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公冶長 1, 2, 3, 4

서원365 2016. 12. 20. 14:49

◎ 公冶長 第五

*此篇皆論古今人物賢否得失, 蓋格物窮理之一端也. 凡二十七章. 胡氏以爲疑多子貢之徒所記云.

이 편은 모두 고금의 인물이 어진지 아닌지와 득실을 논하였는데, 格物과 窮理의 한 부분이다. 모두 27장이다. 胡氏는 子貢의 문도가 기록한 것이 많은 것으로 생각했다.


1. 子謂公冶長 “可妻也. 雖在縷絏之中 非其罪也. 以其子 妻之.”

孔子께서 公冶長(공야장)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시집보낼 만하다. 감옥에 갇힌 적이 있었지만 그의 죄는 아니었다.”

그의 딸을 시집보내셨다.

-縷絏之中(누설지중): 포승에 묶여 있는 것을 말한다. 縷(누)는 실. 絏(설)은 매다, 묶다.

-妻(처): 시집보내 처로 삼게 한다는 뜻. -子(자): 여기서는 딸이라는 뜻.


*公冶長 孔子弟子. 妻 爲之妻也. 縲 黑索也. 絏 攣也. 古者獄中以黑索拘攣罪人. 長之爲人無所考 而夫子稱其可妻, 其必有以取之矣. 又言其人雖嘗陷於縲絏之中, 而非其罪 則固無害於可妻也. 夫有罪無罪 在我而已, 豈以自外至者爲榮辱哉?

公冶長(공야장)은 공자의 제자이다. 妻는 그를 妻로 삼음이다. 縲(누)는 검은 노끈이다. 絏(설)은 묶는 것이다. 옛날에는 감옥에서 죄인을 검은 끈으로 묶었다. 공야장의 사람됨은 고려할 것이 없었으나, 夫子께서 사위 삼을 만 하다고 칭찬하셨으니, 그에게 반드시 취할 만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또 그 사람이 비록 일찍이 감옥에 갇힌 적이 있었지만 그의 죄가 아니니, 사위로 삼아서 해될 것이 없다고 하신 것이다. 무릇 죄가 있고 없고는 나에게 있으니, 어찌 밖에서 온 것이 榮辱이 되겠는가?

-索(삭): 노끈. 동아줄, 새끼를 꼬다. -攣(련): 묶다, 연관되다. 관계하다. 경련이 일다.


•子謂南容 “邦有道 不廢 邦無道 免於刑戮 以其兄之子 妻之.”

孔子께서 南容(남용)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나라에 도가 있으면 버려지지 않을 것이요, 나라에 도가 없어도 형벌은 면할 것이다.”그의 형의 딸을 시집보냈다.

-공자의 兄은 孟皮(맹피)로서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과 본부인 施(시)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숙량흘과 施(시)씨 사이에는 딸 아홉과 孟皮가 태어났지만, 맹피는 몸이 불편하였을 뿐 아니라 딸만 하나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서 보면 공자가 사람을 평가할 때 그 내면을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공야장이 우리 말로 하면 전과가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본인의 과실이 아니며, 공야장의 내면은 사위 삼기 부족함이 없다고 파악한 것이다.


*南容 孔子弟子 居南宮 名縚 又名适 字子容 謚敬叔. 孟懿子之兄也. 不廢 言必見用也. 以其謹於言行 故能見用於治朝, 免禍於亂世也. 事又見第十一篇.

南容(남용)은 공자의 제자이며, 南宮에 살았다. 이름은 縚(도) 또는 适(괄)이며, 字는 子容이고 시호는 敬叔이다. 孟懿子(맹의자)의 형이다. 不廢는 반드시 쓰여짐을 말한다. 그가 언행을 삼가므로 다스려지는 조정에서는 쓰여졌고 난세에서는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일은 제11편에서 또 보인다.


*或曰 “公冶長之賢不及南容 故聖人以其子妻長, 而以兄子妻容 蓋厚於兄而薄於己也.”

어떤 사람이 말했다. “公冶長은 어짊이 南容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聖人께서 자기 딸을 공야장에게 시집보내셨고, 형의 딸은 남용에게 시집보내셨으니, 형에게는 후하고 자신에게는 박하게 하신 것이다.”


