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雍也篇 11, 12, 13, 14, 15, 16, 17, 18

서원365 2016. 12. 21. 22:02

11. 子謂子夏曰 “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孔子께서 子夏(자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君子 학자가 되고, 小人 학자가 되지 마라.”


*儒 學者之稱.

儒는 배우는 사람을 지칭한다.


*程子曰 “君子儒爲己 小人儒爲人.”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君子 학자는 자기를 위하고, 小人 학자는 남을 위한다.”

-「憲問篇」제25장에도 “古之學者 爲己 今之學者 爲人”란 말이 있다. 爲己라는 자기 수양을 위한다는 뜻이며, 爲人은 남의 눈이나 남의 認定을 위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자기 수양을 통해 天理를 알고 실천하며, 그러한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니 학문하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에게도 이익 되게 한다. 반면에 소인은 남이 인정해주면 즐겁고 남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괴롭다. 학문이 단지 그런 것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학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謝氏曰 “君子小人之分 義與利之閒而已. 然所謂利者 豈必殖貨財之謂. 以私滅公 適己自便 凡可以害天理者皆利也. 子夏文學雖有餘 然意其遠者大者或昧焉 故夫子語之以此.”

謝氏가 말했다. “군자와 소인의 구분은 義와 利의 사이일 뿐이다. 그런데 소위 利라는 것이 어찌 재산을 늘리는 것만을 이를 것인가? 私的인 것으로 公的인 것을 없애며, 자기에만 맞게 하고 자기만 편하게 하는 것이 모두 天理를 해치는 것이며 다 利이다. 子夏는 문학은 비록 여유가 있었지만 멀고 큰 것에는혹 어두웠다는 뜻이므로 夫子께서 이렇게 말씀하여주신 것이다.”


12.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爾乎?” 曰 “有澹大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於偃之室.”

子游(자유)가 武城(무성)을 주관하는 관리가 되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인재를 얻었느냐?”

“澹大滅明(담대멸명)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지름길로 다니지 않으며, 공적인 일이 아니면 偃(언=子游)의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

-孔子가 子游의 인물 봄을 살펴본 것인데, 子游는 인물을 제대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武城 魯下邑. 澹臺姓 滅明名, 字子羽. 徑 路之小而捷者. 公事, 如飲射讀法之類. 不由徑 則動必以正, 而無見小欲速之意可知. 非公事不見邑宰 則其有以自守 而無枉己殉人之私可見矣.

武城은 魯나라의 작은 邑이다. 澹臺는 姓이고 滅明은 이름이다. 字는 子羽. 徑은 길이 작고 빠른 것이다. 공적인 일은 鄕飮酒, 鄕射禮, 讀法 같은 종류이다.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다면 행동이 반드시 바르며 작은 것을 보고 빨리 하려고 하려는 뜻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공적인 일이 아니면 읍의 재상을 보지 않는다면 스스로 지킴이 있어서 자기를 굽혀 남에게 잘 보이려는 사사로움이 없음을 알 수 있다.

-捷(첩): 이기다, 빠르다, 노획품이나 전리품, 빠른 길로 가다.


*楊氏曰 “爲政以人才爲先, 故孔子以得人爲問. 如滅明者, 觀其二事之小 而其正大之情可見矣. 後世有不由徑者 人必以爲迂, 不至其室 人必以爲簡. 非孔氏之徒, 其孰能知而取之.”

楊氏가 말했다. “政事를 함에 인재를 우선으로 하므로 孔子께서 사람을 얻었는가를 물은 것이다. 滅明의 경우는 그 두 가지 작은 일을 보면 그가 큰 것을 바르게 하는 정황을 알 수 있다. 후세 사람들은 지름길로 다니지 않으면 잘못한다고 하고, 자기 집에 오지 않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교만하다고 한다. 孔子의 문도가 아니라면 누가 알아서 취하겠는가?

-迂(우): 에돌다, 어둡다, 잘못하다. -簡(간): 교만하다, 업신여기다.


