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公冶長 22, 23, 24, 25, 26, 27

서원365 2016. 12. 21. 13:17

22. 子曰 “伯夷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伯夷(백이)와 叔齊(숙제)는 옛 잘못을 기억하지 않았으니, 이 때문에 원한이 드물었다.”

-伯夷叔齊(백이숙제): 殷나라 말기 서쪽 변방에 위치한 孤竹君(고죽군)의 두 아들이다. 아버지가 죽자 서로 양보하면서 서로 후계자가 되지 않으려 했다. 나중에 周 武王 姬發(희발)이 殷나라를 치려하자, “신하가 어찌 임금을 치려하는가?” 하고 말리다 죽을 뻔 하였으나, 강태공이 이를 말려 목숨을 보전하였다. 나중에 殷이 망하자 周나라에서 주는 녹봉을 받을 수 없다하면서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었다. 왕미자가 찾아와 수양산 역시 周나라 땅임을 내세워 책망하자 고사리도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 「述而篇」第14章 註에 나온다.

-不念舊惡(불념구악): 남이 옛날에 지은 악행이나 잘못을 기억하지 않음.

-是用(시용): 是以와 같은 말 - 成百曉


*伯夷叔齊 孤竹君之二子. 孟子稱其“不立於惡人之朝, 不與惡人言. 與鄉人立 其冠不正 望望然去之 若將浼焉.” 其介如此 宜若無所容矣, 然其所惡之人 能改卽止, 故人亦不甚怨之也.

伯夷와 叔齊는 孤竹君의 두 아들이다. 孟子는 그들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惡人의 조정에 서지 않으며, 惡人과 함게 말하지 않으여, 시골 사람과 서 있을 때 그 갓이 바르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려 오염될 것처럼 하였다.” 지조가 이러하였으니 마땅히 포용하는 바가 없을 것 같지만, 미워하는 사람이 고치면 곧 멈추었으므로 사람들이 또한 심하게 원망하지 않았다.

-望望然(망망연): 뒤도 돌아보지 않음. -浼(매): 더럽히다. 명예가 손상되다.


*程子曰 “不念舊惡 此清者之量.” 又曰 “二子之心 非夫子孰能知之?”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옛 惡을 기억하지 않으니 이것이 맑은 사람의 도량이다.” 또 말씀하셨다. “두 사람의 마음을 夫子가 아니면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옛날에 지은 잘못을 기억하는 것은 그에게 아직도 옛날에 잘못을 지을 때의 마음이 남아 있을까봐 염려하는 것이지, 만약 그가 사람이 달라졌다면 옛 잘못을 기억해서 무엇에 쓰겠는가?


23. 子曰 “孰謂微生高直? 或 乞醯焉 乞諸其鄰而與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微生高(미생고)를 정직하다고 하는가? 어떤 사람이 식초를 빌리려 하니, 그 이웃집에서 빌려 주었는데....”

-醯(혜): 식초 혜

-왜 그가 정직하지 않다고 했는가? 그의 집에 식초가 없어 남의 집 것을 빌려서 준 것은 환심을 사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직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된다.


*微生姓 高名 魯人 素有直名者. 醯 醋也. 人來乞時 其家無有 故乞諸鄰家以與之. 夫子言此, 譏其曲意殉物 掠美市恩 不得爲直也.

微生은 姓이고 高는 이름이며, 魯나라 사람이다. 평소에 정직하다고 이름이 난 사람이다. 醯(혜)는 식초이다. 사람이 빌리려 왔을 때 그 집에는 있지 않아서 이웃집에서 빌려서 주었다. 夫子께서 이를 말씀하신 것은 뜻을 굽혀 남의 비위를 맞추고 아름다움을 빼앗아 은혜를 팔았으니, 정직할 수 없다고 나무라신 것이다.

-素(소): 여기서는 평소라는 뜻. -醋(작): 식초, 초, 술을 권하다.

-殉(순): 따라 죽다, 따르다. 구하다.


*程子曰 “微生高所枉雖小 害直爲大.”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微生高가 굽은 것은 비록 적지만 정직함을 해친 것은 크다.”


*范氏曰 “是曰是非曰非有謂有無謂無 曰直. 聖人觀人於其一介之取予, 而千駟萬鍾從可知焉. 故以微事斷之 所以教人不可不謹也.”

范氏가 말했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며,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없는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을 정직하다고 한다. 聖人께서 사람을 관찰함에 한 개를 취하고 주는 것에서 千駟(천사)와 萬鐘을 따라서 아셨다. 그러므로 작은 일로써 단정하신 것이니, 사람들에게 삼가지 않아서는 안됨을 가르치신 것이다.”

