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里仁篇 18, 19, 20, 21, 22, 23, 24, 25, 26

서원365 2016. 12. 20. 10:33

18. 子曰 “事父母幾諫 見志不從 又敬不遠 勞而不怨.”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를 섬김에 가만히 諫(간)하며, 따르지 않을 뜻을 보더라도 또한 공경하고 멀리하지 말며,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幾諫(기간): 幾는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하되 간절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부모의 권위와 체면을 해치지 않으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諫은 잘못된 것을 하지 말도록 권하는 것이다.


*此章與內則之言相表裏. 幾 微也. 微諫 所謂“父母有過 下氣怡色 柔聲以諫”也. 見志不從 又敬不違 所謂“諫若不入 起敬起孝 悅則復諫”也. 勞而不怨 所謂“與其得罪於鄉黨州閭 寧熟諫. 父母怒不悅, 而撻之流血, 不敢疾怨, 起敬起孝”也.

이 章은 『禮記』 「內則」과 표리가 된다. 幾는 표 나지 않음이다. 微諫은 말한 바 “부모에게 허물이 있으면 기운을 가라앉히고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한다.”이다. 見志不從 又敬不違은 말한 바 “諫하여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더욱 공경하고 효도하여 기뻐하시면 다시 諫한다.”이다. 勞而不怨는 말한 바 “부모로 하여금 鄕黨과 州閭에 죄를 얻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익숙하게 諫해야 한다. 부모께서 노하여 기뻐하지 않으셔서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고 원망하지 말아야 하며 더욱 공경하고 더욱 효도해야 한다.”

-鄕黨(향당): 자기가 태어났거나 살고 있는 마을. -州閭(주려): 고을 -撻(달): 매질

-鄕黨: 「雍也篇」 제3장 註 참고.


19. 子曰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멀리 놀러가지 않으며, 놀러갈 때는 일정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

-不遠遊(불원유): 부모는 늘 자식이 잘못될까봐 걱정한다. 멀리 가서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모르면, 걱정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부모를 보살펴드릴 수가 없다. 만약 불가피한 이유로 멀리 간다면 반드시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여 부모의 안부를 묻고, 자기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를 알려야 한다.

-遊必有方(유필유방): 놀러 갈 곳이 있으면 어디로 언제까지 가서 언제 돌아온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장소를 변경하지 않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꼭 부모를 섬기는 도리만은 아니다. 가족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렇게 하는 것이 도리이다. 어른이 어디 가더라도 이렇게 알려야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다.


*遠遊 則去親遠而爲日久 定省曠而音問疏. 不惟己之思親不置, 亦恐親之念我不忘也. 遊必有方 如己告云之東, 卽不敢更適西, 欲親必知己之所在而無憂, 召己則必至而無失也.

멀리 놀러 가면 부모와 거리가 멀어서 날짜가 오래되며, 昏定晨省(혼정신성)을 비우게 되어 말로써 문안하는 것이 드물게 된다. 다만 자기가 부모를 생각하여 그대로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부모가 나를 생각하여 잊지 못함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遊必有方은 내가 동쪽으로 간다고 말씀드렸다면 감히 바꾸어 서쪽으로 가지 않는 것과 같으니, 부모가 내가 가는 곳을 알게 하여 근심이 없게 하려는 것이며, 나를 부르면 반드시 이르러 잘못이 없고자 하는 것이다.

-曠(광): 밝다, 환하다, 비다, 공허하다.

-昏定晨省(혼정신성): 저녁과 아침으로 부모님을 돌봐드리는 것.


*范氏曰 “子能以父母之心爲心則孝矣.”

范氏가 말했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으로 마음을 삼으면 효도가 된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으로 부모를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자기가 자녀를 낳아서 자녀에게 정성을 쏟으면서도 부모도 자기에게 그렇게 했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20. 子曰 “三年 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삼년 동안 아버지의 道(도)를 고치지 않아야 효라고 할 수 있다.”

-學而篇(학이편)에 이미 나온 말이다. 여기에는 學而篇(학이편)에 나온 말의 일부만 있다.


21. 子曰 “父母之年 不可不知也, 一則以喜 一則以懼.”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연세를 알고 있지 않을 수 없으니, 한편으로는 그로써 기쁘고, 한편으로는 그로써 두렵다.”

-父母之年(부모지년): 年은 年歲(연세)를 말한다.


*知 猶記憶也. 常知父母之年 則旣喜其壽 又懼其衰, 而於愛日之誠 自有不能已者.

知는 기억과 같다. 항상 부모님의 나이를 알면 이미 사신 것이 기쁘고, 그 노쇠하심이 두려워, 날짜를 아끼는 정성으로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22. 子曰 “古者 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말을 밖으로 내지 않은 것은 실행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言之不出(언지불출):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

-恥躬之不逮也(치궁지불체야): 躬은 몸이라는 뜻, 여기서는 몸소 실행함을 말한다. 逮는 미친다는 뜻.