*愚謂持身以滅明爲法 則無苟賤之羞, 取人以子游爲法 則無邪媚之惑.

(朱子)가 말하되, 滅明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법으로 삼으면 구차하고 천한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고, 子游로써 인재를 취하는 법을 삼는다면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에게 현혹됨이 없을 것이다.


13. 子曰 “孟之反 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孟之反(맹지반)은 자랑하지 않는다. 패해 달아나 뒤에 있다가 문을 들어오려 할 때 자기 말을 채찍질하며 말하였다. ‘내가 감히 뒤에 있으려 한 것이 아니요, 말이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奔而殿(분이전): 패해 달아날 때 뒤에 있는 것. 군대의 후미를 殿(전)이라고 한다. 패해 달아날 때는 뒤에 있는 것을 공으로 여긴다. 그러나 孟之反이 자랑할 것도 없지만, 굳이 저렇게 자랑하지 않음을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孟之反 魯大夫 名側. 胡氏曰 反卽莊周所稱孟子反者是也.” 伐 誇功也. 奔 敗走也. 軍後曰殿. 策 鞭也. 戰敗而還 以後爲功. 反奔而殿 故以此言自揜其功也. 事在哀公十一年.

孟之反은 魯나라 大夫이며 이름은 側이다. 胡氏는 “反(=맹지반)은 곧 莊周가 孟子反이라고 한 사람이 그다.”라고 하였다. 伐은 공을 자랑하는 것이다. 奔은 패해 달아나는 것이다. 부대의 뒤를 殿이라고 한다. 策은 채찍이다. 전쟁에서 패해서 돌아올 때는 뒤에 있는 것을 功으로 여긴다. 反이 도망칠 때 뒤에 있었으므로 이 말로써 자기 功을 은폐한 것이다. 이 일은 哀公 11년에 있었다.

-揜(엄): 가리다.


*謝氏曰 “人能操無欲上人之心 則人欲日消天理日明, 而凡可以矜己誇人者 皆無足道矣. 然不知學者欲上人之心無時而忘也, 若孟之反 可以爲法矣.”

謝氏가 말했다. “사람이 남의 위에 있으려고 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다면 人欲은 날로 줄고 天理는 날로 밝아져, 자기를 자랑하고 남에게 뽐내는 것은 다 굳이 말할 것이 없다. 그러나 배움을 알지 못하는 자는 남보다 위에 있으려는 마음을 한시도 잊는 때가 없으니, 孟之反의 경우는 가히 모범이 될 만하다.”

-操(조): 잡다, 가지다.


14. 子曰 “不有祝鮀之佞 而有宋朝之美 難乎免於今之世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祝官(축관) 鮀(타)의 말재주가 있거나 송나라 朝(조)의 아름다움이 있거나 하지 않으면, 지금 세상에 어려움을 면하지 어렵다.”


*祝 宗廟之官. 鮀 衛大夫 字子魚 有口才. 朝 宋公子 有美色. 言衰世好諛悅色, 非此難免 蓋傷之也.

祝은 종묘의 관리이다. 鮀(타)는 衛나라 大夫인데 字는 子魚이며, 말재주가 있었다. 朝는 宋나라 公子이며, 외모가 잘 생겼다. 쇠퇴한 세상에서 아첨하는 말을 좋아하고 미모를 좋아하여, 이것이 아니고서는 어려움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셨으니, 속상해 하신 것이다.

-鮀(타): 모레무지, 메기.


15. 子曰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출입문을 통하지 않고 나갈 수 있는가? 어찌 이 道에 따라 행하지 않는가?”


*言人不能出不由戶 何故乃不由此道邪. 怪而歎之之辭.

사람이 출입문을 경유하지 않고는 나갈 수 없는데, 어찌 된 이유로 이 道를 따르지 않는가? 괴이하게 여겨 탄식한 말씀이다.


