 不然 則其禮文雖具 亦且無如之何矣, 而況於爲國乎.

讓이란 禮의 실제이다. 何有는 어려움이 없음을 말한다. 禮의 실제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 禮文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또한 그것을 어찌할 수 없으니 하물며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이겠는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如之何: 어찌 할 것인가? 여기서 之는 목적어 역할을 해서, 정확하게 해석하면 “그것을 어찌할 것인가?”가 된다.


14. 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지위에 설 수 있을까 걱정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수 있는 바가 되도록 하라.”

-「學而篇」16장의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와 같은 말이다.


*所以立 謂所以立乎其位者. 可知 謂可以見知之實.

所以立은 그 지위에 설 수 있는 것을 말한다. 可知는 남이 알아줄 만한 실제를 말한다.


*程子曰 君子求其在己者而已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기에게 있는 것을 구할 뿐이다.”


15.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參(삼)아, 내 道는 하나로써 통한다.”

曾子가 말했다.

“예.”

-唯(유) : 대답하는 말이다.


*參乎者, 呼曾子之名而告之. 貫 通也. 唯者 應之速而無疑者也. 聖人之心 渾然一理 而泛應曲當, 用各不同. 曾子於其用處 蓋已隨事精察而力行之 但未知其體之一爾, 夫子知其眞積力久, 將有所得, 是以呼而告之. 曾子果能默契其指, 卽應之速而無疑也.

參乎란 曾子의 이름을 불러서 말함이다. 貫은 통함이다. 唯란 속히 응하되 의심이 없는 것이다. 聖人의 마음은 혼연히 하나의 이치이니 널리 응하고 곡진하게 마땅하되, 각각 쓰임은 같지 않다. 曾子가 그 쓰이는 곳에서 이미 일을 따라 자세하게 관찰하여 힘써 행하고 있었으나 다만 그 본체가 하나임을 알지 못하였다. 夫子께서 그가 참됨을 쌓고 힘쓰기가 오래여서 장차 얻음이 있음을 아시고 이렇게 불러서 말씀하신 것이다. 曾子가 과연 그 뜻을 묵묵히 알고 즉시 응하기를 빨리 하여 의심이 없었다.

-泛 (범): 뜨다, 띄우다. 여기서는 넓다. -契(계): 맺다. 합치하다.


•子出 門人 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

孔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증자가 말했다.

“선생님의 道는 忠과 恕(서)일 뿐이다.”

-朱子의 註에 말하였다. “마음을 다하는 것을 忠(충)이라고 한다. 마음을 미루는 것을 恕(서)라고 한다.” 공자의 道(도)는 仁(인) 한 글자로 표현될 수 있다. 증자는 仁(인)을 이렇게 파악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盡己之謂忠, 推己之謂恕. 而已矣者, 竭盡而無餘之辭也. 夫子之一理渾然而泛應曲當 譬則天地之至誠無息, 而萬物各得其所也. 自此之外 固無餘法 而亦無待於推矣. 曾子有見於此而難言之 故借學者盡己推己之目以著明之 欲人之易曉也.

자기 마음을 다하는 것을 忠이라고 하고, 자기 마음을 미루는 것은 恕라고 한다. 而已矣란 다하여 남음이 없다는 말이다. 夫子의 한 가지 이치가 혼연하여 널리 응하고 곡진하게 마땅함은 비유하자면 천지의 지극한 정성이 쉬지 않아서 만물이 각각 자기 자리를 얻는 것과 같다. 이 밖에는 참으로 남은 법이 없고 또한 미루어 기다릴 것이 없다. 曾子께서 이에 봄이 있어도 말로 하기가 어려우므로 배우는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다하고 자기 마음을 미룬다는 조목을 빌어서 드러내 밝히셨으니, 사람들이 쉽게 깨닫게 하신 것이다.


*蓋至誠無息者 道之體也, 萬殊之所以一本也. 萬物各得其所者 道之用也, 一本之所以萬殊也. 以此觀之 一以貫之之實可見矣. 或曰 中心爲忠, 如心爲恕. 於義亦通.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다는 것은 道의 본체이니, 모든 다른 것의 한 근본이다. 만물이 각각 그 자리를 얻는다는 것은 道의 쓰임이니, 하나의 근본이 온갖 다름이 되는 이유이다. 이것으로 보면 하나로 통함의 실제를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가운데 마음을 忠이라고 하고 마음과 같음을 恕라고 한다.”고 하니 뜻에서는 통한다.


