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雍也篇 3, 4, 5

서원365 2016. 12. 21. 19:34

3.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子華(자화)가 제나라로 심부름을 가자 冉子(염자)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곡식을 청하였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釜(부)를 주라.”

더 달라고 하니

“庾(유)를 주라.”

염자(冉子)가 곡식 다섯 秉(병)을 주었다.

-斛(곡): 10斗.

-冉子가 그 이유를 묻지 않고 그냥 더 주자고 하고는 결국 공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공자가 주라고 한 것의 10배를 준 것이 흥미롭다. 이런 것을 보면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를 무서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子華 公西赤也. 使 爲孔子使也. 釜 六斗四升. 庾 十六斗. 秉 十六斛.

子華는 公西赤이다. 使는 공자를 위하여 심부름 간 것이다. 釜는 여섯 말 네 되. 庾는 16두. 秉은 16斛(곡).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 不繼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赤(적=子華)이 齊에 가는데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갖옷을 입었다. 내가 들으니, 君子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富를 더하게 하지는 않는다.”

-不繼富(불계부): 부유한 사람에게 부를 더하는 것.

-衣輕裘(의경구): 裘(구)는 가죽옷(갖옷)이다. 짐승 가죽털로 안을 댄 옷. 이 글을 보면 가벼운 갖옷이 고급임을 알 수 있다.


*乘肥馬衣輕裘, 言其富也. 急 窮迫也. 周者 補不足. 繼者 續有餘.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갖옷을 입었다는 것은 그가 부유함을 말한 것이다. 急은 곤궁함이다. 周는 부족한 것을 보충함이다. 繼는 여유가 있는 것을 잇게 하는 것이다.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原思(원사)가 가신이 되었는데, 곡식 구백을 주자 사양하였다.

-곡식 구백이라고 한 것은 단위가 없어 그 양을 알 수 없다. 다만 공자의 벼슬인 司寇(사구)에게 주는 녹봉이 가신을 둘 정도로 상당했던 것 같다.


*原思孔子弟子 名憲. 孔子爲魯司寇時 以思爲宰. 粟 宰之祿也. 九百 不言其量 不可考.

原思는 孔子의 弟子니, 이름은 憲(헌)이다. 孔子가 魯나라 司寇가 되었을 때 原思를 가신으로 삼았다. 粟은 가신의 봉록이다. 九百은 그 量을 말하지 않아 상고할 수 없다.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러지 마라. 너의 이웃과 마을과 향당에 주도록 하라.”


*毋 禁止辭. 五家爲鄰, 二十五家爲里, 萬二千五百家爲鄉, 五百家爲黨. 言常祿不當辭, 有餘自可推之以周貧乏, 蓋鄰里鄉黨有相周之義.

毋는 금지하는 말이다. 5家가 鄰(리)이 되고, 25家가 里가 되며, 만2500家가 鄕이 되며, 500家가 黨이 된다. 떳떳한 봉록은 마땅히 사양하지 말고, 남음이 있으면 미루어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대개 鄰과 里, 鄉, 黨에는 서로 돕는 의리가 있다.


*程子曰 “夫子之使子華 子華之爲夫子使 義也. 而冉子乃爲之請, 聖人寬容 不欲直拒人. 故與之少 所以示不當與也. 請益而與之亦少, 所以示不當益也. 求未達而自與之多 則己過矣 故夫子非之. 蓋赤苟至乏 則夫子必自周之 不待請矣. 原思爲宰 則有常祿, 思辭其多 故又教以分諸鄰里之貧者, 蓋亦莫非義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夫子께서 子華를 심부름 보낸 것과 子華가 夫子를 위해 심부름 가게 된 것은 의리이다. 冉子가 그를 위해 청하니 聖人은 너그러워 남의 말을 바로 거절하려 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조금 주라고 하셔서 주는 것이 부당함을 보여주신 것이다. 더 줄 것을 청하니 또한 조금 주라고 하여 더함이 부당함을 보여주신 것이다. 冉求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많이 주었으니, 자기 허물이라 夫子께서 그르다고 하신 것이다. 赤이 정말로 궁핍했다면 夫子께서는 반드시 스스로 도우셨을 것이며, 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셨을 것이다. 原思가 가신이 되었으면 떳떳한 봉록이 있는데, 思가 그 많음을 사양하므로, 또 이웃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가르치셨으니 또한 의리가 아님이 없다.”


*張子曰 於斯二者 可見聖人之用財矣.

張子께서 말씀하셨다. “이 두 가지에서 聖人이 재물을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爲政者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계층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모든 것은 원칙대로 하되, 약자가 약한 지위 때문에 더욱 약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며, 강자가 그 강함을 이용해서 더욱 강하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유한 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쓰고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한 제도를 만든다면 爲政者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할 수 있다.