*洪氏曰 “人知出必由戶, 而不知行必由道. 非道遠人 人自遠爾.”

洪氏가 말했다. “사람들이 반드시 출입문을 경유하여 나가는 것은 아는데, 행동이 道를 따라야 함은 모른다. 道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멀리할 뿐이다.”

-孔子가 자기 생각에 얼마나 확신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孔子가 匡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도, 道가 자기에게 있으므로 하늘이 그것을 없애려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16.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 彬彬然後 君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質이 文을 이기면 거칠고, 文이 質을 이기면 겉치레가 된다. 文質이 조화를 이룬 후에야 군자이다.”

-質勝文則野(질승문즉야) 文勝質則史(문승질즉사): 질은 본 바탕이다. 문은 배워서 가꾼 외양이다. 野(야)는 거친 것이며, 史(사) 겉치레만 하는 것이다.

-彬彬(빈빈): 文質(문질)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野 野人 言鄙略也. 史 掌文書 多聞習事 而誠或不足也. 彬彬 猶班班 物相雜而適均之貌. 言學者當損有餘 補不足 至於成德 則不期然而然矣.

野는 촌사람으로서 누추하고 세련되지 못한 것을 말한다. 史는 문서를 맡은 사람이니, 들은 것이 많고 일에 익숙하나 성실함이 혹 부족한 것이다. 彬彬은 班班과 같으니 물건이 서로 섞여 적당하게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배우는 사람이 남는 것은 덜고 부족한 것은 채우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덕을 이루는데 이르면 그러함을 기약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楊氏曰 “文質不可以相勝. 然質之勝文 猶之甘可以受和 白可以受采也, 文勝而至於滅質 則其本亡矣. 雖有文 將安施乎. 然則與其史也, 寧野.”

楊氏가 말했다. 文과 質은 서로 이기는 것이 불가하다. 그러나 質이 文을 이기는 것은 단맛이 調味를 받을 수 있고, 흰 것이 채색을 받을 수 있지만, 文이 이겨 質을 없애는 데 이르면 근본이 없어지는 것이다. 비록 文이 있어도 장차 어찌 베풀 것인가? 그러니 史로 할 바에야 차라리 野가 낫다.


17.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사는 이치는 정직하다. 정직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은 요행이 면한 것이다.”


*程子曰 “生理本直. 罔 不直也 而亦生者 幸而免爾.”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사는 이치는 본래 정직한 것이다. 罔(망)은 정직하지 않은 것인데 그러면서도 또한 사는 사람은 요행히 면한 것뿐이다.”


18.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好樂(지호락): 知(지)는 이해함을 말한다. 객관적 지식이다. 好(호)는 그것이 맞음을 안 것이다. 冉求(염구)가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라 한 것이 이것이다. 樂(락)은 받아들여 생활화된 것이다. 顔淵(안연)의 在陋巷 不改其樂이 이것이다.


*尹氏曰 “知之者 知有此道也. 好之者 好而未得也. 樂之者 有所得而樂之也.”

尹氏가 말했다. “안다는 것은 이 道가 있음을 아는 것이요, 좋아한다는 것은 좋아하되 아직 얻지 못한 것이며, 즐거워한다는 것은 얻음이 있어 즐거워하는 것이다.”


*張敬夫曰 “譬之五穀 知者知其可食者也, 好者食而嗜之者也, 樂者嗜之而飽者也. 知而不能好 則是知之未至也, 好之而未及於樂, 則是好之未至也. 此古之學者, 所以自强而不息者歟.”

張敬夫가 말했다. “오곡에 비유하면 아는 자는 그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자이며, 좋아하는 자는 먹어서 좋아하는 자이고, 즐기는 자는 좋아하여 배가 부른 자이다. 알고서 좋아하지 못한다면 아는 것이 지극하지 못함이며, 좋아하여도 즐기는 데 이르지 못한다면 좋아함이 지극하지 않음이다. 이것이 옛 학자들이 스스로 힘쓰고 멈추지 않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