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雍也篇 6, 7, 8, 9. 10

서원365 2016. 12. 21. 21:57

6. 季康子問 “仲由 可使從政也與?” 子曰 “由也 果 於從政乎 何有?” 曰 “賜也 可使從政也與?” 曰 “賜也 達 於從政乎 何有?” 曰 “求也 可使從政也與?” 曰 “求也 藝 於從政乎 何有?”

季康子(계강자)가 물었다.

“仲由(=子路)는 정사에 종사하게 할 만 합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由(유)는 결단성이 있으니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賜(=子貢)는 정사에 종사하게 할 만 합니까?”

“賜는 사리에 통달해 있으니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求(=冉有)는 정사에 종사하게 할 만 합니까?”

“求는 재주가 있으니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從政 謂爲大夫. 果 有決斷. 達 通事理. 藝 多才能.

政事에 종사함은 大夫가 됨을 이른다. 果는 결단력이 있음이다. 達은 사리에 통달함이다. 藝는 재능이 많음이다.


*程子曰 “季康子問三子之才可以從政乎, 夫子答以各有所長. 非惟三子 人各有所長 能取其長 皆可用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季康子가 세 사람의 재주로서 정사에 종사할 만한가를 묻자, 夫子께서 각자의 장점으로 답하셨다. 세 사람 뿐만 아니라 사람은 각자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을 취할 수 있다면 다 쓸 수 있다.”


7. 季氏使閔子騫 爲費宰 閔子騫曰 “善爲我辭焉. 如有復我者 則吾必有汶上矣.”

季氏가 閔子騫(민자건)에 심부름꾼을 보내 費(비) 땅의 주관하는 관리로 삼으려 하자 閔子騫이 말했다.

“나를 위해 잘 말해주십시오. 만약 나에게 또 그러는 자가 있다면 나는 반드시 汶水(민수) 위에 있을 것이오.”

-汶(민): 魯나라 북쪽, 齊나라 남쪽에 있는 강 이름이다. 季氏(계씨)가 어질지 못하므로 이와 같이 말한 것이다.


*閔子騫 孔子弟子 名損. 費 季氏邑. 汶 水名 在齊南魯北竟上. 閔子不欲臣季氏, 令使者善爲己辭. 言若再來召我 則當去之齊.

閔子騫은 공자의 제자, 이름은 損(손). 費邑(비읍)은 季氏(계씨)의 食邑(식읍)이다. 汶은 강 이름인데 齊나라 남쪽, 魯나라 북쪽 경계 위에 있다. 閔子는 季氏의 가신이 되려 하지 않아서 심부름꾼으로 하여금 자기를 잘 말해달라고 한 것이다. 만약 다시 와서 자기를 부르면 마땅이 齊나라로 갈 것이라고 한 것이다.


*程子曰 “仲尼之門 能不仕大夫之家者 閔子‧曾子數人而已.”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仲尼의 門下에 大夫의 집에서 벼슬하지 않은 사람은 閔子와 曾子 같은 몇 사람뿐이었다.”


*謝氏曰 “學者能少知內外之分 皆可以樂道而忘人之勢. 況閔子得聖人爲之依歸 彼其視季氏不義之富貴 不啻犬彘, 又從而臣之 豈其心哉. 在聖人則有不然者, 蓋居亂邦見惡人 在聖人則可. 自聖人以下 剛則必取禍 柔則必取辱. 閔子豈不能早見而豫待之乎. 如由也不得其死, 求也爲季氏附益, 夫豈其本心哉. 蓋旣無先見之知, 又無克亂之才故也. 然則閔子其賢乎.”