-駟(사): 사마. 말 네 필. 한 수레를 네 필이 끌므로 千駟는 千乘에 해당한다.


24. 子曰 “巧言令色足恭 左丘明 恥之 丘亦恥之. 匿怨而友其人 左丘明 恥之 丘亦恥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듣기 좋게 하고 낯빛을 보기 좋게 하며 공손을 지나치게 하는 것을 左丘明(좌구명)이 부끄러워하였는데, 丘도 역시 부끄러워한다. 원한을 숨기고 그 사람을 벗하는 것을 左丘明이 부끄러워하였는데, 丘도 역시 부끄러워한다.”

-足(주): 지나치다는 뜻.

-모두 본심을 숨기고 거짓으로 행하는 것을 나타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는 뜻이다. 만약 본심을 숨겨 다른 이익을 달성하려는 것이라면 약삭빠른 행위이다. 그러나 상대를 사랑하여 편안하게 하고, 원한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 위함이라면 바람직하다.


*足 過也.

足은 지나침이다.

-茶山은 足을 成의 뜻으로 보아, 巧言令色을 이루어 공손함이라고 보았다.


*程子曰 “左丘明, 古之聞人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左丘明은 옛날에 유명한 사람이다.”


*謝氏曰 “二者之可恥 有甚於穿窬也. 左丘明恥之 其所養可知矣. 夫子自言 ‘丘亦恥之’, 蓋竊比老彭之意. 又以深戒學者 使察乎此而立心以直也.”

謝氏가 말했다. “두 가지의 부끄러워할 만함이 도둑질보다 심하다. 左丘明이 부끄러워하니 그가 수양한 바를 알 수 있다. 夫子께서 스스로 ‘나 또한 부끄러워 한다’고 하셨으니, 가만히 老彭(노팽)에 견주는 뜻이며, 또 배우는 사람들을 깊이 경계하여 이것을 살피게 해서 마음을 곧게 하시기 위함이다.”

-窬(유): 뚫다. 넘다. -穿窬(천유): 담을 뚫고 넘는 행위, 즉 도둑질이다.

-老彭(노팽): 商나라 大夫로서 현인이다.


25. 顔淵季路侍 子曰 “盍各言爾志?”

顔淵(안연)과 季路(계로)가 모시고 있는데,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각자 너희 뜻을 말하지 않느냐?”

-季路(계로) : 子路(자로)


*盍 何不也.

盍(합)은 어찌 아니 하느냐?


•子路曰 “願車馬衣輕裘 與朋友共 敝之而無憾.”

子路(자로)가 말하였다.

“원컨대 수레와 말, 가벼운 갖옷을 친구와 함께 하여, 해지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겠습니다.”

-輕裘(경구) : 가벼운 가죽 옷. 가벼울수록 제품 질이 좋다.

*衣 服之也. 裘 皮服. 敝, 壞也. 憾 恨也.

衣는 옷이다. 裘(구)는 가죽 옷이다. 敝(폐)는 (옷 같은 것이 닳아서) 상하는 것이다. 憾(감)은 서운해 하는 것이다.


•顔淵曰 “願無伐善 無施勞.”

안연이 말하였다.

“잘하는 것을 자랑하지 않고, 공로를 부풀리지 않겠습니다.”

-伐(벌)은 자랑하는 것.


*伐 誇也. 善 謂有能. 施 亦張大之意. 勞 謂有功 易曰 “勞而不伐是也.” 或曰 “勞 勞事也 勞事非己所欲 故亦不欲施之於人.” 亦通.

伐은 자랑함이다. 善은 잘할 수 있음이다. 施는 부풀리고 자랑함이다. 勞는 공로가 있음이니, 『周易』「繫辭上」에 “공로가 있으나 자랑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이것이다. 혹 말하되 “勞는 힘든 일이니, 힘들 일은 자기가 바라는 바가 아니므로 남에게 베풀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역시 통한다.

-誇(과): 자랑하다.


•子路曰 “願聞子之志.”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小子懷之.”

子路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늙은이를 편안케 하고, 벗을 미덥게 하며, 젊은이를 감싸준다.”

-공자의 뜻은 매우 크다. 그리고 사랑이 담겨 있다. 공자가 말하는 仁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顔淵의 말 속에도 仁의 마음이 묻어난다. 그러나 아직은 공자보다 소극적이고 포부가 작다.


*老者養之以安 朋友與之以信 少者懷之以恩. 一說 安之 安我也, 信之 信我也, 懷之 懷我也. 亦通.