*言古者 以見(현)今之不然. 逮 及也. 行不及言 可恥之甚. 古者所以不出其言, 爲此故也.

옛날을 말씀하셔서 지금은 그렇지 않음을 나타내신 것이다. 逮(체)는 미침이다. 실행이 말에 미치지 못하면 부끄러움이 심하다 할 수 있다. 옛날에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范氏曰 “君子之於言也, 不得已而後出之, 非言之難 而行之難也. 人惟其不行也, 是以輕言之. 言之如其所行 行之如其所言, 則出諸其口必不易矣.”

范氏가 말했다. “君子는 말을 부득이한 뒤에 하니, 말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실행이 어려워서이다. 사람들이 실행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가볍게 말한다. 말한 것이 실행과 같고, 실행이 말과 같으면 입에서 나옴이 반드시 쉽지 않은 것이다.”


23. 子曰 “以約失之者 鮮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約(약)하고도 실수하는 사람은 드물다.”

-約이란 거만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아서, 모든 일이 겸손하고 절제가 있는 것을 말한다. 거만하게 행동하는 것은 자기를 모르고 세상을 모르기 때문이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인류 전체 비하면 미미하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나 우주에 비하면 아주 미미할 뿐이다.


*謝氏曰 “不侈然以自放之謂約.”

謝氏가 말했다. “잘난 체하여 방자하게 굴지 않는 것을 約이라고 한다.”

-侈(치): 사치하거나 거만한 것.


*尹氏曰 “凡事約則鮮失 非止謂儉約也.”

尹氏이 말했다. “모든 일에 約하면 드물게 잘못한다. 다만 검약한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24. 子曰 “君子 欲訥於言而敏於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에 어눌하고 실행에 민첩하고자 한다.”

-訥(눌): 말이 어눌한 것. 말이 도리에 맞는가, 상황에 맞는가, 실행할 수 있는가 등을 생각하다보면 빨리 나올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말을 빨리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말실수란 虛言(허언),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 상황과 맞지 않게 하는 것 등이다. 말을 꺼냈으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 謝氏曰 放言易 故欲訥, 力行難 故欲敏.

謝氏가 말했다. “함부로 말하는 것은 쉬우므로 어눌하고자 하며, 힘써 실행하기는 어려우므로 민첩하고자 한다.”


* 胡氏曰 “自吾道一貫至此十章 疑皆曾子門人所記也.”

胡氏가 말했다. “吾道一貫至에서 여기까지 10章은 모두 曾子의 문인이 기록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25. 子曰 “德不孤 必有鄰.”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必有鄰(필유린): 隣과 鄰은 같다. 이웃이 있다고 한 것은 그를 알아주고 따르는 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德(덕)은 알아주거나 그렇지 않거나 관계없이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 鄰 猶親也. 德不孤立 必以類應. 故有德者 必有其類從之 如居之有鄰也.

鄰은 가까움과 같다. 德은 고립되지 않아서 반드시 동류가 응한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같은 부류의 사람이 따르니 거주함에 이웃이 있는 것과 같다.


26. 子游曰 “事君數 其辱矣, 朋友數 其疎矣.”

자유가 말하였다.

“임금을 섬기는 데 자주 간하면 욕을 당하고, 친구를 사귐에 자주 충고하면 거리가 멀어진다.”

-數(삭): 자주라는 뜻. 임금에게 諫(간)하되 너무 자주 간하든지, 자기 뜻을 관철하려 하다보면, 이루지도 못하고 눈 밖에 나서 화를 당한다. 친구에게 충고하되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주지 않고 무작정 충고하면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임금의 잘못을 보고 諫(간)하지 않으면 신하가 아니며, 친구의 잘못을 보고도 충고하지 않으면 친구가 아니다.


*程子曰 “數 煩數也.”

程子(明道) “數(삭)은 번거롭고 자주 하는 것이다.”


*胡氏曰 “事君諫不行 則當去. 導友善不納 則當止. 至於煩瀆 則言者輕 聽者厭矣. 是以求榮而反辱, 求親而反疏也.”

胡氏가 말했다. “임금을 섬김에 간하여도 행하지 않으면 마땅히 떠나야 한다. 친구를 善으로 이끌어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땅히 멈추어야 하다. 번거로운 데 이르면 말하는 자는 가벼워지고, 듣는 자는 싫어진다. 이로써 영화를 구하지만 도리어 욕되고, 친해지기를 바라지만 도리어 멀어진다.”

-瀆(독): 도랑, 하수도, 번거롭다.


*范氏曰 “君臣朋友 皆以義合 故其事同也.”

范氏가 말했다. “君臣과 朋友는 다 의리로 합하였기 때문에 그 일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