謝氏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이 내외의 구분을 조금만 알아도 다 道를 즐기고 사람의 권세를 잊을 수 있다. 하물며 閔子는 聖人을 얻어 의지로 삼았으니 季氏의 의롭지 못한 부귀를 보기를 개나 돼지쯤으로만 아니었는데 또 따라서 신하가 되는 것이 어찌 그 마음이겠는가? 聖人에게는 그렇지 않으니 어지러운 나라에 살거나 惡人을 만나도 聖人에게 있어서는 괜찮다. 聖人으로부터 이하는 강직하면 반드시 화를 얻고, 우유부단하면 치욕을 얻는다. 閔子가 어찌 일찍 보고 미리 대처하지 못했겠는가? 由(=子路)의 경우는 죽을 자리를 얻지 못했고, 求(=冉求)는 季氏를 위해 재산을 불렸으니, 그것이 어찌 그 본심이겠는가? 이미 선견지명이 없고 亂을 극복하는 재능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閔子가 현명하다 할 것이다.

-啻(시): 뿐

-나쁜 사람과 어울리면 반드시 좋지 못한 일에 얽혀들기 십상이다. 비록 나쁜 사람과 어울리더라도 상황에 맞게 미련을 버리고 나아감과 물러남을 쉽게 결단내릴 수 있다면 큰 곤경에는 처하지 않을 수 있다.


8. 伯牛有疾 子問之 自牖 執其手曰 “亡之 命矣夫? 斯人也 而有斯疾也 斯人也 而有斯疾也.”

伯牛(백우)가 병이 들자 공자가 병문안 하였다. 남쪽 창문에서 그 손을 잡고 말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천명인가? 이 사람에게 이런 병이 걸리다니, 이 사람에게 이런 병이 걸리다니.”


*伯牛 孔子弟子 姓冉 名耕. 有疾 先儒以爲癩也. 牖 南牖也. 禮 病者居北牖下 君視之 則遷於南牖下 使君得以南面視己. 時伯牛家以此禮尊孔子 孔子不敢當 故不入其室 而自牖執其手 蓋與之永訣也. 命 謂天命. 言此人不應有此疾, 而今乃有之, 是乃天之所命也. 然則非其不能謹疾而有以致之, 亦可見矣.

伯牛(백우)는 공자의 제자이며 성은 冉 이름은 耕(경)이다. 병이 있다는 것은 先儒들이 문둥병이라고 하였다. 牖(유)는 남쪽으로 난 창이다. 禮에 病者가 북쪽 창문 아래에 있다가 군주가 보려하면 남쪽 창문 아래로 옮겨 군주로 하여금 남면하여 자기를 볼 수 있게 한다. 그때 伯牛의 집에서는 이 예로써 공자를 높였지만, 공자가 감당하지 못하였으므로 그 방에 들어가지 않고 창문으로 그의 손을 잡았으니 아마도 그와 永訣한 듯 하다. 命은 天命이다. 이 사람이 응당 병이 있지 않아야 하는데 지금 있으니, 이것은 하늘이 명한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조심하지 않아서 병이 걸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癩(라): 약물 중독, 옴, 문둥병


*侯氏曰 “伯牛以德行稱 亞於顏‧閔. 故其將死也, 孔子尤痛惜之.”

侯氏(仲良)가 말했다. “伯牛는 덕행으로 칭해지기를 顔淵과 閔子騫 다음이었으므로 그가 장차 죽으려 하자 孔子께서 더욱 아파하고 애석해 하신 것이다.”

-侯仲良(후중량) 송대 성리학자. 字 師聖, 河東 사람, 程頤와 周敦頤 등에게 수학하였다고 한다.


9. 子曰 “賢哉回也. 一簞食(사)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다 回는. 한 광주리 밥과 한 표주박 물로 누추한 시골에 사니, 사람들은 그 걱정을 견디지 못하지만, 回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는구나. 어질다 回는.”

-가난한 것이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도리가 아닌 방법으로 富(부)를 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한 상황을 억지로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으니 어질다.


*簞 竹器. 食 飯也. 瓢 瓠也. 顏子之貧如此, 而處之泰然 不以害其樂, 故夫子再言賢哉回也 以深嘆美之.