*程子曰 “此以己之私心窺聖人也. 凡人避嫌者 皆內不足也, 聖人自至公 何避嫌之有. 況嫁女必量其才而求配, 尤不當有所避也. 若孔子之事, 則其年之長幼時之先後皆不可知, 惟以爲避嫌則大不可. 避嫌之事 賢者且不爲, 況聖人乎”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위의 或曰)은 자기의 개인적인 마음으로 성인의 마음을 엿본 것이다. 보통 사람이 혐의를 피하는 것은 다 내적인 면이 부족해서이니, 聖人께서는 스스로 지극히 공정하신데 어찌 혐의를 피하려하심이 있을 것인가? 하물며 딸을 시집보내는 것은 반드시 그 재질을 헤아려 배필을 구해야 하는데, 더욱 마땅히 피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공자의 이 일에 대해서는 그 나이의 長幼와 시기의 선후를 다 알 수 없지만, 다만 혐의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크게 불가하다. 혐의를 피하는 일을 현자도 하지 않는데 하물며 성인이시겠는가?”

-窺(규): 엿보다. -尤(우): 더욱

-위의 어떤 사람이 말한 것은 공자가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뜻은 아니며, 그냥 공자가 형의 딸에게는 후하게 하고 자기 딸에게는 박하게 하여 양보하고 배려했다는 뜻일 것이다. 程伊川은 이에 대해 공자가 혹시라도 사람들이 자기 딸에게는 후하게 하고 형의 딸에게는 박하게 한다고 의심할까봐, 공자가 그렇게 했다는 뜻으로 본 것 같다. 어쨌든 程伊川의 주장은 성인은 남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불공정하게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냥 공정하게 하여 그 때문에 의심을 사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다.


2. 子謂子賤 “君子哉 若人. 魯無君子者 斯焉取斯?”

孔子께서 子賤(자천)에 대해 말씀하셨다.

“君子로다. 사람이여. 魯나라에 만약 군자가 없었다면, 이 사람이 그 덕을 어디서 취했을까?”

-斯焉取斯(사언취사): 앞의 斯는 子賤이며, 뒤의 斯는 君子의 특성을 말한다.


*子賤 孔子弟子 姓宓 名不齊. 上斯斯此人, 下斯斯此德. 子賤蓋能尊賢取友以成其德者. 故夫子旣歎其賢 而又言若魯無君子 則此人何所取以成此德乎. 因以見魯之多賢也.

子賤(자천)은 공자의 제자이니 姓은 宓(복), 이름은 不齊(부제)이다. (斯焉取斯에서) 위의 斯는 이 사람(子賤)이며 아래의 斯는 이 德(君子)이다. 子賤은 아마 어진 이를 높이고 벗을 취하여 자기의 덕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이미 그 어짊은 찬탄하시고 또 魯나라에 군자가 없다면 이 사람이 어디서 취하여 이런 덕을 이루었을까라고 하신 것이다. 이로써 노나라에 어진이가 많음을 나타내셨다.

-上斯下斯: 위의 斯라고 하고 아래의 斯라고 하는 이유는 원문이 세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蘇氏曰 “稱人之善 必本其父兄師友 厚之至也.”

蘇氏가 말했다. “남의 선함을 칭찬함에 반드시 그 부형과 스승과 벗을 근본으로 함은 후함이 지극한 것이다.”


3. 子貢問曰 “賜也 何如?” 子曰 “如器也.” 曰 “何器也?” 曰 “瑚璉也.”

자공이 여쭈었다.

“賜(사=子貢)는 어떻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그릇이다.”

“어떤 그릇입니까?”

“瑚璉(호연)이다.”

-子貢(자공)을 가리켜 훌륭한 재목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君子不器(군자불기)라고 하였으니, 군자는 아니라는 말도 된다.


*器者 有用之成材. 夏曰瑚 商曰璉 周曰簠簋, 皆宗廟盛黍稷之器而飾以玉, 器之貴重而華美者也. 子貢見孔子以君子許子賤 故以己爲問, 而孔子告之以此. 然則子貢雖未至於不器 其亦器之貴者歟.