*程子曰 “以己及物 仁也 推己及物 恕也, 違道不遠是也. 忠恕一以貫之 忠者天道 恕者人道, 忠者無妄, 恕者所以行乎忠也. 忠者體 恕者用, 大本達道也. 此與違道不遠異者, 動以天爾.”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로써 남에게 미치는 것이 仁이요,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 恕이니, (두 가지가) 道에서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이 이것이다. 忠恕는 하나로 관통되니, 忠이란 天道요 恕란 人道이고, 忠이란 속임이 없음이요 恕란 忠을 행하는 것이다. 忠은 본체요 恕란 用이니 큰 근본과 達道이다. 이것은 ‘道와 거리가 멀지 않음’과 다른 것은 자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又曰 “‘維天之命 於穆不已’, 忠也. ‘乾道變化, 各正性命’, 恕也.”

또 말씀하셨다. “ ‘하늘의 命이 그윽하여 그치지 않음’이 忠이며, 乾道가 변하여 각각 性命을 바르게 함‘이 恕이다.”

-‘維天之命 於穆不已’은 『詩經』 「周頌維天之命」에 있는 내용이며, ‘乾道變化, 各正性命’는 『周易』 乾卦 「象傳」에 있는 글이다. -成百曉


*又曰 “聖人教人各因其才 吾道一以貫之 惟曾子爲能達此 孔子所以告之也. 曾子告門人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亦猶夫子之告曾子也. 中庸所謂‘忠恕違道不遠’, 斯乃下學上達之義.”

또 말씀하셨다. “聖人께서 사람들을 그 재질에 따라 가르치셨다. 내 도는 하나로 통한다고 하신 것은 오직 증자께서 이에 통달할 수 있으셨으니, 孔子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까닭이다. 증자께서 문인들에게 ‘부자의 도는 忠과 恕일 뿐이다.’라고 하신 것은 또한 부자께서 증자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다.(공자가 재질에 따라 말하였듯이 증자도 그렇다는 뜻) 『中庸』에서 말한 ‘忠恕違道不遠’는 바로 아래로 배워 위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中庸』에서 말하는 忠恕는 배워서 노력하여 위로 도달하는 것이며, 공자의 忠恕는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므로 같지 않다는 말이다.


16. 子曰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에서 깨닫고, 소인은 이익에서 깨닫는다.”

-군자는 義(의) 때문에 목숨을 버리지만, 소인은 이익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


*喻 猶曉也. 義者 天理之所宜. 利者 人情之所欲.

喩(유)는 깨달음과 같다. 義는 天理의 마땅함이다. 利란 人情이 바라는 것이다.


*程子曰 “君子之於義 猶小人之於利也. 唯其深喻 是以篤好.”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義를 대함과 소인이 利를 대함은 같다. 오직 깊이 깨닫기 때문에 독실하게 좋아하는 것이다.”


*楊氏曰 “君子有舍生而取義者. 以利言之 則人之所欲無甚於生 所惡無甚於死, 孰肯舍生而取義哉. 其所喻者義而已 不知利之爲利故也, 小人反是.”

楊氏가 말했다. “군자는 생명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자가 있다. 이로움으로 말하면 사람이 바라는 바가 사는 것보다 심한 것이 없고, 싫어하는 바가 죽음보다 심한 것이 없으니, 누가 기꺼이 생명을 버리고 義를 취할 것인가? 그 깨닫는 것이 義일 뿐이며 이익이 이익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


17. 子曰 “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것을 보면 같게 될 것을 생각하고, 어질지 못한 것을 보면 안으로 자기를 살펴야 한다.”

-見不賢而內自省也(견불현이내자성야): 어질지 못한 것을 보면 자기에게도 그러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思齊者 冀己亦有是善, 內自省者 恐己亦有是惡.

思齋(사재)란 자기도 역시 이 善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며, 內自省이란 자기에게 또한 이 惡이 있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冀(기): 바라다, 원하다.


*胡氏曰 “見人之善惡不同 而無不反諸身者, 則不徒羡人而甘自棄 不徒責人而忘自責矣.”

胡氏이 말했다. “남의 선악과 같지 않음을 보고서 자기를 돌아보지 않음이 없는 자는 남을 부러워만 하고 자기를 버리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남을 책망만 하되 자기를 책망하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羡(이): 넓다. 부러워하다. -徒(도): 한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