簞은 대나무 그릇(대광주리), 食은 밥이다. 瓢(표)는 瓠(호:표주박)이다. 顔子의 가난함이 이와 같았으나 거처함이 태연하여서 그 즐거움을 해치지 않았으므로 부자께서 다시 “어질다 回는”이라고 하셔서 깊이 감탄하고 아름답게 여기신 것이다.


*程子曰 “顏子之樂 非樂簞瓢陋巷也, 不以貧窶累其心而改其所樂也, 故夫子稱其賢.”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顔子의 즐거움은 한 그릇의 대광주리 밥과 누추한 시골을 즐거워한 것이 아니지만, 가난이 그 마음을 얽어매어 그 즐기는 것을 바꾸지 않으므로 부자께서 그 어짊을 칭찬하신 것이다.”

-窶(구): 가난하다.


*又曰 “簞瓢陋巷非可樂, 蓋自有其樂爾. 其字當玩味 自有深意.”

또 말씀하셨다. “한 그릇의 대광주리 밥과 누추한 시골이 즐길 만 한 것이 아니며 따로 그 즐거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글자를 마땅히 음미하면 스스로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又曰 “昔受學於周茂叔 每令尋仲尼顏子樂處 所樂何事.”

또 말씀하셨다. “옛날 周茂叔(주무숙:주돈이)께 배울 때 매번 仲尼와 顔子가 즐긴 바가 무엇인가를 찾게 하셨다.”


*愚按 程子之言 引而不發 蓋欲學者深思而自得之 今亦不敢妄爲之說. 學者但當從事於博文約禮之誨 以至於欲罷不能而竭其才 則庶乎有以得之矣.

내가 살펴보건대, 程子의 말씀은 인도하지만 밝히시지 않은 것은 배우는 사람이 깊이 생각하여 스스로 얻게 하시려는 것이니 지금 나 또한 감히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배우는 사람은 다만 博文 約禮의 가르침에 종사하여 그만두고자 하여도 그만 둘 수 없어 재주를 다함에 이르면 거의 터득함이 있을 것이다.


10. 冉求曰 “非不說(열)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 畫.”

冉求(염구)가 말했다.

“스승님의 道(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힘이 부족한 사람은 중간에 그만두니,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다.”

-力不足也(역부족야): 따라 갈 수 있는 힘, 즉 실행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뜻.

-畫(획): 한계를 지음. 스스로 자기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며, 실천에 한계를 그음. 모든 실행에 있어서 가장 부정적인 요소는 나는 안 된다고 미리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力不足者 欲進而不能. 畫者 能進而不欲. 謂之畫者 如畫地以自限也.

力不足이란 나아가려 하나 할 수 없음이다. 畫(획)은 나아갈 수 있는데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畫이라고 이른 것은 땅에 선을 긋듯이 자기의 한계를 짓는 것이다.


*胡氏曰 “夫子稱顏回不改其樂 冉求聞之 故有是言. 然使求說夫子之道, 誠如口之說芻豢, 則必將盡力以求之, 何患力之不足哉. 畫而不進, 則日退而已矣, 此冉求之所以局於藝也.”

胡氏가 말했다. “夫子께서 顔回가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않는다고 칭찬하시자 冉求가 듣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나 가령 求가 夫子의 도를 좋아하기를 참으로 입이 고기를 좋아하듯이 하였다면 반드시 힘을 다해 구할 것이지, 어찌 힘이 부족함을 걱정할 것인가? 한계를 지어 나아가지 않으면 날로 퇴보할 뿐이니 이것이 冉求가 재주에 국한된 이유이다.

-芻豢(추환): 꼴 추, 기를 환. 芻는 풀을 먹고 자란 양과 소 같은 가축. 豢은 곡식으로 기른다는 뜻이니 돼지 같은 가축. 결국 고기라는 뜻. - 成百曉의 註를 참고로 했음.

-冉求之所以局於藝(염구지소이국어예): 「雍也篇」 第6章에 보면 “求也 藝 於從政乎 何有.”라고 하였다.