器란 쓰임이 완성된 재질이다. 夏나라에서는 瑚(호)라고 했고, 商나라에서는 璉(연)이라고 했으며, 周나라에서는 簠簋(보궤)라고 하였는데, 다 종묘제사 때 기장을 담는 그릇이며, 옥으로 꾸몄으니 그릇이 귀중하고 화려하였다. 孔子께서 子賤을 군자로 인정하는 것을 子貢이 보았으므로 자기에 대해 여쭈니 孔子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子貢은 비록 不器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또한 그릇 중에는 귀할 것이다.

-不器(불기): 「爲政篇」 第12章 君子不器 참조.

-成百曉(성백효)의 註에 따르면 『禮記』「明堂位」에 “夏后氏之四璉 殷之六瑚”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瑚(호)와 璉(연)이 뒤바뀌었다.


4. 或曰 “雍也 仁而不佞.”

어떤 사람이 말했다.

“雍(옹)은 어질지만 말재주가 없습니다.”

-仁而不佞(인이불영): 어질지만 말재주가 없다.

-佞(영): 아첨하다. 말재주, 말 잘하다.


*雍 孔子弟子 姓冉 字仲弓. 佞 口才也. 仲弓爲人重厚簡默 而時人以佞爲賢, 故美其優於德, 而病其短於才也.

雍(옹)은 공자의 제자, 성은 冉(염), 자는 仲弓(중궁). 佞(영)은 말재주이다. 중궁은 사람됨이 중후하고, 疏略하고 과묵하였는데, 그때 사람이 말 잘하는 것을 어진 것으로 여겼으므로, 그가 덕에 뛰어난 것을 찬미하고 말 재주가 짧은 것을 흠으로 여긴 것이다.


•子曰 “焉用佞? 禦人以口給 屢憎於人 不知其仁 焉用佞?”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말솜씨로 남의 말을 상대하여 미움만 많이 살 터이니, 그가 어진지는 모르겠으나,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口給(구급): 口辯(구변)

-진정으로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청산유수처럼 줄줄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살펴 상대에게 맞게 하는 것, 상황을 살펴 상황에 맞게 하는 것, 옳은 것을 지켜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하는 것, 실행을 살펴 실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 따뜻함을 지녀 듣는 이에게 안정감과 용기를 주는 것 등이 말을 잘하는 것이다. 어찌 한낱 말재주를 말을 잘한다고 하겠는가?


*禦 當也 猶應答也. 給 辨也. 憎 惡也. 言何用佞乎. 佞人所以應答人者, 但以口取辨而無情實, 徒多爲人所憎惡爾. 我雖未知仲弓之仁, 然其不佞乃所以爲賢, 不足以爲病也. 再言焉用佞 所以深曉之.

禦(어)는 감당함이니 응해서 답하는 것과 같다. 給(급)은 말이다. 憎은 미워함이다.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말재주만 있는 사람이 남과 응답하는 것은 다만 입으로 말을 취하되 진정이 없어서, 다만 사람들의 미움을 많이 받을 뿐이다. 내가 비록 仲弓이 어진지는 알지 못하겠으나, 그가 말재주 없음을 훌륭하게 여기니, 흠으로 삼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 말 재주를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두 번 말씀하신 것은 깊이 깨우치게 하시려는 것이다.

-禦(어): 막다, 감당하다.


*或疑仲弓之賢而夫子不許其仁 何也? 曰 “仁道至大 非全體而不息者 不足以當之. 如顏子亞聖 猶不能無違於三月之後, 況仲弓雖賢, 未及顏子. 聖人固不得而輕許之也.”

어떤 사람은 仲弓이 어질지만 夫子께서 그가 어진 것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는데 어째서인가? (朱子의 말)“仁道는 지극히 크니 본체를 온전히 하고 쉬지 않는 사람이 아니면 감당하기 부족하다. 顔子같은 亞聖도 오히려 석 달이 지난 뒤에는 어김이 없을 수 없었는데, 하물며 仲弓이 비록 훌륭하지만 顔子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聖人께서 가볍게 인정하실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