4. 子謂仲弓曰 “犁牛之子 騂且角 雖欲勿用 山川其舍諸.”

공자가 중궁에 대해 말했다.

“얼룩소의 새끼면서 빛깔이 붉고 뿔이 온전하니 비록 쓰고자 하지 않아도 산천의 신이 버려둘 것인가?”

-犁牛之子 騂且角(리우지자 성차각): 또는 붉은 소. 붉은 얼룩소는 희생(犧牲)에 적격으로 쳤다. 仲弓(중궁)이 뛰어나다는 뜻. 앞에 雍也 可使南面이라는 글도 있다. 雍(옹)은 仲弓(중궁)의 이름이다.

-犁(리): 얼룩소 -騂(성)은 붉다.


*犁 雜文. 騂 赤色. 周人尙赤, 牲用騂. 角, 角周正, 中犧牲也. 用 用以祭也. 山川 山川之神也. 言人雖不用 神必不舍也. 仲弓父賤而行惡 故夫子以此譬之. 言父之惡 不能廢其子之善, 如仲弓之賢 自當見用於世也. 然此論仲弓云爾, 非與仲弓言也.

犁(리)는 얼룩 무늬. 騂(성)은 붉은 색. 周나라 사람은 붉은 것을 숭상해서 희생에 붉은 것을 사용했다. 角은 뿔이 온전하고 바른 것으로 犧牲에 맞는다. 用은 제사에 씀이다. 山川은 산천의 神이다. 사람이 비록 쓰지 않더라도 신이 반드시 버리지 않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仲弓의 아버지가 천하고 악을 행하였으므로 夫子께서 이것으로 비유하신 것이다. 아버지의 악함이 자식의 선함을 폐할 수 없으니, 仲弓 같은 어질다면 스스로 마땅히 세상에 쓰여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仲弓을 평가하신 것이지, 仲弓과 함께 말한 것은 아니다.


*范氏曰 “以瞽瞍爲父而有舜, 以鯀爲父而有禹. 古之聖賢 不係於世類, 尙矣. 子能改父之過 變惡以爲美, 則可謂孝矣.”

范氏가 말했다. 瞽瞍(고수)를 아버지로 하여도 순임금이 있고, 鯀(곤)을 아버지로 하여도 우임금이 있는 것이다. 옛날의 성현이 가문과 族類에 얽매이지 않음이 오래되었다. 자식이 아버지의 허물을 고치고 악을 바꾸어 아름답게 한다면 孝라고 할 수 있다.


5. 子曰 “回也 其心 三月不違仁 其餘 則日月至焉而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回는 그 마음이 삼 개월 동안 仁을 떠나지 않는다. 그 나머지는 하루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를 뿐이다.”

-其餘(기여): 顔淵(안연)을 제외한 제자들


*三月 言其久. 仁者 心之德. 心不違仁者, 無私欲而有其德也. 日月至焉者 或日一至焉 或月一至焉, 能造其域而不能久也.

三月은 오래됨을 말한다. 仁이란 마음의 德이다. 마음이 仁을 떠나니 않는다는 것은 私欲이 없어서 그 덕이 있는 것이다. 날과 달에 이른다는 것은 혹 하루에 한 번 이르고, 혹 한 달에 한 번 이르러, 그 경지를 만들지만 오래 할 수 없는 것이다.


*程子曰 “三月 天道小變之節 言其久也, 過此則聖人矣. 不違仁 只是無纖毫私欲. 少有私欲, 便是不仁.”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삼 개월은 천도가 작게 변하는 때이니 그것이 길다는 것을 말하며, 이를 지나가면 聖人이다. 仁을 떠나지 않음은 조금이라도 私欲이 없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私欲이 있다면 곧 어진 것이 아니다.”


*尹氏曰 “此顏子於聖人 未達一閒者也, 若聖人則渾然無閒斷矣.”

尹氏가 말했다, “이것은 顔子께서 聖人에 한 칸을 미달한 것이라, 聖人이라면 혼연히 사이와 끊어짐이 없다.”

-渾然(혼연): 다른 것이 섞여 있지 않음. 여기서는 仁과 잘 섞여 하나가 됨.


*張子曰 “始學之要, 當知三月不違與日月至焉內外賓主之辨. 使心意勉勉循循而不能已. 過此幾非在我者.”

張子께서 말씀하셨다. “처음 배우는 요점은 마땅히 삼 개월 동안 떠나지 않음과 날과 달에 이름의 내외와 빈주의 차이의 구분을 알아야 한다. 마음으로 힘쓰고 힘써 순서에 따라 그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지나면 나에게 있지 않다.”

-非在我(비재아):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된다는 말. 즉 仁의 실천이 나의 의도에 있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