늙은 이를 편안하게 길러주고, 벗은 믿음으로 함께 하며, 젊은 이는 은혜로써 감싼다. 일설에 安之는 나를 편안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요, 信之는 나를 미덥게 하는 것이요, 懷之는 나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니 또한 통한다.


*程子曰 “夫子安仁, 顏淵不違仁, 子路求仁.” 又曰 “子路顏淵孔子之志 皆與物共者也 但有小大之差爾.”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夫子께서는 仁은 편안히 여기셨고, 顔淵은 仁을 떠나지 않았으며, 子路는 仁을 구하였다.” 또 말씀하셨다. “子路와 顔淵과 孔子의 뜻이 다 남과 함께 하는 것인데 다만 작고 큼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又曰“子路勇於義者, 觀其志 豈可以勢利拘之哉? 亞於浴沂者也. 顏子不自私己 故無伐善, 知同於人 故無施勞. 其志可謂大矣. 然未免出於有意也. 至於夫子 則如天地之化工, 付與萬物而己不勞焉 此聖人之所爲也. 今夫羈靮以御馬而不以制牛 人皆知羈靮之作在乎人 而不知羈靮之生由於馬. 聖人之化, 亦猶是也. 先觀二子之言, 後觀聖人之言, 分明天地氣象. 凡看論語, 非但欲理會文字, 須要識得聖賢氣象.”

또 말씀하셨다. “子路는 義에 용감한 사람이니, 그 뜻을 보면 어찌 이익과 세력으로 그를 구속할 수 있겠는가? ‘沂水에서 목욕하겠다.’고 한 사람에 버금간다. 顔子께서는 자신을 사사로이 여기시기 않으셨으므로 善을 자랑하지 않으셨고, 남과 같음을 알았으므로 공로를 부풀림이 없으셨으니, 그 뜻이 크다고 이를 만하다. 그러나 의도적 노력을 나옴을 면치 못하였다. 夫子에 이르러서는 천지의 조물주가 만물에 맡겨두고 자기는 수고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는 聖人이 하시는 바이다. 지금 굴레와 고삐로서 말을 몰고 소를 몰지 않으니, 사람들은 다 굴레와 고삐를 만드는 것이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알지만 굴레와 고삐가 말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알지 못한다. 聖人의 교화도 이와 같다. 먼저 두 사람의 말을 보고, 뒤에 聖人의 말을 보면 분명히 천지의 기상이다. 『論語』를 볼 때 다만 文字의 뜻만 알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聖賢의 기상도 알려고 하여야 한다.”

-羈(기): 굴레, 재갈, 매다, 꼭지머리 -靮(적): 고삐


26.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而內自訟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두자. 나는 자기 과실을 알고도 안으로 자기를 책망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訟(송) : 책망함.


*已矣乎者, 恐其終不得見而歎之也. 內自訟者. 口不言而心自咎也. 人有過而能自知者鮮矣 知過而能內自訟者爲尤鮮. 能內自訟 則其悔悟深切而能改必矣. 夫子自恐終不得見而歎之, 其警學者深矣.

그만두자라고 한 것은 마침내 볼 수 없을 것을 염려해서 탄식한 것이다. 안으로 스스로 자책한다는 것은 입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자책하는 것이다. 사람이 허물이 있어서 스스로 아는 자는 드물고, 허물을 알아서 안으로 자책할 수 있는 자는 더욱 드물다. 안으로 자책할 수 있다면 후회하고 깨닫는 것이 깊고 절절해서 고칠 것이 틀림없다. 夫子께서는 마침내 보지 못할 것을 염려해서 탄식하셨으니 배우는 사람들을 깨우침이 깊었다.


27.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10호 정도 되는 읍에도 丘처럼 忠信한 자는 반드시 있지만, 배움을 좋아함은 丘만 못하다.”


*十室 小邑也. 忠信如聖人 生質之美者也. 夫子生知而未嘗不好學 故言此以勉人. 言美質易得 至道難聞, 學之至則可以爲聖人, 不學則不免爲鄉人而已. 可不勉哉.

十室은 작은 읍이다. 忠信은 성인처럼 타고난 자질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夫子께서는 나면서 아셨으나 일찍이 배움을 좋아하지 않는 적이 없으셨으므로 이것을 말씀하셔서 사람들을 힘쓰게 하신 것이다. 좋은 자질은 얻기 쉬우나 지극한 道는 듣기 어려움을 말씀하신 것이니, 배움이 지극하면 성인이 될 수 있고, 배우지 않으면 촌뜨기를 면치 못할 뿐이다. 노력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